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트 카는 여러분이 알고 계신 것처럼
각 자동차 브랜드에서 자동차에 관한 소비자들의 성향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 내다보고
그에 맞게 모터쇼에 출품하는 미래형 자동차를 지칭합니다.
그래서 아직 시판 계획은 없으나, 개발이 진행 중인 상태의 차가 출품되기도 합니다.

모터쇼는 소비자들의 경향이 어떻게 바뀔 것인지를 알아보고 반응 정도에 따라
프로젝트 추진의 가부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모터쇼에 출품된 콘셉트 카는 빠른 시일 안에는 시판되지 않고,
자동차 회사에 당장 이익을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좋은 반응을 얻은 콘셉트 카는
새로운 상품으로 출시되는 경우가 있기도 하죠.

그 가까운 예가 최근에 닛산 인피니티에서 출시된 FX30d 모델인데요.
이 차는 에센스라는 콘셉트 카를 계승하여 양산화한 예이죠.






모터쇼에서는 미래형 콘셉트 카를 통해 대중의 관심을 얻을 수도 있고 그에 따라 긍정적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막대한 투자를 들여 자동차 개발을 하여 콘셉트 카를 내보입니다.
그리고 대개는 기술홍보나 새 모델 디자인에 응용하기 위해 제작되기 때문에
생산효율이나 기술적 제약은 무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콘셉트 카로 등장해서 대중과 경쟁 기업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채,
양산되지 못하는 자동차가 생기게 됩니다.
오늘은 콘셉트 카로서 공개되었으나 실제 판매되지 않는 자동차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콘셉트 카가 고성능과 혁신적인 외관을 어필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면서 실질적으로 도로에서의
실용적인 적응이 불가능하게 되는데요.

우선은 벤츠의 F400 Carving입니다.





MERCEDES-BENZ F400 Carving

F400 카빙은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운전의 즐거움과 다이나믹한 핸들링을 위핸 고안한 콘셉트 카입니다.
2001년 도쿄 모터쇼에서 발표되었습니다.
벤츠는 1997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F300 라이프제트를 통해 모터사이클의 기동성과 자동차의 안정성을 갖춘
세 바퀴 콘셉트 카의 기능성을 시험한 적이 있습니다.




발표된 F300 라이프제트는 모터사이클의 코너링과 같이 차체를 기울여 극한의 코너링을 보입니다.
차체가 기울어지면서 앞바퀴의 지오메트리를 변화시켜 코너링성능을 높입니다.

그리고 F400 카빙은 F300 라이프제트를 4바퀴 자동차에 맞게 재해석한 모델입니다.





F400 카빙의 핵심은 Active Camber Control System입니다.
각 바퀴의 캠버를 능동적으로 제어하여 극한의 코너링성능을 실현한다는 개요를 가진 체계입니다.
도로상황에 따라 0도에서 20도까지 캠버각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액티브캠버컨트롤과 특수설계된 비대칭 타이어를 사용하여 30%가량 높은 코너링성능을 뽑아냅니다.
이때 횡가속도의 성능이 좋아지는데
이는 현재의 최정상 스포츠카보다 28%정도 뛰어난 수치라고 합니다.





차가 코너링을 할 때 차체의 바깥 바퀴가 네거티브 캠버를 형성하여 안쪽바퀴의 접지력을 유지시켜주면
안쪽 바퀴의 트레드패턴은 특수고무와 함께 안정된 접지력을 유지시켜 줍니다.
직진시에는 4개의 바퀴 모두 캠버각이 0을 유지하면서 접지력을 유지합니다.





액티브 캠버 컨트롤은 ESP와도 연동되어 위급상황에서 캠버각을 조절하여
100km/h에서 정지까지 5초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또한 하이드로 뉴매틱 서스펜션과 스프링은 도로상황에 따라 탄성을 자동 조절합니다.
액티브 캠버 컨트롤 외에 Drive by Wire system이 주목할 만합니다.
스티어링(조향)과 브레이크시스템을 드라이브바이와이어로 제어하는데 정밀한 제어를 보장합니다.







센터콘솔에는 자동 수동 겸용 시퀀셜 트랜스미션을 달았습니다.





또한 걸윙도어를 장착하고 있고, 램프들은 광케이블로 연결되어 크세논 램프를 밝혀줍니다.
V6 3.2 3밸브 슈퍼차저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218마력, 최대토크 31.9kg/m를 냅니다.
0→100km/h 가속을 6.9초에 끝내고 최고시속은 241km/h입니다.











MERCEDES-BENZ C111




1969년 프랑크푸르트 국제 모토쇼에서 선보여졌던 차량입니다.
걸윙도어는 물론 당시에는 파격적으로 실린더 엔진을 대신해서 왕켈 로터리 엔진을 채택하여 주목을 끌었다고 합니다.
1969년 당시 370마력을 선보이는 등의 충격적인 모델이었죠.


 


대부분의 콘셉트 카들이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데 비해 c111은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양쪽에서 당시 시대를 앞서가는 혁신적인 모델이었습니다.
공기역학적으로 디자인된 바디는 현대 슈퍼카를 연상시키고 미드십 엔진룸에는 버전에 따라 다양한 엔진을 얹었는데요.
최초의 3로터 로터리 엔진에서 1970년 나온 C111-Ⅱ는 350마력 4로터 로터리 엔진은 얹고
최고시속 290km까지 냈습니다.






