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제설제로 널리 쓰이는 염화칼슘.

그저 흰 조각일 뿐인데 뿌리기만 하면 마술같이 녹아내리는 눈에 신기하다고 생각하신 적 없으신가요?

오늘은 겨울철 도로 필수품 염화칼슘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염화칼슘을 살포하는 제설차 (출처 : 연합뉴스)

 

 

염화칼슘이란?

 

염소와 칼슘이 반응하여 만들어진 이온성 화합물로 화학식은 CaCL2 입니다.

석회석과 염산을 직접 반응시켜 얻을 수 있는데,

탄산나트륨(소다회)을 만드는 공정에서 생성되는 부산물을 활용합니다.

 

 [ 2NaCl + CaCO3 → Na2CO3 , CaCl2 ]

[ 2염화나트륨 + 탄산칼슘 → 탄산나트륨 , 염화칼슘 ]

탄산나트륨을 만드는 암모니아-소다법(솔베이법).

암모니아 증류탑에서 나온 폐액을 농축하면 식염과 함께 다량의 염화칼슘이 회수됩니다.

 

탄산나트륨은 매우 폭넓은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물질이기에 생산량이 많아서,

이 과정에서 염화칼슘이 상당히 많이 생성됩니다.

제설용도로 사용하지 않으면 대부분 폐기처분을 해야 하는 물질이기에 가격이 저렴합니다.

우리나라 연중 생산되는 염화칼슘은 제설용으로 모아두고 있지만

그 양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중국에서 수입하여 사용합니다.

 

염화칼슘 결정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염화칼슘의 다양한 용도

 

염화칼슘은 제설 용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용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생활 곳곳에서 활용되는 염화칼슘의 용도를 알아볼까요?

 

1. 제설제

 

염화칼슘은 조해성이 높아 주변의 물을 끌어들이는 성질이 있습니다.

염화칼슘을 뿌리면 공기중의 습기를 흡수하면서 녹게 되는데, 이때 용해열을 방출합니다.

이 열로 염화칼슘 주변의 얼음이 녹게 되는데, 한번 녹은 뒤에는 물의 어는점을 -55도로 낮춰

다시 얼지 않도록 해 줍니다.

 

2. 제습/건조제

 

'물먹는 ○○' 과 같은 이름을 가진 제습제는 장마철 건조를 위해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이런 제습제의 주성분이 바로 염화칼슘입니다.

무수/이수염화칼슘은 무게대비 14배에 해당하는 양의 물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또 주변 공기에 떠다니는 습기를 끌어당기는 성질이 있어 제습제로서 탁월한 기능을 발휘합니다.

 

3. 칼슘제(의약품)

 

병원에서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링거 주사제에 들어있는 성분 중 하나가 바로 염화칼슘.

염화칼슘은 칼슘제 중 인체 흡수가 가장 빠르지만, 직접 복용시 위를 해치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링거액 등 주사제로 주로 사용됩니다.

 

4. 식품첨가물(두부 간수 대용)

 

두부를 만들 때 두유를 굳히는 용도로 쓰이는 것이 간수.

간수는 소금을 보관할 때 부산물로 생기는 액체를 말하는데,

주성분은 염화마그네슘이나 염화칼슘 등입니다.

그런데 천연 간수에는 중금속이 함유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어 

최근에는 염화마그네슘이나 염화칼슘을 사용한 인공 간수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 식품첨가제로 사용되는 염화칼슘은 전체 중량의 1%미만을 사용하고,

장기간 부작용 없이 사용되어 안전한 물질로 인정되고 있습니다.

 

5. 시멘트 경화 촉진(건축용)

 

콘크리트 시멘트에 염화칼슘을 섞어 넣으면 수화 반응을 촉진시켜 굳는 시간을 단축시켜 줍니다.

또한 콘크리트 내부의 수분과 결합해 얼지 않도록 해 주는 효과도 있어

시멘트가 잘 굳지 않는 겨울철 공사에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단, 철근을 부식시킬 수 있으므로 무근 콘크리트에만 사용합니다.

 

 

제설제로서 사용시 염화칼슘의 단점

 

1. 차체부식

 

염화칼슘은 강력한 금속 부식 효과가 있습니다.

