김건희가 엘리자베스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면서 검은색 면사포(mourning veil)를 썼음. 물론 막무가내로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를 따라하는 김건희로서는 검은색 면사포 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을 것임. 그러나 이것은 큰 결례임. 왜냐? 잘 살펴보면 장례식에 참석한 여성 상객 중에서 김건희 외에는 검은색 면사포를 쓴 사람이 없음.
아, 맞다, 상객 중에는 없지만 찾아보면 쓴 사람들은 있음, 누구냐하면 그건 바로 엘리자베스 여왕의 며느리와 손주며느리들, 즉 여왕의 유족인 왕족들 뿐임. 사실 검은색 면사포(mourning veil)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고조할머니인 빅토리아 여왕 때부터 시작된 전통임. 빅토리아 여왕의 남편이 죽고 나서 여왕이 남은 평생을 검은색 면사포를 쓰고 지낸 이후로 장례식 때 검은색 면사포를 쓰는 것은 영국 왕실 여성들의 전통이 되었음. 아래 사진을 보면 영국과 세계 각국의 언론에서는 지금도 검은 면사포의 의미와 유래에 대해서 기사들을 꽤 올리고 있음.
그럼 다시 김건희가 열심히 따라하는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로 돌아가서 재클린이 영국 왕족도 아닌데 재클린이 쓴 검은 면사포는 대체 뭐냐는 의문이 들 것임. 물론 왕족이 아니더라도 검은 면사포를 쓸 수 있음. 왜냐 빅토리아 여왕의 전통이 생긴 이후 귀족과 평민을 가리지 않고 장례식 때 검은 면사포 쓰는 것을 따라했기 때문임.
그런데 mourning veil(애도의 면사포)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유족들이 슬픈 표정과 눈물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했음. 그러니까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는 자기 남편이던 케네디 대통령이 사망했을 때 미망인의 자격으로 쓴 건데 김건희는 자기 남편이 죽은 것도 아니고 자기가 유족도 아닌데 여왕의 장례식에 쓰고 간 것임. 결론적으로 맨 위의 김건희 복장 사진은 어설픈 따라하기가 불러일으킨 한국 외교 의전사의 비극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