C111-Ⅲ는 보디를 더욱 공력적으로 다듬는 한편 230마력 디젤 엔진을 얹어 1978년 나르도 트랙에서 12시간 평균 316km/h의 속도기록을 세웠습니다.
최종버전은 V8 트윈 터보 500마력 엔진으로 바꾸어 이듬해 평균시속 403.78km를 수립했죠.





JEEP Hurricane

 

자동차 업계에서는 콘셉트 카의 반응을 보고 발매를 결심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지프의 허리케인은 그런 경우는 없을 듯합니다.
이 차는 일반 발매가 불가능한 순수한 콘셉트, 그야말로 태생이 드림카인 차입니다.
외형은 전형적인 지프의 DNA와 듄버기의 특징이 뒤섞여 있지만 구동계가 매우 독특합니다.





허리케인은 크라이슬러가 자랑하는 5.7리터 헤미(HEMI) 엔진을 앞쪽과 뒤쪽에 하나씩 장착하고 있으며,
각각의 엔진은 335 마력의 최고 출력과 51.2kgm의 최대 토크를 뿜어냅니다.
두 개 엔진의 출력과 토크가 합쳐져 허리케인의 최고 출력은 무려 670마력, 최대 토크는 102.4kgm에 이르는데요.
또한, 허리케인에 장착된 두 개의 헤미(HEMI) 엔진은 가변배기시스템 (Milti-Dispacement System)을 탑재하고 있어
운전자의 선택에 따라 4기통, 8기통, 12기통 그리고 16기통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다른 4륜 구동 차량들이 감히 꿈도 꿀 수 없을 정도의 놀라운 오프로드 성능을 가능하게 합니다.
뿐만 아니라, 허리케인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5초 이내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짚 허리케인은 363mm의 최저지상고와 거의 직각에 가까운 믿을 수 없는 각도인 64.0도와 86.7도의 접근각 및 탈출각,
37인치의 대형 타이어를 갖춰 넘지 못하는 장애물이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또한, 짚 허리케인은 스키드 스티어 (skid steer) 기능과 네 바퀴가 모두 안쪽으로 회전이 가능한
토 스티어 (toe steer) 기능을 갖추고 있어 제 자리에서 360 회전이 가능합니다.





허리케인의 또 하나의 자랑은 두 가지 모드의 자동 4륜 구동 시스템인데,
기본적인 4륜 구동의 방식 이외에 뒷바퀴 두 개가 앞 바퀴 두 개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해 회전 반경을 줄여주는 모드와
4 바퀴가 모두 같은 방향으로 회전해 차량이 방향을 바꾸지 않고 게처럼 옆으로 움직여
민첩한 조종이 가능한 모드를 갖춘 획기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탄소 섬유로 만들어진 일체형 차체에 서스펜션과 파워트레인이 직접 장착되어 무게를 줄인 동시에 기능적인 면모를 풍기며, 알루미늄 소재의 스파인(spine)은 아래 부분을 연결하고 하나의 커다란 스키드 플레이트 시스템 역할을 하며
차량 아래쪽을 관통합니다.

실용화하여 쓰기엔 상당히 과한 재주를 갖고 있다는 인상도 주는데요.




허리케인의 성능뿐 아니라 과히 이 차가 드림 카 혹은 콘셉트 카라고 불릴 수 있는 건
바로 조립장난감처럼 개성을 갖고 있는 외관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AUDI Avus quattro




 

아우디 수퍼 카라면 지금은 모두 R8을 떠올리겠지만 20년 전,
도쿄모터쇼(1992년)에서 발표된 콘셉트 카 아부스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당시 도쿄모터쇼는 거품경제의 영향으로 온갖 화려한 콘셉트 카들이 등장하던 시기였음에도 아부스의 존재감을 능가할 모델은 없었죠.







알루미늄 프레임에 알루미늄 보디를 씌운 은색 차체는 ‘실버 애로우의 부활’이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었는데요.
더구나 실버 애로우 경주차들이 활약했던 전설 속의 독일 고속 서킷 아부스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하죠.
미드십에 3열 W12 6.0L 502마력 엔진을 얹고 네 바퀴를 굴려 0→시속 97km 가속 3초,
최고시속 417km/h의 화끈한 스펙을 자랑했습니다.









PININFARINA Ferrari Modulo


 

모든 페라리 디자인이 피닌파리나는 아니죠.
하지만 오늘날 페라리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곳이 피닌파리나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중에는 페라리 모듈로처럼 시대를 앞선 콘셉트 모델도 존재합니다.






이 차의 정식 명칭은 페라리 512S 모듈로 1970년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되었습니다.
당시 페라리는 레이스 인증을 위해 25대의 512S를 제작했는데 그 섀시 중 하나에 새로운 보디를 씌워 콘셉트 카로 만들었습니다.





극단적으로 납작한 보디는 흡사 우주선을 연상시키는데,
페라리의 개성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당시로서는 선도적인 공력 기술이 적용된 디자인이었죠.
캐노피 스타일의 지붕이 통째로 열리며 엔진룸 위에는 V12 5.0L 550마력 엔진 냉각을 위해 24개의 구멍을 뚫어놓았습니다.

modulo의 경우 우주선, 자동차, 배의 형상을 모두 갖고 있는 궁극의 vehicle이라는 인상까지 줍니다.










멀리는 1970년대, 가깝게는 2000년대에서 미래를 구상한 자동차들입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관하여 파격적인 시도를 했기 때문일까요?
오늘 함께 보신 미래형 자동차들은
이젠 오래된 미래 같습니다.

하지만 이런 R&D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기술이 가능한 거겠죠?
다음 기회에는 또 다른 '오래된 미래들'을 소개해드릴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보배드림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