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두 가지 용어에 대해서 함께 알아보려고 합니다.
출력과 토크.


 

 차량을 결정하거나 정보비교를 하기 위해서는 제원표를 참고하게 됩니다.
그때 꼭 같이 적혀있는 제원이 바로 최고출력과 최대토크지요.


출력과 토크는 모두 차량이 낼 수 있는 힘에 대한 단위인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출력과 토크가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고 계십니다.
오늘은 출력과 토크에 대해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출력 power


 

출력은 어떤 동력원이 할 수 있는 단위시간당 일의 양, 즉 일의 능률을 말합니다.
자동차의 출력은 주로 '마력'이라고 표현하는데,
익히 알려진 대로 이것은 말 한필이 할 수 있는 일의 양을 1마력으로 규정한 것입니다.

어째서 말의 힘을 기준으로 했을까요?

처음 자동차가 등장했을때 자동차의 라이벌은 마차였습니다.
말과 엔진의 힘은 쉽게 비교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마차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우리 차는 말 4필의 힘을 낸다"라는 식으로 어필하기 위해 도입된 단위지요.

물론 말마다 낼 수 있는 힘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평균적인 마차용 말이 끌 수 있는 힘을 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1마력은 1초 동안 75kg의 물체를 1m 끄는 것과 같은 양의 일으로 정해졌습니다.

 

 

 

한국 기준으로 제원표에 최고출력이 ‘220마력(PS)/5500rpm’으로 표시되어 있다면
5,500rpm에서 엔진이 가장 큰 힘을 내고 그 힘이 220마력이라는 뜻입니다.

1마력은 1초 동안 75kg의 물체를 1m 끄는 것과 같은 양의 일이므로
220마력은 1초 동안 1만 6,500kg의 물체를 1m 끄는 것과 같은 양의 일을 한다는 뜻이죠.


출력은 일의 양이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토크와 엔진의 회전수가 높아질수록 엔진이 내는 출력도 높아집니다.
그러나 실제 엔진에서는 회전수가 일정수준 이상 높아지면 기계부품의 마찰로 힘의 손실이 생기고,
흡/배기 밸브의 작동이 엔진의 행정을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 등으로 인해 출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1마력(PS) > 1마력(HP), 1마력(PS)=0.986마력(HP), 1kW=1.34HP, 1.36PS

 


나라별 출력 단위의 차이

우리나라에서는 마력(PS)/rpm 단위를 쓰지만 내륙유럽에서는 kW/rpm을 많이 쓰고,
영국에서는 HP/rpm 단위를 쓰기도 합니다.
PS는 말의 힘을 뜻하는 독일어인 PferdeStaerke의 줄임말이고,
HP는 역시 영어로 말의 힘(Horse Power)을 줄여서 쓰는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마력이라도 프랑스, 한국 등이 사용하는 1마력(PS)은 735.5W이며
영국, 미국 등 야드파운드법을 사용하는 1마력(HP)은 745.5W로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1마력(PS)는 앞서 말했듯 kg과 미터(m)를 사용해 계산하지만
1마력(HP)은 영국식 길이 단위인 피트(1ft=0.3048m)와
영국식 무게 단위인 파운드 (1lb=453.5999082g)를 사용해 계산합니다.

게다가 지구 중력은 위치에 따라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지구 중력의 표준위치는 독일의 포츠담에 위치해 있습니다.
PS계산에 사용되는 표준 중력은 981.27
cm/sec² 이고 (이것을 1gal 이라고 합니다.)
HP계산에 사용되는 영국 중력은 981.19cm/sec² 입니다.


이것 종합하여 다른 일률 단위인 와트(W)로 환산하여 비교하면,
1HP=550 x 0.3048 x 0.453592 x 9.8119 = 약 745.7 W가 됩니다.



 

토크 torque

 

토크는 시간개념이 없이 회전체의 축에 걸리는 힘을 표시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축을 비트는 힘을 토크라고 하는 것입니다.

힘의 크기와 힘이 걸리는 점에서 회전중심까지의 거리를 곱한 것을 수치로 나타내죠.
단위 길이를 기준으로 숫자가 클수록 회전력이 강합니다.
엔진에서는 폭발행정 때 피스톤이 커넥팅로드를 통해 크랭크샤프트를 회전시키는 힘이 어느 정도인지를 나타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kg.m (킬로그램-미터) 단위를 쓰고, 유럽에서는 Nm (뉴턴미터),
미국에서는 lb.ft (파운드-피트) 단위를 많이 씁니다.


