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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포인트뉴스=백청운 기자]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규제로 한일 갈등이 불거지면서 롯데칠성음료는 곤혹을 치렀다. 롯데칠성음료가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이 일본으로 흘러간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롯데칠성음료는 일본 기업이 아닌 한국기업이라는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지만 여전히 일본 롯데그룹에 막대한 자금이 흘러가고 있는 이름만 한국기업이란 지적이다.

7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2019년 롯데칠성음료에서 일본롯데 관련기업으로 흘러간 돈은 약 2312억9552만원이다. 이 중 배당금이 36억7267만원, 제품 매입 금액이 2276억2285만원으로 나타났다.

실제 롯데칠성음료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배당금 36억 7267만원은 호텔롯데, 롯데홀딩스, 롯데알미늄으로 빠져나갔다.


 

호텔롯데, 롯데홀딩스, 롯데알미늄...어떤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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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액의 배당금을 챙긴 세 기업 중 롯데홀딩스와 롯데알미늄은 100%로 일본 기업이다.

이 세 기업 중 호텔롯데만이 유일한 한국기업이다. 1973년 서울시에 설립된 후 한국 상법·세법에 따르며 한국 정부에 세금을 낸다.

다만 호텔롯데는 명목상 한국기업이지만 일본 국적 지분이 100%에 가까워 통상 지분 구조상 일본기업으로 평가된다.

일본롯데 계열사가 호텔롯데 지분의 99.28%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호텔롯데가 지난해 사업과 배당 등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 중 101억원 가량이 일본 주주에게 흘러갔다. 여기에는 롯데칠성음료가 호텔롯데에 배당한 금액도 포함된다.

롯데홀딩스와 롯데알미늄은 태생부터 일본 기업이다. 이 두 기업으로 흘러간 롯데칠성음료의 배당금은 23억원 수준이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동경도 신주쿠에 위치하고 있다. 일본롯데의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

롯데홀딩스 지분관계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지만 일본롯데그룹의 정점인 광윤사가 최대주주로 알려졌다.

문제는 롯데칠성음료와 연결고리가 큰 롯데알미늄이다. 롯데알미늄 본사는 서울시에 있지만 외자도입법에 따른 외국인투자기업으로 등록돼있다.

이 회사는 일본L제2투자회사와 광윤사가 57.76%의 지분을 갖고 있고 나머지 지분도 일본 주주의 입김이 큰 호텔롯데와 호텔롯데부산 소유가 대부분이다.

롯데칠성음료는 국내 1위 종합음료업체로 지난해 1402억9511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실적 부진으로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꼬박꼬박 일본기업에 배당금 명목으로 거액이 흘러간 것이다.

기업 롯데알미늄과 내부거래로 2206억원 제품 매입

7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해 롯데칠성음료는 일본 기업인 롯데알미늄과의 내부거래금액이 2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알미늄은 포장지나 음료용 캔 및 플라스틱 병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롯데 계열사에 납품하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롯데칠성음료도 롯데알미늄으로부터 캔과 PET 등 용기를 매입한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롯데칠성은 롯데알미늄으로부터 캔과 PET 용기를 납품받는다”며 “캔과 페트가 사용되는 제품은 거의 모두 롯데알미늄의 것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 제품 중 캔과 PET 용기로 포장된 제품은 대표적으로 칠성사이다, 펩시콜라, 아이시스, 밀키스 등이다.

지난 한 해 동안 롯데알미늄이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벌어들인 금액은 2276억2285만원으로 총매출의 25%가 넘는다.

이렇게 큰 규모의 내부거래가 발생해도 공정거래위원회에 눈을 피할 수 있는 이유는 롯데알미늄의 주요 주주가 롯데칠성음료와 달라 공정거래법 상 일감몰아주기의 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주요 주주는 롯데지주 등 한국롯데그룹인 반면 롯데알미늄의 주요 주주는 일본롯데그룹 중심이다.

따라서 롯데알미늄에서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한 이익은 일본롯데그룹으로 흘러간다.2019년 말 롯데알미늄에 쌓여있는 미처분이익잉여금(연결기준)은 3658억원이 넘어간다. 이 중 현금배당 재원으로 사용될 수 있는 금액은 2943억원 수준이다. 언제든지 배당을 통해 일본주주들의 배를 불릴 수 있는 구조다.

올해도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알미늄 간 내부거래는 계속됐다. 상반기 롯데칠성음료가 롯데알미늄에서 매입한 금액은 1029억3900만원 수준이다.

호텔롯데와 롯데홀딩스, 롯데알미늄이 보유한 롯데칠성음료의 주식 수도 그대로다. 증권업계는 올해 롯데칠성음료의 주당 배당금은 2400~2500원 수준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르면 올해도 일본롯데 관련기업으로 30억원이 넘는 배당금이 흘러가게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롯데칠성음료는 2018년, 2019년에 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현금으로 배당을 꾸준히 지급했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롯데칠성음료의 지분을 보유한 일본계 롯데기업에 현금이 유출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알미늄은 롯데칠성음료뿐만 아니라 롯데제과 등 한국롯데 식음료업체 대부분에 제품을 공급해 매출을 올린다”며 “여기서 쌓인 이익은 롯데알미늄 지분구조상 일본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