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회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평소 기본요금 수준만 나오던 상가에 느닷없이 90톤, 254,840원짜리 수도세 폭탄을 던진 전주시의 뻔뻔한 꼼수를 고발했던 원글쓴이입니다.

 

회원님들이 주신 화력 덕분에 전주 MBC 뉴스데스크까지 탔었죠.

지난 글에서 행정심판을 제기했다고 했는데....결과부터 말씀드립니다.

 

행정심판은 졌습니다. (8월 26일 기각 재결)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1. 행정심판 인용률 13.4%… "어차피 행정기관 편"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습니다

온라인행정심판 통계에서 전북특별자치도행정심판위원회의 인용률(각하를 뺀 공식 기준)은 2020년 48.8%, 2025년 15.8%, 올해는 13.4%입니다. 각하를 포함해 올해 결정된 228건 중 인용은 21건, 약 9% 뿐입니다.

 

솔직히 기대는 안 했습니다. 행정심판위원회도 결국 행정기관 편 아니냐는 불신이 사회적으로 팽배했으니까요. 그래도 설마 상식은 있겠지, 이번만큼은 공정하게 처리할 수도 있잖아 하는 바람 섞인 희망으로 90톤이 사용될 수 없음을 입증할 증거 자료(건물 구조, 현장 사진, 제3자의 진술서 및 확인서 등)를 제출했습니다. 결과는 기각이었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행심위가, 행정의 부당한 처분을 사후에 정당화해 주는 형식적인 통과 의례로 전락했다고 느낄 수밖에 없l는 이유입니다,

 

거기에 전주시는 공정해야 할 심판 과정에서 치졸한 꼼수까지 부렸습니다.

  • 7월 22일 심리를 앞두고 서면 마감은 7월 6일 오후 6시였는데, 전주시는 마감 당일 오후 1시 47분에야 보충서면을 기습 제출했습니다. 저에게는 6시 까지 반박서를 제출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기에 기일 연장을 신청해야 했습니다.
  • 심리는 8월 26일로 미뤄지고 서면 마감이 8월 10일 오후 6시로 다시 정해졌는데, 전주시는 마감 13분 전인 오후 5시 47분에 또 기습 제출했습니다. 생업을 접고 이 사건에만 매달릴 수 없었던 저로서는 추가 기일 연장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13분 만에 반박서를 제출할 수도 없어 결국 저를 방어할 기회조차 차단당한 채 심리를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 법률대리인을 선임할 경제적 능력이 없는 일개 시민이 법과 행정의 전문가를 두루 갖춘 관공서를 상대로 싸울 때, 이런 횡포가 얼마나 숨이 막히는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를 것입니다.

 

2. 철저히 무력했던 시간들

쓰지도 않은 물의 요금을 내놓으라는 압박에 전주시 감사실도 두드려보고 도청에도 호소해 봤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늘 똑같았습니다. 납부 하지 않으면 가산금이 붙고 단수와 압류까지 들어올 터라, 눈물을 머금고 요금을 납부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을 말하고 증거로 증명했는데도 인정되지 않으면, 아무 힘이 없는 시민은 무엇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요?

 

무력감이었고, 두려움이었습니다.


3. 그런데 국민권익위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행정심판을 제기한 직후 국민권익위에도 고충민원을 신청했었습니다. 조사 중에 행정심판이 기각됐지만, 권익위는 멈추지 않고 끝까지 조사했습니다.

 

  • 조사관님과 전문위원님의 현장 실지 조사
  • 행정심판 양측 서면과 재결서 모두 검토
  • 10월 19일, 권익위 제2소위원회 만장일치 의결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저는 이미 큰 위안을 받았습니다. 제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억울함을 해소해주려 애써 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만으로, 이미 이긴 기분이었습니다.

 

그런데 10월 19일 뜻밖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전주시의 4월 수도 요금 부과를 취소하고 다시 산정하라는 것이었습니다.

 

  • 검정 유효기간(8년)이 지난 노후 계량기를 17개월간 방치
  • 임차인 매장은 배수구도 연결돼 있지 않고, 휴업 없이 영업했으며, 누수 흔적도 없음
  • 0톤→90톤→교체 후 다시 1톤대로 돌아온 것은 "지극히 비정상“
  • 사후의 성능검사 적합만으로 당시 정상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음

 

지자체가 덮으려던 모순을 국가기관이 명백히 짚어낸 것입니다.

 

4.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더 가관인 것은 전주시는 평소 "1톤 미만은 0톤으로 처리한다"고 공공연하게 떠들어 놓고, 민원 제기 이후 1톤 미만의 물을 사용한 기간에도 1톤 요금(3,600원)을 꼬박꼬박 청구해 받아 갔다는 점입니다 (민원 제기 후 제가 몇 달간 찍어 둔 계량기 사진은 1톤 미만이었습니다). 심지어 지난 6월 1일 4월·5월분을 직접 납부했는데, 같은 5월분 3,600원이 자동이체로 또 빠져나가 이중으로 납부된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저는 지금까지 환급 관련 안내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5.아직 끝난 것은 아닙니다

권익위 결정을 전주시가 강제로 이행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으나 전주시는 통보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처리 결과를 권익위에 보고해야 합니다. 국가기관인 권익위의 의결서 정본을 받아 들고 전주시가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회원님들께서도 함께 지켜봐 주십시오.

 

▶ 감사합니다

국민권익위의 결과가 어떻든 감사했을 겁니다. 제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고 증거를 살펴봐 주신 그 과정에서, 저의 권리도 이렇게 보호받을 수 있다는 안도감을 느꼈으니까요.

 

이런 곳에 쓰이는 세금이라면 아깝지 않습니다. 억울한 국민의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여 주신 국민권익위원회 모든 관계자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내 일처럼 분노하고 길을 터주신 보배 회원님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거대한 행정의 벽에 부딪혀 혼자 속앓이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국민권익위원회 같은 국가기관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긴 글 또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