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0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최초 차량입니다. 현대 제네시스로 출시되어 이름을 바꾸고 페이스리프트도 거치며 7년동안 판매된 제네시스 G80이 드디어 3세대로 풀 모델 체인지를 했습니다. 제네시스의 브랜드 자체가 G80의 이전 이름인 현대 제네시스에서 나온 만큼 '가장 제네시스다운' 차가 되었습니다. 이제 진짜로 현대차 아니라구요.

 


- 외관

 

직선적인 라인으로 강렬한 인상을 가지고 있었던 2세대 G80에 비해 3세대 G80은 곡선 위주의 라인으로 부드럽고 우아한 형태를 강조했습니다. 유럽산 고급차를 의식한듯한 디자인입니다. 전폭이 35mm 넓어지고 전고가 15mm 낮아져 더 낮고 넓은 비율을 가졌습니다.

 

디자인은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입니다. (물론 객관적으로 못생긴 차도 있습니다. 예를들면 삼각ㄸ...읍읍) 개인적으로는 그릴 형태가 아직 적응이 안됩니다. 두줄 헤드램프는 사진으로 보던 것 보다는 괜찮았습니다. 현대차는 좌우로 날개를 펼치고 있는 제네시스 엠블럼처럼 그릴과 두줄 헤드램프로 제네시스 엠블럼을 형상화했다는데 그거 만든 디자이너만 알 만한 요소 말고 그냥 전체적인 디자인 밸런스나 맞춰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광 흰색, 무광 그레이 같은 특이한 색을 포함해 다양한 색상 라인업을 갖춘것도 특이한 부분입니다. 사실 99% 이상은 유광 무채색으로 출고될 것으로 예상되지만...혹시 G80 구입을 생각하고 있고 마음에 드는 특이한 색이 있다면 올해 구입하시는게 좋겠습니다. 년식 변경을 하면서 인기 없는 색은 짤릴 가능성이 높거든요.

 

개인적으로 제일 튀는 색이라고 생각한건 사하라 베이지였습니다. 카페라떼밖에 생각이 안났어요...

 

 

- 실내

 

G80은 애초에 현대차로 출시되었던 차이니 현대차 실내와 똑같은 것은 당연했겟지만, G70, G90을 거치며 현대차스러움을 점점 지우더니 G80은 이제 완벽하게 현대차스러움을 벗어던졌습니다. 묘한 푸른색의 조명, 밋밋한 플라스틱 버튼, 현대차 전용 폰트, 7년 전 현대차 실내 디자인의 특징이던 각진 에어벤트, 현대차 공용으로 적용되는 핸들 버튼 배치, UI 디자인 등 현대차스럽다고 볼 수 있는 모든 요소가 바뀌었습니다. 남은 유일한 현대맛은 중앙 디스플레이 UI 디자인 일부 정도입니다.

 


앞좌석 시트는 앉는 순간 판자 위에 앉았나 싶을 정도로 밋밋한 느낌이었는데 스포츠 모드로 바꾸니 엉덩이 바닥이 쑥 들어가고 등판 좌우가 부풀면서 허리를 꽉 잡아줍니다. 스포츠 모드를 안 넣어도 고속 주행을 하면 자동으로 잡아줍니다. 개인적으로 몸을 감싸는 시트를 선호하는데 일상 주행때도 그냥 스포츠 모드로 넣고 다닐것 같습니다.

 


실내 정숙성이나 뒷자리 공간 모두 합격점입니다. 뒷좌석은 세 사람이 탈 수는 있지만 후륜구동 특성상 중앙 바닥이 불룩 튀어나와 있고 시트 쿠션도 거의 없는 편이라 사실상 2인용입니다. 좌우에 각각 한개씩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고 운전석에 있는 조작 다이얼과 동일한 필기 인식 다이얼이 있습니다. 좌우 각각 등받이 각도 조절이 가능합니다.

 


계기판이 입체적으로 보이는 신기한 3D 계기판이 적용되었습니다. 160만원짜리 옵션입니다. 원리는 어릴적 신기하게 보던 입체 책받침과 완전히 동일합니다.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각각 다른 상이 보이게 하는거죠. 다른 점은 눈 위치를 추적해서 각각 눈으로 향하도록 조정해준다는겁니다. 닌텐도 3DS처럼 꼭 화면과 수직을 유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점은 3D 기능 때문인지 해상도는 그다지 높지 않다는 부분입니다.

 

HUD는 선명하고 밝습니다. 크기도 적당히 크게 보입니다. 고속도로처럼 차선이 확실한 도로에서는 주변 차량 위치를 인식해서 그래픽으로 보여줍니다. 전방뿐만 아니라 사방의 차가 다 인식됩니다.

 

대시보드, 도어, 센터콘솔에 리얼 오픈 포어 우드가 적용되어 색감이나 질감이 몹시 좋습니다. 우드그레인이 멋있어 보이기 시작하면 아저씨라지만 이건 누가봐도 촌스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아저씨라서 좋다고 하는거 아니에요.

 

14.5인치의 큼직한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를 달았습니다. 상황에 따라 여러 화면이 동시에 뜹니다. 터치로 조작할 수도 있고 변속레버 바로 위의 다이얼로도 조작할 수 있습니다.

 

다이얼의 조작감은 손가락으로 쉽게 돌릴 수 있으면서 자르르륵 하는 구분감이 있습니다. 상당히 공을 들인 모양입니다. 가운데에 필기를 하면 문자 입력이 됩니다. 필기 인식부가 아래로 오목하게 되어 있어 현재 만지고 있는 부분이 필기 영역의 어느 부분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어 손가락이 밖으로 벗어나는 일이 없었습니다. 필기 인식률은 상당히 좋습니다. 사람도 해독 불가능한 수준의 악필만 아니라면 대부분 잘 인식될 것으로 보입니다.