제원표의 최대토크는 엔진회전수와 함께 표시됩니다.
최대토크가 ‘19.6kg.m/4500rpm’으로 표시되어 있다면
4,500rpm에서 가장 강한 힘으로 크랭크샤프트를 회전시키고,
그 회전력이 회전중심으로부터 뻗은 1m 길이의 축을 19.5kg의 힘을 주어 돌리는 것과 같다는 뜻입니다.



 


최대토크가 높은 엔진을 얹은 차는 일반적으로 동급 배기량의 다른 엔진을 얹은 비슷한 무게의 차에 비해
높은 가속력, 견인력, 등판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1Nm=0.101971kg.m (148Nm=15.1kg.m)

 1lb.ft=0.138255kg.m (236lb.ft=32.6kg.m)

 

토크 밴드 torque band

토크 밴드는 엔진에서 가장 강한 토크가 나타나는 실용 토크 영역을 말합니다.
'토크 밴드가 넒다' 라고 표현하면, 낮은 회전수부터 최대 토크가 나오고
최대출력까지 그 토크가 그대로 유지되는 엔진을 말하는 것입니다.
엔진의 종류나 세팅에 따라 토크 밴드의 넒이는 천차만별입니다.

토크 밴드가 두터워지는 경우를 나열하자면

1. 롱 스트로크 : 피스톤 직경에 비해 왕복거리가 긴 경우
2. 고압축비 : 혼합기를 강하게 압축할수록 연소시 반발력이 커집니다.
3. 디젤 엔진 :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에 비해 압축비를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4. 고배기량 : 당연한 이야기지만, 배기량이 클수록 토크도 늘어납니다.
5. 4행정 : 차량 엔진에는 그다지 쓰이지 않지만, 2행정 엔진은 별도의 밸브가 없이 피스톤과 리드 밸브로 혼합기를 제어하기 때문에 회전수에 따라 토크변화가 심합니다.
6. 흡배기관의 길이 : 흡기관, 배기관이 길어지면 보통 저속 토크가 증가합니다. 하지만 흡기/배기량이 제한되기 때문에 최대 토크는 줄어들수도 있습니다.

토크 밴드가 두터워질수록 초반 가속력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토크 밴드를 키우는 세팅은 최대 회전수를 확보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총 출력은 고회전형 엔진에 비해 줄어듭니다.

'배기량이 깡패다'라는 말이 있지요.
이것은 저배기량 고출력 차량은 토크밴드가 훨씬 좁기 때문에,
같은 출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토크밴드가 넒은 고배기량 차가 훨씬 잘 나가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운전자들은 엔진회전수를 높게 쓰지 않기 때문에
낮은 엔진회전수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는, 토크 밴드가 넒은 엔진을 얹은 차 쪽이
쉽게 가감속할 수 있어 운전이 편하게 느껴지게 됩니다.


토크 밴드가 좁은 고출력 고회전 엔진은, 토크 밴드를 사용하기 위해
회전수를 많이 올려야 하기 때문에 운전하기 까다롭고 불편합니다.
운전도 까다롭고, 연비도 나쁘고, 시끄럽고, 잘 고장나고...
아무튼 빠르다는거 빼고는 별 장점이 없습니다.

도로에서 레이싱 할거 아니잖아요?


 
 

엔진과 모터의 토크 발생 특성

실제로 전기차를 타보면, 제원보다 훨씬 강력한 가속감에 놀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은 엔진과 모터의 토크 발생 특성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느껴지는 것입니다.
엔진의 토크 특성에 익숙해지면 모터의 리니어한 토크 특성에 오히려 이질감을 느끼는 것이죠.


엔진의 경우 회전이 멈추면 회전력을 발생시키기 위한 연소도 멈추기 때문에
토크가 완전히 0이 되고 엔진 자체적으로는 회전력을 전혀 발생시키지 못합니다.
때문에 시동을 걸기 위해 스타터 모터를 써서 강제로 회전시키는 동작이 필요한 것이죠.
게다가 복잡한 방법으로 연료를 연소시켜 반발력을 얻기 때문에 회전수에 따라 토크가 크게 변화합니다.
보통 엔진은 회전수가 낮을수록 토크가 낮게 발생하고, 회전수에 따라 토크가 높아지다가,
엔진설계상 최적화된 회전수 이후로 다시 토크가 낮아집니다.


