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바꿨어도 국게 외에 어딜 가겠습니까 제가... 도통 수게에 갈 수는 없어서...


염치없게도 국산차 사진 한 장으로... 그것도 재탕으로... 국게 성격에 맞는 게시물을 억지로 만듭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본론...


인터넷에 둥둥 떠다니는 E89 Z4 인테리어 사진을 보다 보면...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국내 사진에는 없는데, 해외 사진을 보다보면 (특히 북미)


꼭 아래를 향해서 툭 튀어나온 저 큼직한 크루즈 컨트롤 레버가 보이곤 합니다...


참 보면 볼수록 영 남사시럽고... 불편해 보이고... 뭐 그렇습니다...






근데 불룩하게 툭 튀어나온 요 물건... 처음엔 보기에 참 흉했는데...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존나 흉한데... 아놔 씨바 밑에 툭 튀어나와갖고... 그런데...


자꾸 보다 보면 점점 부러워 지는 거...


나중엔 막 대놓고 나도 저런 툭 튀어나온 훌륭한 물건을 갖고 싶다... 뭐 그런 감정...




하여튼 이게 빡치는게, 국내에 팔린 E89 Z4에는 크루즈 컨트롤이 기본적으로 다 빠져 있습니다...


당시 풀옵이던 제 차는 물론이고... 나중에 나온 추가 풀옵션(?) 35is 끝물마저 크루즈는 다 빠져 있습니다...


몹시 화가 납니다...


한국인들은 아래로 툭 튀어나온 저 물건을 가지지 말라는 것인가??


정녕 이대로 만족하며 살아야 하는가????


어차피 마이너 차종 네이버 찾아봐야 나오지도 않을 거... 또 해외부터 검색해 봅니다...





일단 레버... 많이 파네요...


똥 싸면서 고민 합니다... 현기차 크루즈컨트롤 DIY 하듯이 이 스위치만 딱 사다 붙이면 될까...??


제 생각엔 안 그럴 것 같습니다...


더 검색해 봅니다... 뭔가 더 있지 않을까...?





이번엔 옆면 잘 찍힌 사진을 찾았습니다... (당시 사진은 다시 못 찾겠고... E90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오... 새로운 사실...


크루즈컨트롤 레버 근처 내장재가 단순하지 않고... 뭔가 좀 복잡하게 썰려 있습니다...


내 차는 안 저랬던 것 같은데.... 싸던 똥 끊고 부랴부랴 나가서 살펴 보면....





젠장... 구멍은 커녕 뭐가 달려있었던 흔적조차 없습니다...


거 참 아무리 고자라도 그렇지 중요부위가 너무 과하게 매끈한 거 아닌가 싶습니다...


브라질리언이라도 서너번 받고 왔나... 차에 앉아서 돌아가지도 않는 짱구를 굴려 봅니다...


아마 스위치는 저 안쪽에 들어가서 고정이 가능할 것 같은데, 바깥 커버를 드레멜 들고 썰어내야 하나...?


이미지 트레이닝을 시작해 보면...





난 못해.... 컴퓨터로 조심조심 그려봐도 이 꼬라지인데... 공구 들고 삑사리 안 낼 자신 없음.... ;;;


리얼 빡치는건 E89 중고부품 많이 파는데서도 저 스티어링 칼럼 커버 부품은 도통 안 나옵니다...


비싸게 주고 신품을 사야 하나...? 꼴랑 구녕 하나 차이로 한국에는 없는 부품을 해외에서 주문해서...?


차라리 드레멜 들고 썰다가 망하면 이 고자버전 부품을 하나 더 사서 다시 추라이 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 때 문득 드는 생각...


3시리즈랑 레버가 아주 흡사하게 생겼던데, 혹시 칼럼 커버도 다 호환되지 않을까...? 싶더군요...


찾아보니 구형 3시리즈용 커버 부품은 정말 넘치게 많이 나옵니다...


그래... 더 어디 알아볼데도 없으니 일단 제일 싼 걸로 대충 주문하고 보자...


