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18시가 다가오자 부랴부랴 퇴근해서 아버님이 있는 장소로 옮겼습니다.
만남 장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득실거려서 서로 얼굴도 몰라 처음에는 헤맸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만났고, 저녁 메뉴를 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버님이 평소에 좋아하는 것을 먹어보고 싶다고 어필하니, 근처에 마침 있다고 하십니다.
족발집이었습니다. 알고보니 단골집이라더군요. 평소에 족발을 그렇게 좋아하셨다고 합니다.
보배횽님들은 족발집에 오면 뭐부터 까쥬? 당연히 소주 한병 까야하지 않겠습니까?
근데 아버님은 술을 못하신다고 합니다. 치사량이 3잔도 안된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콜라로 대체했습니다. (다행히 이 집은 코크였네요. 요즘 펩시...ㅠㅠ)
족발 준비하는 동안 아버님이 물어봅니다...
"자네, 장가 언제 갈건가?"
"예....?"라고 대답하면서 그 뒤에 어떤 대답을 해야하지 머릿속이 복잡할 때쯤 이어서 말씀꺼내더라구요.
우리 딸 얼른 데리고 갔으면 좋겠다고... 저는 그래서 지금이라도 데리고 갈까요...? 조심스럽게 여쭤보니
그거 좋다고 매우 만족해하십니다ㅋㅋ;
그래도 딸이 섭섭해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하니, 딸이 사회에 나와 일을 하면서 단 한번도 행복한 적이 없었다면서
요즘은 딸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그 친구에게 꼭 보내줘야겠다고 마음 먹었더랍니다.
그리고는 사실 천천히 지켜볼 생각이었는데, 집사람이 자꾸 저를 만나보라고 재촉하셔서 만나는거랍니다.
그러는사이 족발이 나왔고, 먹어보니 맛있더라구요. (사실 족발은 뭐...)
그 이후에는 제 부모님이나 형제, 일터 등등 궁금해하셔서 있는 그대로 다 대답해드렸습니다.
그리고 장애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버님이 저에게 격려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살아오는 동안 상당히 불편했을 것이고, 결코 쉽지 않았을 인생이었을거라고
앞으로는 우리 딸이랑 행복하게 서로 격려해가며 어른으로써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조언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한시간 조금 넘게 대화를 하고 족발집에서 나와서 예상대로 아버님께서 같이 집에 들어가자고 하십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털어놨습니다... 사실은 알고 있었다고 하니 자네가 어찌 그걸 알고 있는가?라면서요..
여친한테 한번 떠보니 아버님이 아침에 말씀하셨다고 하니, 아버님은 그제서야 이마에 팍하시면서 어색한 웃음을 짓습니다 ㅋㅋㅋ
여친이 아이스크림 먹고 싶대서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 여친 집에 들어왔습니다....
들어갔더니 그 때 8시 조금 넘었는데, 어머님이랑 여친이 약간 설정티가 보이더라구요...?
아버님이 들어가면서 왜 안보던 책을 보면서 안하던 짓을 하고 있냐고 팩트를 날립니다.
여친은 빵터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는 아이스크림은요? 미소 지으며 물어보네요. (귀여웡)
어머님은 여친 등짝에 스파이크 날리며 "이 기집애야 우리 인사도 안했는데, 그게 넘어가냐"하니 여친은 끄덕끄덕 ㅋㅋㅋ
그렇게 어머님하고 처음으로 인사했습니다. 처음 만났을때 몰라뵈서 죄송하다고 덤으로 말씀드렸더니 다 그럴 수 있다며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머님이 먹을 것을 미리 준비하셨따고 여기서 어머님하고 또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근데 질문들어올때마다 아버님은 "그거 내가 다 물어봤는데, 왜 또 물어보고 그래~ 나한테 물어봐 내가 말해줄게"라면서 두분이 티격태격하십니다.ㅋㅋㅋ;
근데 여친이 이걸 보고 저한테 하는 말이 오빠 오니까 이정도지 평소에 이것보다 더한다고 괜히 애가 넷이겠냐고 ㅋㅋㅋㅋㅋㅋ;;
하튼 어머님이 물어보던 것들을 아버님이 했던 질문하고 같아 다시 한번 들려주었고
그러던 중에 여동생(대딩)하고 남동생(고딩)이 집에 들어와 서로 인사나눌 수 있었습니다. (여친은 2남 2녀 중 둘째)
어머님이 얘기하길, 우리한테는 돈을 안쓰고 동생들한테만 돈을 쓴다고 그만큼 동생들 잘 챙겨준다면서 그건 참 고마운데 우리한테 돈을 안쓴다고 하소연하더라구요.ㅋㅋㅋㅋㅋㅋㅋ;;
(집에서 나왔을 때 마침 차에 상품권 있어서, 나중에 마트 장보실 때 이용하시라고 선물드렸습니다.)