엔진의 경우 특정 회전영역만 토크가 강하기 때문에,
해당 영역만을 사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변속기입니다.

낮은 회전수에서 높은 기어비가 사용되면,
엔진에서 발생되는 토크가 너무 작아 차량이 가속할 수가 없게 됩니다.
그래서 저속, 고속에서 모두 최대 토크 영역의 회전수를 사용해야 하는데
변속기를 통해 회전수를 바꾸어 항상 최대 토크 영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모터의 경우 정지상태에서도 토크가 발생합니다.
게다가 회전수가 적을때도 토크가 높게 발생합니다.

또한 회전수에 따른 토크도 엔진에 비해 매우 적게 변화합니다.

모터의 경우 낮은 회전수에서도 큰 토크가 발생하기 때문에
변속기를 따로 쓰지 않아도 가속이 가능합니다. 
물론 변속기를 병용하면 더 강력한 초반 가속이 가능하겠지만,
복잡한 변속 장치를 달면 무게가 증가하고, 가격도 상승합니다.
대부분의 전기차는 에코드라이빙을 위한 차량이기 때문에
변속기를 쓰지 않고 타이어에 직접 구동력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마지막으로 출력과 토크의 차이를 정리해 봅시다.

 

출력과 토크의 차이

물론 각자 정확한 계산 공식은 위에 설명한대로 따로 있지만,
이해하기 쉽게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토크 x 회전수 = 출력

1,000rpm에서 10의 토크가 발생하면 출력은 10,000이 됩니다.
5,000rpm에서 5의 토크가 발생하면 출력은 25,000이 됩니다.
토크는 줄었지만 출력은 훨씬 늘었죠?


둘 다 엔진의 성능을 표시하는 단위이지만 토크가 엔진의 힘을 표시한다면 마력은 엔진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죠.
어떤 작업을 하는 일꾼의 힘과 일한 양에 비유해 보면 토크는 일꾼의 힘이고 마력은 그가 하는 일의 양입니다.

엔진이 돌아가는 회전수는 일꾼이 움직이는 속도로 보면 됩니다.
즉 토크가 큰 엔진은 근육이 발달해 큰 힘을 낼 수 있는 사람으로 볼 수 있고 엔진회전수는
그 사람이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가로 이해할 수 있어요.


힘이 세고 약한것과 일한 양은 항상 똑같지 않습니다.
아무리 힘이 좋은 사람이라고 전혀 일을 하지 않을 수 있고,
약한 사람이라도 부지런히 일하면 결과적으로 일을 많이 한 셈이 되죠.
결국 일꾼이 하는 일은 그의 힘이 셀수록, 그리고 재빨리 움직일수록 많이 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엔진이 하는 일에 해당하는 출력은 엔진 토크가 클수록
그리고 엔진회전수가 높을수록 높아지게 됩니다.


즉 최대토크가 큰 엔진은 힘이 좋은 엔진, 최고출력이 높은 엔진은 일을 잘하는 엔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솔린 엔진)

 

일반적으로 가솔린 엔진은 회전수를 높이기 쉬워 출력이 크고,
경유를 쓰는 디젤 엔진은 압축비가 높아 회전력은 커지지만 출력이 떨어지죠.
같은 배기량을 놓고 비교해 볼 때 디젤 엔진은 출력에 비해 토크가 크고, 가솔린 엔진은 토크에 비해 출력이 큽니다.
엔진의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화물차, 승합차 등 빠른 속도보다는 저속에서 큰 힘을 발휘해야 하는 차는 디젤 엔진이,
큰 힘보다 운동성능이 중시되는 승용차에는 휘발유 엔진이 주로 사용됩니다.

 



 

                                          (디젤 엔진)

 

그러나 최근의 디젤 엔진은 직분사와 터보의 도움으로 가솔린 엔진에 버금가는 (혹은 넘어서는) 출력을 내면서도
가솔린 엔진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큰 토크를 냅니다.
정숙성 또한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 최근 디젤 승용차가 크게 각광받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미 출력과 토크에 관해 해박하신 분들도 많으시죠?

그런데 그 원리나 계산되는 과정에 대해서
눈으로 함께 다시 보고 인식하는것도 좋을 것 같아
오늘 보배드림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준비한 정보는 여기까지입니다.
오늘의 보배드림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