색이 안 맞아도 모양이 안 맞아도... 플라스틱 재활용 수거할 때 내놓으면 된다...


정 안되면 잘라진 모양 본이라도 떠서 구멍 뚫어 보자...


그런 쿨한 마인드로... 미래의 플라스틱 쓰레기 양산 확률에 대한 두려움에 치를 떨면서...


구형 3시리즈 북미형 부품으로 주문 갑니다...






솔직히 이 때부터 에라 모르겠다 싶더라구요...


커버야 삐뚤삐뚤이라도 뚫으면 되니 그렇다 치고... 진짜 스위치를 사다가 끼워도 이게 과연 맞을 것인가?


아니면 멀티펑션 레버 뭉치를 통째로 다 갈아야 하는 것일까?


차 뜯어서 확인해보려다가... 뜯기도 너무 귀찮으니 이것도 그냥 한번 사 봅니다... 사서 공부해 보죠...


또 3시리즈 부품으로.................


그렇게 328xi 폐차에서 나온 멀티펑션 레버 뭉치 부품을 저렴히 구입....





택배를 받았는데... 딱 감이 오더군요...


아... 이거 E89에 플러그 앤 플레이로 딱 맞는다... 잭이고 배선이고 나발이고 개조조차 필요 없을 것 같다...


BMW 부품 돌려쓰기 진짜 쩝니다... 이런 경우엔 고마워 해야겠지만...




자 이제 차에 들고가서 길고 긴 탈모... 아니 탈거 여정을 시작해 봅시다...


이때가 한밤중... 피곤함이 쩔어붙은 상태로 플래시 팡팡 터뜨려가며... 개 촌스럽게 사진 찍으면서...





우선 첫 단계... 핸들을 빼려면 에어백부터 탈거해야 합니다...


스티어링 휠 아랫부분을 보면 저런 부분이 양쪽으로 보입니다...


제 물건같은... 아니 송곳같은 길고 가는 물건으로 저기를 푹 찌르고, 바깥 방향으로 벌려 줍니다...


이게 좀 이상한게 저기가 원래 야들야들한 고무로 잘 막혀 있습니다... 가운데에 구멍이 아주 작게 나 있구요...


찌를때 존나 느낌 야릇함... 진짜... 아...


잘못하면 영창 갈까봐 더 이상 못 씁니다...





에어백 탈거 후 보이는 배선을 제거하고, 늘 그래 왔듯이... 스티어링 휠 중앙 볼트를 풀어냅니다...


강냉이 얻어맞지 않게끔 볼트 반 정도 풀고 핸들을 힘줘서 당겨 뽑으려고 했는데... 어라... 그냥 뽑힐 듯...


도길차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더니...


나사 제대로 안 걸어놓으면 핸들 그냥 빠지겠네... 차 직이네... 된장...





핸들 뽑고 다시 끼울 때 센터 잘못 맞출 걱정은 할 필요 없습니다...


저기 표시만 잘 맞춰 주면 됩니다... 표적 확인...





스티어링 휠을 뽑아낸 후... 칼럼 커버를 분리해 봅시다...


커버는 아까 보셨겠지만 상하로 구분돼 있는데... 먼저 상판부터 들어내야 합니다...


앞쪽은 고정 안 된 훼이크 부분이고 뒤쪽이 강하게 고정되므로... 긴 드라이버 같은 물건을 넣어서


지렛대의 원리로 확실하게 한 방에 제끼는 편을 추천합니다...


참고로 핸즈프리 마이크 배선이 그 위로 지나가므로... 잘못 건드리면 남성기의 비속어가 되는 수가 있으니...


반드시 살살... 뭐든 제낄때는 살살...


상판 제끼고 저기 걸리는 부분을 잘 확인해 보시면 하판도 어렵지 않게 아래로 당겨서 뺄 수 있습니다...





