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남편이 직접 산까지 따라간 날이다.
아내는 새벽 5시 20분쯤 집을 나갔음.
남편은 10분 정도 있다가 따라 나감.아내는 집 근처 대로변에서검은 SUV 한 대를 탔음
.민수 차였음.남편은 일부러 거리를 두고 따라갔대.
두 사람은 예상했던 산이 아니라경기도 쪽 작은 산으로 들어감.
유명한 곳도 아니고동호회 정기산행 코스도 아니었음.
주차장에 도착하자둘은 차에서 내렸고,민수가 아내 배낭을 대신 메줌.
그 정도까진남편도 그냥 친한 사이일 수 있다고 생각하려 했대.근데 산 입구에서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손을 잡음.남편은 그 자리에서다리가 풀렸다고 함.
그래도 바로 뛰어가진 않았음.사진 몇 장을 찍고조금 떨어져서 계속 따라갔대.
산행 중간중간 둘이 쉬면서서로 물 마시고,사진 찍어주고,아내가 민수 어깨에 기대는 모습까지 봄.남편이 제일 충격받은 건산 정상도 아니었음.
하산 후였음.둘은 근처 펜션촌으로 감.
남편은 차 안에서거의 한 시간 넘게 기다렸대.
그리고 결국둘이 한 펜션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걸 봄.
그 순간 남편은더 이상 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다고 함.
바로 집으로 돌아감.그리고 아내가 돌아오기 전에공동계좌와 카드 내역부터 확인함.
그러다 더 열받는 걸 발견함.최근 8개월 동안등산용품 결제가 유난히 많았음.
등산화,스틱,재킷,숙박,주유비.남편은 전부 아내 취미 비용인 줄 알았음.
근데 일부 결제내역을 자세히 보니까2인 숙박 패키지,커플 조식,온천 이용권 같은 게 섞여 있었음.
합치니까 수백만원.남편은 아내가 자기 돈으로 불륜을 즐긴 것도 화났지만더 충격적인 게 있었음.동호회 단톡방에서다들 두 사람 관계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거임.남
편이 나중에 확보한 대화 내용을 보니까“또 둘이 먼저 갔네 ㅋㅋ”“민수 형수님한테 걸리면 큰일 나겠다.
”“둘이 너무 티 나.”이런 식의 농담이 계속 있었음.
그런데 아무도 남편이나민수 아내에게 말하지 않았음.
오히려 산행 사진 찍을 때는둘을 일부러 떨어뜨려 세우기도 했다고 함.
사실상 모임 안에서다들 쉬쉬해준 거였음.
아내가 저녁 11시가 넘어서 집에 들어왔음.
그리고 태연하게 말함.“오늘 여자들끼리 갔다 와서 재밌었어.
”남편이 그 말을 듣고휴대폰 화면을 보여줌.
산 입구에서두 사람이 손잡고 있는 사진.
아내 얼굴이 하얗게 질렸음.
남편이 딱 한마디 했대.“여자들끼리 갔는데왜 유부남이랑 손잡고 펜션을 들어가?”
처음엔 아니라고 했음.“오해다.”“잠깐 쉬러 들어갔다.”“다른 사람들도 있었는데 먼저 갔다.
”근데 사진과 결제내역을 하나씩 보여주니까말이 계속 바뀌었음.
결국 인정함.처음엔 3개월이라고 했음.나중엔 6개월.
카드 기록까지 들이미니까거의 1년 가까이 됐다는 게 나옴.
남편이 물었음.“나랑 애랑 주말 보내기 싫어서맨날 산 간다고 했던 거야?”
아내는 울면서 말했대.“집에 있으면 답답했어.”남편은 그 말이 제일 화났다고 함.
자기는 그동안아내가 스트레스 풀고 건강해진다고 생각해서주말마다 아이 혼자 보고,
등산 장비 비싸도 그냥 사줬고,늦게 와도 밥까지 챙겨줬음.
근데 그 시간이다른 남자랑 연애하는 시간이었던 거임.
그리고 마지막 반전.남편이 민수 아내에게 연락함.
처음엔 충격받을 줄 알았음.근데 상대방이 한 말.“알고 있었어요.
”남편이 더 놀랐음.알고 보니 민수는예전 다른 동호회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고,
아내도 이미 몇 번 의심했지만아이들 때문에 참고 있었다고 함.
이번에도 언젠간 끝나겠지 하고모른 척했던 거.결국 두 가정이 동시에 난리가 남.
동호회에서도 사건이 퍼졌고민수와 아내 둘 다 탈퇴함.
근데 더 황당한 건몇 달 뒤였음.둘이 정말 같이 살 줄 알았는데얼마 못 가 헤어졌다고 함.
막상 각자 이혼 얘기가 현실이 되자민수가 먼저 발을 뺐다는 거임.
“나는 가정까지 깰 생각은 없었다.”그 말 한마디로 끝.
남편이 나중에 친구에게 말했대.“산이 문제였던 게 아니더라.”“등산도, 골프도, 러닝도사람들이 문제인 거지.”
그리고 한마디 더 했음.
“나는 아내가 산에 빠진 줄 알았는데사람한테 빠져 있었던 거야.”가을 단풍 보러 다닌다고
주말마다 웃으면서 나갔던 사람이정작 집에서는가족한테 거짓말하고 있었던 거.
동호회 자체가 문제는 아니지만정기적으로 만나고
,차 같이 타고,술 마시고,새벽부터 밤까지 붙어 있다 보면경계가 흐려지는 경우가 실제로 생기긴 함.
결국 취미가 문제라기보다선을 넘는 순간부터 문제인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