아이스크림을 사온 것도 동생들 공부한다고 고생해서 같이 나눠먹을려고 기다리고 있던거랍니다. 그렇게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나눠먹었습니다.
장남은 어디에 계신지 여쭤보니 직업이 군인이라더군요ㄷㄷ
그렇게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고 처음으로 여친방을 구경했습니다ㅋㅋㅋㅋ
방이 네개인데, 원래는 딸 두명이 같은 방 쓰다가 아들이 올라가면서 여친이 이어받았다고 합니다. (옷은 자연스레 남동생방으로 ㅜㅜ)
그렇게 끝으로 인사드리고 나올 때는 여친하고 단 둘이 나와 안고는 서로 수고했다고 격려해주고 뽀뽀하고 그렇게 돌아왔습니다 하하하하하
그리고 오늘 출근하면서 여친에게 물어보니 매우 흡족해하신다고 합격이랍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주 만나뵙자고 하시네요.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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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ㅓ얼... 이렇게 많은 분들이 추천해주셔서 절 너무 나쁜 놈으로 만드시느군요...ㅠ 프로딸쟁이라니 .... OTL....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가 마지막으로 답글 달고 그 뒤에 댓글 다시는 분들에게 일일이 답글 달고 싶었는데, 바빠서 그렇지 못한 점 죄송합니다. ㅎㅎ
또 제가 앞글을 안올리고 있는 그대로 올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점도 죄송합니다..ㅠㅠ
결혼은 좀 이른 감이 있어 아직은 서둘려서 할 생각은 없고 지금은 여친이나 저나 좀 더 매우 진하게 만날겁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추가로 댓글에 의문점이 있어서 오해를 풀어보고자 추가로 적고 마무리 할려고 합니다.
1. 여친 집안은 부유한 집안이다? -> 아닙니다. 아버님이 족발집에서 말씀해주셨는데, 원래는 아파트에서 거주했는데 자식이 4명이다 보니 방이 부족해 집을 지어야겠다 생각해서 어머님하고 상의 에 집을 짓게 되었습니다. 이 때는 넉넉한 편이 아니었고, 재산도 없었다고 합니다. 이리저리 알아보면서 땅을 매매하셨고 그 로 집을 지었습니다. 그 때는 대출 받아 지었고, 어머님도 이 때 궂은 일까지 하셨다고 합니다.
2. 장남이 군인이라는 걸 몰랐다? -> 이 부분은 제가 봐도 오해의 소지가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조금 변명을 하자면, 여친한테 처음으로 오빠가 군대에 있다는 것을 들었을 때는 저는 단순하게만 남자의무였기 때문에 군대를 늦게 갔구나 생각했습니다. 아버님한테 들었을 때는 직업이 군인이라는 것을 그제서야 깨달았구여... 사실 군인이라는 것 자체가 직업이 맞긴하지만, 제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죄송합니다.......
3. 너무 빠른 것 아닌가? -> 네, 제가 봐도 빠릅니다. 그래서 어제(10월 11일) 여친에게 물어봤습니다. 너무 빠른거 아니냐고 했더니 사실은 어머님한테 얘기했답니다. 그 얘기가 뭐냐면 여친하고 연애하기 전에 이런 얘기를 해줬습니다. 2012년에 내가 그 세상에 없었더라면, 지금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요. 무슨 얘기냐면, 제가 농약 마시고 자살시도했거든요. 그 시절은 저한테 있어 말 못할 큰 고통을 겪게된 시절입니다. 그 때 제가 사회에 나오면 막 적응하던 시기인데, 적응 못했습니다. 너무 힘들더라구요. 그 영향으로 밖에 잘 안나가고 집에만 있으면서 햇빛을 무지하게 싫어했습니다. 우울증도 심했습니다. 그래서 극단적은 선택을 하게 되었고, 병원에 1개월 넘게 중환자실에서 신세지었고, 그 자리에서 많은 분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자리에 있으니 무섭더라구요. 아버지도 눈물을 안보였는데, 처음으로 우는 모습을 봤습니다. 이 모습이 몹시 충격적이더라구요. 어찌되었던 재활해서 건강하게 퇴원하긴 했지만 지금은 그 후유증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농약방도 못가구요. 농약방에 가니 메슥거리고 정신이 이상해질 것 같아 병원에 가보니 공황장애증상이 온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어머님이 저를 챙겨주고 싶었다고 하십니다. 아버님은 이 얘기를 전혀 모르십니다. 어머님이 말하지 말라고 했답니다. 상처 받을까봐......
4. 장애? -> 제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뇌막염으라는 병에 걸렸습니다. 그 당시에 유행이었다고 들었구요. 낫기는 나았는데 그 영향으로 청각세포 일부가 죽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청력이 안좋은데, 횽님들처럼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구요. 살짞 불편한 수준입니다.
5. 일어나니 꿈이었다? -> 는 현실..ㅋㅋㅋ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점심 맛있께 드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