필요한 부분 다 빼놓으면 이 꼬라지로 차 안이 개판이 됩니다... 차가 좁아서... ;;;


참고로 좌측은 새로 산 구멍 있는 하판, 우측은 지금까지 써온 맨질맨질한 브라질리언 하판입니다...


크루즈 컨트롤 레버를 위한 좌측 구멍 빼곤 완전 똑같죠?


색깔도 재질도 위생상태도 똑 같습니다...


구형 3시리즈 부품 그대로 다 맞아요...


만세... 존나 쓸데없겠지만 구형 M3 부품 갖다 끼우고 싶어졌음...





멀티펑션 레버 뭉치 오른쪽 아래를 쳐다보면 배선 뭉치가 두 개 있습니다... 잘 빼 줍니다...


빼면서 든 생각이... 이 새끼들은 에어백 배선 노란색으로 따로 굵게 해서 경고딱지 붙이고 분리 안 해놓나...?


역시 도길차는 뭐가 달라도 다르다더니...




멀티펑션 레버 뭉치 탈거는 아주 간단해요... 걍 눈에 보이는 큰 별나사 네 개를 풀어주면 탈거 됩니다...


나사 빼고 앞으로 당기면 핸들 뺄때처럼 힘없이 쑥 빠집니다...





자.... 이제 탈거한 기존 멀티펑션 레버 뭉치에 크루즈 컨트롤 레버를 끼워 봅시다...


처음에는 새로 산 328xi 중고품에서 크루즈 레버만 빼다가 기존 레버뭉치의 남은 자리에 달려고 했는데,


확인해보니... 제 E89에 달려있던 물건엔 저 동그라미 친 부분에 커넥터 부품 자체가 아예 없습니다.


씨바. 괜히 레버 분해하느라 (특히 저 필름케이블 끊어질까봐;;) 진땀만 뺐네요...


FAIL...


크루즈 컨트롤 레버만 달랑 샀으면 차만 다 뜯어놓고 남성기의 비속어 될 뻔 했음...


이제 멀티펑션 레버 뭉치 자체를 328xi의 그것으로 교환하는 방향으로 급 선회합니다...


조립은 분해의 역순...





정말 커넥터 핀 수까지 남김없이 완벽하게 맞아 떨어집니다...


딱 한가지 다른 점... 깜빡이 레버 파킹라이트 표시 위에 계기판 밝기 조절 아이콘이 하나 더 있긴 한데,


전혀 신경 안 쓰이니까 그냥 넘어갑니다...


제가 쓰던거는 손톱자국이 군데군데 꽤 깊게 있었는데, 이건 닦아놓고 보니 더 새것처럼 보여서 좋네요...


이제 커버를 조립해 봅시다... 하판부터 물리고 상판... 분해는 조립의 역순... 아니... 조립은 분해의 역순...





딱 맞네요...


칼럼 커버 상판은 기존에 쓰던것을 써야 합니다... 셋트로 파는 물건도 있었는데, 일부러 주문 안 했습니다...


사 봤자 상판은 그냥 쓰레기가 되거든요...


3시리즈는 상판에 핸즈프리 마이크 구멍이 없어요... ;;;





조립 완료...


플래시 터뜨리다 보니 색이 좀 다르게 나왔는데... 낮에 보면 차이를 전혀 못 느낍니다...


두근두근 올라타서 시동을 걸어 보면...





한번에 될 리가 없지... 참 당연하게도 뭐가 뜨지요... 경고 두 발 힘차게 발사하고 시작...


참고로 이 사진은 며칠 전 스티어링 앵글 센서 오류 문제 겪을 때 찍어둔 것입니다...


그때랑 동일한 에러가 발생합니다... 자세제어장치 동작불능, 타이어 펑크 감지 불능, 불능불능...


한마디로 스티어링 앵글 센서가 맛탱이 갔다는 거죠... 아니 갑자기 또 웬 스티어링 앵글 센서??




그것은... 멀티펑션 스위치 뭉치 내부에 답이 있습니다...



