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인생 선, 후배님들의 조언을 얻고자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저는 40대 중반,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맞벌이 가장입니다.
결혼 전부터 지금까지 아내와 저는 한 직장에서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해왔습니다.
경제적인 관리는 주로 아내가 맡아서 해왔고요.
여기까지가 간단한 저희 가정의 상황입니다.
본론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작년 10월쯤, 우연히 아내의 텔레그램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여러 투자 리딩방에 가입되어 있었고, 그중 유독 눈에 띄는 방의 내용을 보게 됐습니다.
알고 보니 아내가 투자 사기를 당해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이들을 재우고 아내와 차분하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저희가 이사를 하면서 대출을 약 3억 8천만 원 정도 받았는데,
저는 그래도 그동안 모아둔 돈이 어느 정도는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잔금 치루고 2억 정도는 가지고 있겠거니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제가 생각했던 2억의 대출금까지 모두 탕진한 상태였습니다.
(집에 있던 예물이며 아이들 돌반지까지 모두 팔았고, 어림잡아 금만 40돈 이상은 되었던 것 같네요)
그리고,
토스를 통해 아내의 신용 상태를 확인해보니 카드 돌려막기까지 하면서 버티고 있더군요.
솔직히 처음에는 너무나 황당하고 화도 났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는 아무 말 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혼자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어 고생했다고 위로했고, 어떻게든 다시 일으켜 세워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제 퇴직금 정산금과 보험, 연금 적금 등을 해지해서 약 1억 원 정도를 마련해 빚을 갚았습니다.
그렇게 정리를 하고 남은 상황을 보니, 제 명의로 약 3억 8천만 원의 빚이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그래도 별다른 원망 없이 생각했습니다.
'이제부터 아껴 쓰고, 다시 열심히 살면 된다.'
아이들 생각하면서 그렇게 버텼습니다.
저도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 올해 3월부터 본업 외에 배달 알바도 시작했습니다.
한 달에 70~100만 원 정도 벌어서 아이들 학원비에 보태라고 아내에게 모두 줬습니다.
힘들지만 그냥 하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제였습니다.
우편함에 꽂혀 있던 아내의 카드 명세서를 별생각 없이 확인하게 됐습니다.
올해 2월, 아내가 카드론으로 3,800만 원을 추가로 대출받은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 돈에 대한 이자를 매달 약 50만 원씩, 지금까지 6회 정도 납부하고 있었습니다.
순간 정말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화가 난다기보다 그냥 너무 허탈했습니다.
작년 10월에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뒤, 제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퇴직금도 정리했고, 보험과 연금도 해지했고, 대출론 보다 이자가 저렴한 마통 통장에 돈도 다 끌었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올해 2월 아내가 저에게 말하지 않고 3,800만 원의 카드론을 추가로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오늘 아침에도 평소처럼 배달 알바를 하러 나왔습니다.
그런데 도저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더군요.
결국 PC방에 와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가장 고민되는 부분은 처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왜냐하면, 또 다시 돌려막기의 시작이 될 거 같아 두렵습니다.
장인어른, 장모님께서는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내 몰래 두 분께 먼저 현재 상황을 말씀드리고, 최소 5천만 원 정도라도 생활자금을 빌리거나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부탁드려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단순히 빚 3,800만 원이 아닙니다.
이미 한 번 모든 것을 정리하고 다시 시작하려고 했는데, 또다시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세 아이가 있고, 앞으로도 살아가야 합니다.
제가 지금 화가 나서 감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가족을 위해 단호하게 움직여야 하는 상황인지 판단이 잘 서지 않습니다.
인생 선배님들께서 보시기에는 제가 지금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맞을까요?
특히 이런 상황에서 처가 부모님께 사실을 말씀드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맞는지,
아내를 무조건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저도 지금까지 어떻게든 가정을 지키고 아이들을 지키고 싶어서 버텨왔습니다.
다만 이제는 저 혼자 감당하는 것이 맞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경험에서 나온 조언이라면 어떤 말씀이라도 감사히 듣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