 

공조기는 디스플레이에 터치식 버튼을 넣어 버튼 수를 최대한 줄였습니다. 사실 요즘 차량들은 공조기 로직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오토버튼 누르고 온도조절 다이얼만 돌려도 쓸만합니다. 터치조작은 손끝으로 구별이 안되니 세심한 조절을 하고 싶으시면 차를 세우고 조절하시는게 좋겠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온도 표시 숫자만 저가형 디스플레이로 애용되는 7세그먼트 디스플레이를 그대로 넣어놔서 중앙의 하이테크한 터치 디스플레이와 괴리감이 있다는 점...

 

 

- 주행성능


시승차는 람다3 V6 3.5 터보 엔진에 사륜구동 사양이었습니다. 출력은 380PS, 50.4kgf.m로 기존의 3.3T 엔진의 출력에서 조금 올랐습니다. 하지만 두 엔진의 출력 기준은 다소 차이가 있는데 기존 3.3T 엔진은 고급유 기준의 출력이고 신형 3.5T 엔진은 일반유 기준 출력입니다. 고급유 넣으래도 그냥 일반유 때고 다니는 경우가 대부분인 우리나라 사정상 표기방법을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고급유 대응 엔진인지 아닌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고급유 대응이라면 400ps는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 시승차는 아마 고급유를 넣지 않았을까 합니다. 기존 엔진보다는 확실히 잘나간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승차감 위주의 차량이다보니 엔진 소음은 확실히 차단하고 있지만 RPM이 올라가면 엔진소리가 꽤 크게 들립니다. 외부 소음 차단이 잘 된 차인것을 생각하면 의도적으로 엔진 소리가 들리도록 설계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변속기는 다이얼로 조작하는 8단 전자식 변속기입니다. 변속 다이얼은 P에서 후진이 바로 안들어갑니다. D로 한번 조작한 뒤 R로 조작해야 합니다. 안전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변속감은 전형적인 승차감 위주 세팅입니다. 최대한 낮은 회전수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가속 페달을 웬만큼 깊게 밟아도 킥다운을 쉽게 하지 않습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킥다운을 적극적으로 하는 세팅으로 바뀌고 수동 변속을 하면 레드존을 치거나 하지 않는 이상 해당 단수를 계속 유지합니다. 패들 조작에 대한 반응은 생각보다 괜찮은 편이었지만 차가 예상치 못한 동작을 하면 반응이 좀 늦어집니다.

 

사륜 구동의 장점인 강력한 트랙션을 활용한 폭발적인 출발가속...을 하지 않습니다. 저속에서는 어떤 식으로 밟아도 휠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느긋하게 가속을 합니다. 주행안전장치를 꺼도 마찬가집니다. 대신 고속에서는 강력한 엔진 출력을 완전히 활용할 수 있습니다.

 

 3.5T 엔진을 넣으면 전륜 모노블록 4P 브레이크가 기본사양으로 적용됩니다. 아무래도 고속주행이 잦을 것을 대비해서 안전상 기본 사양으로 적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고속에서도 제동성능은 훌륭하였으나 대부분 고속도로로 구성된 시승 코스 특성상 내열 성능이 어느정도인지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노면 상태를 카메라로 감지하여 서스펜션 세팅을 미리 변경하는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장착되었습니다. 상당히 고속으로 과속 방지턱을 통과했음에도 불쾌한 진동이 전달되지 않는 점은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다만 카메라로 감지하는 방식 특성상 색칠이 제대로 되지 않은 과속방지턱이나 우천시처럼 카메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에는 동작이 안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현대차는 이럴때에는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를 참조하여 전자제어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전자제어 서스펜션 특징인 모드 변경에 따른 승차감 변화도 확실해서 일반 모드에서는 부드럽게 스포츠 모드에서는 단단해지는 것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주행 보조 기능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고속도로주행보조(HDA2)는 도로 제한 속도에 맞춰 크루즈컨트롤 속도를 자동으로 변경하고 톨게이트나 진출입로에서는 자동으로 속도를 줄여 줍니다. 차선유지보조 기능에는 차선이동 기능도 추가가 되었는데, 사실 그다지 유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작동을 시작하면 3~5초 정도 지난 뒤 차선을 이동하기 시작했고, 차선 이동 속도도 여유가 넘쳐서 기다리던 뒷차가 못 참고 가속해버릴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 트림 구성 및 가격

 

지난해 G80에서 도입했던 트림별 사양 구분 없이 모든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차량의 기본 가격은 기본 5390만원, 개별소비세 1.5%적용시 5,247만원입니다. 엔진 가격만 감안하면 가솔린 2.5 터보 5,247만원, 가솔린 3.5 터보 5,907만원, 디젤 2.2는 5,137만원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본 가격은 기존 가격보다 약간 올라간 수준인데 상품성 개선 수준을 감안하면 납득할 만한 가격입니다. 참고로 시승차는 풀옵션으로 8,370만원(개별소비세 5% 기준)짜리 차였습니다.

 

 3.5 터보가 유난히 기본 가격이 높은 것은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110만원),19인치 콘티넨탈 타이어&휠(70만원), 전륜 모노블록 4P 브레이크가 기본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전륜 모노블록 4P 는 3.5 터보 전용으로 다른 엔진에서는 선택할 수 없습니다.

 

 

- 제네시스 G80 상세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