<사진 찍는거 깜빡해서 구글링으로 퍼왔습니다. 출처: e90post.com /forums /showthread.php?t=520467>



BMW 대부분의 차종은 멀티펑션 스위치 뭉치 안쪽 깊은 곳에 스티어링 앵글 센서가 위치합니다...


하나하나 뜯다 보면 저런 경악스런 물건이 튀어나옵니다...


이걸로 자세제어장치부터 TPMS, 코너 돌고나서 깜빡이 자동 꺼짐까지... 별의 별 곳에 다 쓴다고 하네요...


IR로 빛 쏘고... 레코드판 형태의 디스크에 통과시켜 주고... 패턴 받아서 핸들이 어디로 돌아갔는지 알아내고...


생각해보면 간단한 원리의 장치죠?


다만 생긴게 존나 고장 잘 나게 생겼는데 ... 그 기대에 부합하게끔 존나 고장 잘 납니다... 미칩니다...


전 이번 DIY로 여분 부속이 저렴하게 하나 생긴 셈...




하여튼 말이 길었습니다... 오류의 원인...


저는 부품을 통째로 갈았고... 당연히 멍청한 DSC(VDC) ECU는 스티어링 앵글 센서 부품이 바뀐 줄 모를테고...


아놔 이거 각 좀 재보려는데 뭔가 오늘따라 좀 다른 거 같아... 에라 일단 위험하니 에러 뿜뿜...




해결방법은 두 가지 있습니다...


1. Tool32로 ZDSC(DSC)를 리셋 해준다... dsc_89 로드 -> lenkwinkel_dsc_abgleichen 더블클릭 -> 끝.


2. ZDSC를 걍 다시 코딩(SG_CODIEREN)한다...




어차피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VO에 넣으려면 코딩을 해야 하니... 전 2번을 썼습니다...



< 건전한 짤방의 재탕은 죄가 아니라고 배웠습니다... 지난번 DIY 기록에서 퍼옴... >



VO에는 $544를 넣으면 됩니다...


544는 브레이크 밟으면 풀리고, 언덕길 내리막길 정속주행 해 주는 Dynamic Cruise Control 입니다...


여기저기 FA_WRITE 해주고... ZDSC랑 KOMBI 새로 코딩 끝내고, 시동을 껐다 켜면... 에러 소멸...


시험가동 준비를 마칩니다...


자 이제 크루즈 컨트롤 레바를 한번 쫙 땡겨 보면...





계기판 가운뎃부분 창 내용이 크루즈 관련 정보로 바뀝니다...


이 때가 자정이 다 돼가는 시간이라... 슬슬 졸음이 쏟아지려 합니다... 후딱 테스트 마치고 잠을 자야 합니다...


졸음운전 하게 되면 안 됩니다...


정든 주차장을 떠나서 차 한대도 없는 동네 직선도로에 올려놓고 크루즈 컨트롤을 슬쩍 넣어 봅시다...





아주 베리 매우 잘 되네요...


크루즈 컨트롤은 30km/h 이상에서만 동작합니다... 조작 방법은 유튜브에 많이 있으니 생략...


한가지 아쉬운 게, 계기판 사양이 달라서 크루즈 컨트롤 표시등이 따로 없습니다...


BMW 크루즈 컨트롤 표시등 되게 멋있는데... 속도계 근처에 원형으로 LED가 들어오거든요...


다만 그게 시인성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닌지라... 안 보고 다녀도 다닐 만 하더군요...


딱히 쓰면서 이게 지금 켜졌나 안 켜졌나 헷갈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웃긴게 초기형 크루즈 컨트롤 들어간 BMW 차량들은 제 차 상태랑 똑같이 지시등이 따로 없다더군요;;;;

 덕분에 BMW 공식 기능소개 영상에도 계기판의 별도 지시등은 안 나옵니다... ㅋㅋㅋㅋㅋㅋ)




금요일부터 연속 3일간 고속도로 장거리 타야 하는데... 잘 써먹을 것 같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