차량 언더코팅은 염화칼슘 노출을 막아주어 부식을 방지할 수 있지만,

하체에는 배기관 등 언더코팅을 할 수 없는 부품도 있기 때문에 부식을 완전히 피해갈 수는 없습니다.

언더코팅이나 도장이 되어 있는 부분일 경우에도

스크래치가 있다면 그 부분을 중심으로 부식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특히 휠하우스는 도로의 이물질이 많이 튀는 부분이기에 부식이 빨리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미 제설이 끝나 건조된 도로인 경우에도 희끗희끗한 분말이 보인다면

도로에 염화칼슘이 남아있는 것이므로 주의하셔야 합니다.

 

눈이 내렸을 때에는 차량 운행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좋고,

어쩔수 없이 운행을 해야 하는 경우 주차를 하기 전 고압세차 등으로 한번 씻어 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매일 운행하는 차량이라면 10일에 1회 이상 세차 권장)

특히 휠 안쪽, 범퍼 안쪽, 문틈 사이 등 외부로 잘 보이지 않는 부분에도

염화칼슘이 침투할 수 있으므로 꼼꼼히 닦아 주셔야 합니다.

 

2. 도로 건조 지연

 

염화칼슘은 흡습능력이 뛰어나 무게대비 16배까지 물을 끌어들입니다.

이러한 특징은 제습제로서 사용할 때에는 유용하지만 제설용으로 사용했을때에는

주변의 물기를 끊임없이 끌여들여 도로가 계속 젖은 상태로 유지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3. 실내 공기질 악화

 

한번 녹은 염화칼슘이 다시 마르면 가루 형태로 변하는데,

신발 등에 묻은 염화칼슘이 차량 매트에 쌓이게 되고,

이것이 건조되면 먼지처럼 흩날리면서 차량 탑승객들이 다시 들이마시게 될 수 있습니다.

염화칼슘 가루는 실내 장비 부식이나 인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세차를 할 때마다 매트를 꼼꼼히 세척해 주고,

염화칼슘이 묻은 신발로 차에 탈 때에는 매트 위에 신문지를 깔고 탑승하는 것이 좋습니다.

 

4. 환경오염

 

녹은 염화칼슘은 가로수가 물을 흡수하지 못해 말라 죽는 원인이 됩니다.

또 하천으로 흘러들어가면 칼슘농도가 높아져 생태계 균형을 무너트릴 수도 있습니다.

또한 철제 구조물로 된 다리에 염화칼슘을 사용하면 부식을 초래하는데

성수대교 붕괴 원인으로도 지적되고 있습니다.

 

 

염화칼슘 대체재?

 

효과가 뛰어난 만큼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염화칼슘.

대신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없을까요?

 

- 소금

10도 이상에서는 소금의 제설 효과도 뛰어나므로 전세계적으로 소금 사용을 늘리고 있는 추세입니다.

염화칼슘보다 부식성이 낮고 환경에 대한 독성도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염화칼슘보다 단가가 비싸고 혹한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죠.

부식성이 낮긴 하지만 아예 없는 것은 아니므로 역시 부식에 대해 주의해야 합니다.

 

- PC-10

PC-10은 염화칼슘을 대체할 차세대 제설제로 각광받고 있는 물질입니다.

염화칼슘과 동등한 수준의 제설 효과를 발휘하면서도

신공법 특수물질을 사용하여 부식성이 거의 없고,

토양과 도로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또 한번 살포하면 염화칼슘보다 지속기간이 길기 때문에(염화칼슘 1일, PC-10 2일)

눈이 지속적으로 오는 경우 유용합니다.

문제는 역시 가격인데 대량 구매시 중국산 염화칼슘에 비해 몇배 이상 비싼 가격 때문에

사용량이 많은 공공도로 제설용으로는 아직 널리 쓰이고 있지 않습니다.

가정에서 집앞 눈치우기, 주차장 눈 제거용으로 구비해 두시면 유용합니다.

(25kg 한포대 가격 약 1만5천~2만원 정도. 계절에 따라 가격은 변동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