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일베충의 하루










나는 보배드림의 좌파를 멸절하는 애국보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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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사삭....바스락..사삭...."




오늘도 나는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놀라 잠에서 깬다



어젯밤 침대에서 먹고 던져두었던 과자 (편의점에서 1+1 구매) 속에서


바퀴벌레가 서성이는 소리였다



나는 자신에 대한 자괴감을 구기듯, 


봉지채로 바퀴를 잡아 그대로 구겨 바닥에 내팽개쳤다



당근마켓에서 35000원에 구매한지 4개월,


저체중 공익이었던 가볍던 그의 무게조차 이기지 못하고 가운데가 조금 주저앉아 


일베충은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몸을 일으킨다




휴대폰 알람을 확인했다.




카카오톡은 오늘도, 아무 알림이 없었다.




그저 나를 반겨주는 존재는


집주인과 통신사 뿐이었다.




"학생, 월세 언제까지 낼꺼에요? 벌써 세달째야. 내생각도 좀 해줘야지.

그리고 옆집에서 냄새가 난다고 자꾸 전화가 오는데 쓰레기 버렸어요?

오늘까지 밀린 월세 입금하고 전화줘요"



"휴대폰 요금 납기일이 지나 고객님께서 사용중인 ****** 회선 요금이 

납부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어...."




나의 마음에는 서해 앞바다에서 서서히 들어오는 밀물처럼


짜증이 밀려들어온다.



곰팡내 나고, 햇빛이라고는 손바닥 두개만치나 들어올법한


무덤속이나 다름없는 가리봉동 반지하방의 월세를 독촉하는 주인때문이 아니다.




그렇게 무덤속에 묻혀있듯 사는 자신의 삶과,


그것마저도 감당하지 못하는 자기 자신에 대한 짜증이리라.




급하게 돈을 마련할만한 곳을 연락처에서 뒤져본다.


친구놈들이라고 있는 것은 한참 전에 연락이 끊긴 지 오래.




핸드폰 화면에 띄여진 '엄마'라는 두 글자를 보며 한참을 망설인다.





'엄마는' 내가 3금융권에서 끌어온 돈으로 06년식 BMW 3시리즈를 샀을 때도,


그 차를 차압당했을 때도,


번개장터 사기로 벌금형이 나왔을 때도 나의 옆을 지켜주었다.




그러나, '잠시나마 재미로 했던' 억울하게 걸린 화장실 몰카로 


재판을 받게 된 그의 공판일에는,





'엄마'는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나의 마지막 버팀목마저 멀어져버렸던 것이다.




채무불이행자 등록으로 통장 열기도, 취직도 할 수 없었고,


노가다판에서도 나르는 벽돌보다 먹는 밥이 더 무거울 거라며


쫓겨났던 나에게 갈 곳은 없었다.





결국 오늘도 보배드림담당 소장에게 전화를 한다.



"저 소장님...지난주에 작업한 것은 오늘...입금되나여?"


"씨X 짜증나게 전화해서 독촉하고 지X이야...이따 보내줄테니까 확인해보고

니통장 아니고 대포통장이니까 수수료 10% 떼는거알지?

그리고 새X야 글 삭제당한건 지급 안된다"


"아 그건 삭제당한게 아니고 보배드림 놈들이 신고해가지고 블라인드..."


"그러니까 신고 안당하게 논리정연하게 글을 썼어야지 니가 응?

그리고 너 계급 낮아질수록 건당페이 낮아지는거 알지?

마이너스가 뭐냐 마이너스가...쯧.."


"아 원래 보배드림은 빨갱이 사이트라서..."


"그 좌파 빨갱이들 바꿀라고 너가 일하는거 아냐 똑바로 하라고 똑바로...꺼져 바쁘니까"



뚜뚜뚜.....



깊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34,850원이 입금되었습니다"



알람이 울렸다.



이정도 금액이면..삭제당한건 제쳐놓고


보배드림 계급이 마이너스가 되어버려


게시글당 금액이 650원에서 350원으로 줄어버린 탓이 분명하다.




