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MW는 전동화를 향한 미래를 이끌 모델들을 이미 하나둘 선보이고 있다. 신형 iX3, i3 세단, 그리고 이번 신형 X5까지, 디자인과 기술 면에서 기존 모델과 뚜렷이 결별하는 모습이다.
이들 신모델을 다루다 보면 '노이에클라쎄(Neue Klasse)'라는 용어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 현재까지 노이에클라쎄를 가장 잘 보여주는 모델은 5세대로 완전변경된 2027년형 BMW X5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외관·실내 디자인부터 다양한 파워트레인까지, BMW의 노이에클라쎄와 X5를 종합적으로 살펴봤다.
노이에클라쎄란 무엇인가

노이에클라쎄는 '새로운 계급'이라는 뜻으로, BMW가 심각한 재정난에 처했던 1950년대에 처음 사용한 이름이다. BMW 1500 모델군을 통해 브랜드에 상당한 기술·디자인 혁신을 가져왔고, 훗날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졌다.
BMW는 2021년 신세대 노이에클라쎄 계획을 공개하며 그때의 성공을 다시 재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차세대 아키텍처와 기술 혁신, 그리고 향후 모델들을 뒷받침할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이 노이에클라쎄 디자인을 처음 적용한 모델은 2027년형 iX3로, 완전히 새로운 800볼트 아키텍처와 신규 플랫폼, 새로운 실내외 디자인을 갖췄다.
이제 신형 X5도 그 흐름에 합류한다. 다만 노이에클라쎄 스타일에서 강한 영향을 받았을 뿐, 실제로 신규 플랫폼을 쓰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실내외 모두 완전히 새로워졌으며, BMW는 향후 몇 년에 걸쳐 전 라인업에 같은 변화를 적용할 계획이다. 현재는 베이스 트림만 주문 가능하지만, 2027~2028년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V8, 순수전기 iX5, 수소연료전지 버전까지 4종의 파워트레인이 추가될 예정이다.
2027 BMW X5 완전변경 - 노이에클라쎄를 반영한 새 외관

2027년형 X5의 새로운 외관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확실히 개성 있다. 앞서 언급했듯 노이에클라쎄 디자인 언어에서 강한 영향을 받았지만, 뼈대는 여전히 이전 세대와 같은 클러스터 아키텍처(CLAR) 플랫폼을 일부 개선해 사용한다.
전면부는 좁아진 키드니 그릴이 부활해 과거 모델에 대한 오마주를 담았고, 주간주행등·방향지시등·상향등을 하나로 묶은 'X'자 형태의 새 헤드램프 디자인이 적용됐다. 과거 레이스카의 보호 테이핑을 연상시키는 패턴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실은 X 시리즈 SUV를 상징하는 디자인이다. 이 4중 'X' 패턴이 부담스럽다면 화면에서 다른 형태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다.
측면에서는 기존 도어 손잡이 대신 B·C필러 인근에 공력 성능을 높인 윙렛 형태가 적용됐다. 포드 머스탱 마하-E와 비슷한 방식으로, X5로서는 이번이 처음이다(iX3는 좀 더 전통적인 플러시 방식 손잡이를 쓴다). 전동식 도어는 옵션으로 제공되며 소프트클로징 기능은 기본이다. 후면부는 iX3와 비슷하게 BMW 배지가 움푹 들어간 자리에 위치하고 양옆으로 테일램프 바가 이어지며, 범퍼는 더 크고 공격적으로 다듬어졌다.
노이에클라쎄가 만개한 실내

이 X5가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라는 데 의구심이 있었다면, 실내를 보는 순간 그 의구심은 완전히 사라진다. 이전 모델과 공유하는 부분이 사실상 없으며, 노이에클라쎄의 영향으로 iX3의 실내와 궤를 같이한다.
대시보드에는 윈드실드 바로 아래로 이어지는 랩어라운드 스크린이 적용돼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불필요해졌다. 속도, 경로 안내, 날씨 등 다양한 위젯을 표시할 수 있고 화면에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센터 디스플레이는 17.9인치 평행사변형 형태로 완전히 새로 디자인됐으며, 차량 대부분의 조작을 담당한다. 조수석 탑승자를 위한 14.6인치 별도 디스플레이도 옵션으로 제공된다.
스티어링휠은 트림에 따라 iX3에서 볼 수 있는 세로형 스포크 또는 M 트림의 전통적인 가로형 스포크로 나뉜다. 실내 소재 품질은 이전 세대보다 한 단계 높아졌고 다양한 가죽 트림이 제공된다. 열선시트는 기본이며 통풍시트는 옵션 패키지로 선택할 수 있다.
다섯 가지 파워트레인

이번 세대 X5의 가장 큰 특징은 파워트레인이다. 5가지 옵션으로 각자 필요에 맞는 X5를 고를 수 있다. 베이스 트림인 X5 40 xDrive는 현재 BMW 웹사이트에서 주문 가능한 유일한 모델로, 나머지 모델은 2026년 하반기부터 2027년 초에 걸쳐 순차 출시된다. 기본 구성은 현행 2026년형 X5와 유사하다. 2027년형 X5 40 xDrive는 3.0리터 터보 직렬 6기통 마일드하이브리드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 사륜구동을 갖췄으며 출력 375마력, 토크 519Nm(383lb-ft), 고속도로 연비 11.9km/L(28mpg), 정지 상태에서 시속 96km 가속 5.1초를 기록한다. 참고로 2026년형 X5 xDrive40i는 동일한 엔진 구성에 출력 394마력, 토크 580Nm(428lb-ft), 연비는 도심 9.8km/L·고속도로 11.5km/L·복합 10.6km/L(각각 23/27/25mpg), 가속 5.2초였다.
직렬 6기통 라인업을 보완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50e xDrive 트림도 있다. 합산 출력 483마력, 토크 700Nm(516lb-ft)를 내며, 배터리 용량은 지난해 19.2kWh에서 26.5kWh로 늘어 순수전기 주행거리는 약 71km(44마일)에 달한다. 가속 성능도 충분해 시속 96km까지 약 4.5초가 걸린다.
다음으로는 순수전기 iX5가 있으며, 노이에클라쎄 아키텍처와 기술의 혜택을 가장 크게 누리는 모델이 될 전망이다. BMW 역사상 최대 용량인 144kWh 배터리팩을 탑재해 추정 주행거리 700km(435마일)로 메르세데스-벤츠·아우디 경쟁 모델을 앞선다. 신규 플랫폼에 원통형 셀을 적용해 충전 속도도 빨라져, 최대 460kW급 초고속 DC 충전이 가능하다.
더 강력한 성능을 원한다면 BMW가 2027~2028년 M 퍼포먼스 트림으로 V8 엔진을 추가할 계획이다. 정확한 출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520마력 이상으로 예상된다. 다섯 번째 파워트레인으로는 수소연료전지 버전도 공개됐는데, iX5를 기반으로 할 가능성이 크며 BMW의 첫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가 될 전망이다. BMW USA는 "'M 퍼포먼스' 모델은 M2·M3·X5 M 같은 정통 M 하이퍼포먼스(MHP) 차량이 아니라, M240·M340·X5 M60처럼 성능을 강화한 일반 모델을 지칭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