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입수 안종범 업무수첩 및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속 보도> 주진우 시사IN 기자


먼저 가장 권위 있는 상을 타게 된 기자 여러분들께 축하를 드린다.
안종범 수첩은 12권이 아니라 51권이다. 51권을 입수하고 분석해서 보도를 해준 우리 동료들과 후배들에게 영광과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
 
덕담은 이 정도 하고 진실보도, 사회정의를 위한 보도를 기자들이 열심히 했으면 박근혜가 있었겠고 이명박이 있었겠냐는 생각을 먼저 한다.
는 이명박 신봉자이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 얘기 먼저 하겠다.
10년 동안 제가 쫓아다녀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정보와 자료를 모아서 보도를 했다. 그래서 현재 이명박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설 날이 며칠 안 남았는데 제가 쓴 책과 제가 쓴 기사가 수사팀에 가봤더니 교본이 돼서 그대로 진행되고 있더라. 하나하나 이렇게 수사결과로 나오고 있는데 왜 이명박 프로젝트는 상을 못 받는지 묻고 싶다. 그보다 나은 기사가 있었나. 그냥 지나가겠다.
 
삼성 김용철 변호사 비자금 관련된 보도를 했었는데 그 기사를 써서 특검이 바로 진행됐다.
BBK 메모, 에리카김에게 전한 김경준의 메모를 써서 특검이 있었다. 그리고 내곡동 사저 때도 제가 보도를 해서 특검이 됐고 선관위 디도스 공격할 때도 제가 보도를 해서 특검이 있었다. 그런데 기자협회에선 네 번의 특검 과정에서 상을 한 번도 안 줬다. 기분이 나빠서 하는 얘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기분이 좋지도  않다.
왜 이 얘기를 하기 시작했냐면 이재용 부회장 재판의 판결문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오마이뉴스가 1년 출입정지를 당했다. 얼마 전엔 한겨레가 이건희 회장 차명계좌를 보도했다고 경찰청에서 출입정지 징계를 받았다고 들었다.
진실을 보도하고 사실을 보도하는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무슨 약속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제가 출입처 기자실에서 매번 쫓겨나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 얘기로 조금만 넘어가면 불과 재작년만 해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어떻게 했나. 짜인 각본과 순서대로 연기하지 않았나. 더 슬픈 것은 네 번째 질문하기로 돼 있던 기자가 자기 순서를 아는데도 세 번째 손을 들었다는 거다.
그 때 기자들이 뭐했나. 그 때 기자협회는 뭐했나. 5공 때 박정희 때도 언론통제 보도통제 할 때도 빛나는 비판 의식을 보여준 기자협회인데, 기자협회보였는데 그런데 그 때 기자협회 뭐했나. 기자협회의 가장 큰 일이 축구 시합이면 안 되지 않나. 야구 시합이면 안 되지 않나. 기자들이 이렇게 빛나는 보도를 해서 올해도 잘했다
이 말로 끝내기엔 안타까운 부분이 너무 많다. 박근혜를 만들고 이명박을 키우고 그들을 괴물로 놔뒀던 건 기자들이었다. 축하하는 자리인데 처음에 이런 얘기해서 죄송하다.
 
 
 
 
 
 
주진우 기자님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화려한 언변은 없어도, 강력한 심지가 풍겨나오는 소감이에요
이것이 바로 '진짜' 저널리스트의 품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