한숨이 나온다.


월세는 고사하고, 당장 끼니걱정을 해야한다.





지난번엔 탑골공원 가서 성조기와 일장기가 많이 보이는 무리 사이로 


녹아 들어가 한끼 얻어먹어보려 했다가, 젊은 놈이라고 퇴짜를 맞았다.



이젠 거기까지 갈 차비도 부족하다.



냉장고를 열어보았다.



1/3쯤 남은 2L생수 한병,

유통기한 지난 바닥나가는 고추장 1통

그리고 편의점에서 1+1 행사로 받은 캔음료 1개

먹다 반쯤 남은 작은햇반 1개



이것이 나의 전부다


이것이 나의 인생의 성적표이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노가다판에서 훔쳐온 사이즈 맞지 않는 구멍난 작업화를


대충 구겨신고 편의점으로 헐레벌떡 뛰어갔다.



나의 씻지않은 더벅머리와 초췌한 차림새,


그리고 일베충에게서 배어나오는 곰팡내때문에


편의점 알바는 잠시 찡그리는 듯 하다



난 자존심이 상하지만, 지금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지금은 자존심보다, 무엇보다 자신의 위장을 채워줄 무언가가 중요한 시점이다.



나는 곧장 삼각김밥 코너로 달려간다.


2개로 묶여있는 삼각김밥을 집어들고, 작은 신라면 매운맛을 집어들며 되뇌인다


"라면은 역시 농심이지"




"계산해주세요"


"네..어..이 카드 잔액부족으로 뜨는데요?"


"네? 아 잠시만요"




확인해보니


자신이 편의점으로 뛰어가던 그때, 이미 자신의 34,850원..


영혼을 불살랐던 모든 악성 게시글들의 영혼 그 자체인


34850원은


**텔레콤이 모두 앗아가버렸다.



있던 것이, 더는 없다.



그뿐이었다.




"아 카드를 잘못갖고 왔네요 다시 올게요"



라고 마지막 귀퉁이에 남은 자존심을


다 쓴 치약을 짜내듯 모아내어 한마디 뱉고는



집으로 털레털레 돌아간다.




결국 나에게 주어진 것은


바짝 마른 먹다남은 햇반과


유통기한 지난 고추장...


햇반을 다시 전자렌지에 돌리려 했지만


전자렌지마저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마이크로웨이브 마저 나를 떠나가고 말았다.



차갑고, 마른 밥에 청녹색 곰팡이를 살짝 걷어내고


고추장을 비빈다.




한큰술 삼키니, 목이 매인다.




캔음료를 열어 목구멍으로 밀어 넣는다.


수많은 탄산들이 나의 괴로움을 씻어주는 것 같아


잠시나마 기운이 난다.




바닥에 놓여있는 번개장터산 6만원짜리 노트북을 키고


전봇대 앞 분리수거장에서 주워온 신라면 박스에 올린다.


한참을 기다린다.




인터넷 창이 띄워졌다.



보배드림이다.



이곳이 나의 일터다.


이곳만이 나의 공간이다.


이곳만이 나의 희망이다.




오늘도 나는 구글링으로 찾아온 이재명vs윤석열 여론조사를 첨부해서


글을 올린다

 


"대깨문들 희망고문 오지쥬~?ㅋㅋㅋㅋㅋ"



대깨문들이 작성한 글에 팩트로 반격은 어려우니


그저 어그로가 끌릴 만한 댓글로 도배를 한다.



이곳에서만큼은

 


나는 종부세 낼 생각으로 울분이 가득찬 강남구 거주 애국보수 고소득자다.



"내가 글을 달면 또 좌파들이 댓글로 열폭하겠지...후훗..."


자신의 글에 어그로를 끌릴 수많은 보배드림 회원과


게시글로 조금이나마 벌이가 생길 것을 생각하니


테스토스테론이 뿜어져 나온다.


안되겠다.


아무래도 X부터 한번 치고 해야지....



창밖에서는 조선족들의 목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퍼진다.


그들도 나보다는 높은 곳을 걷고 있지만...



나는..애국보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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