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스 2.0 시승평 +
- 평범하고 얌전한 세단이나 옛 메커니즘의 구세대 차
대우자동차는 로얄시리즈의 후속 모델로 프린스를 발표하면서 로얄이라는 단어를 빼고 프린스시리즈로 정했다.
정중한 모습이지만 둔하고 무겁게 보이기도 하는 스타일과 운동성이 약해 빠르게 변화하는 자동차 성능을 따르지 못했던 단점을 가지고 있던 로얄과의 단절을 원했던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로얄시리즈의 메커니즘이 많이 이어졌고 새시도 그대로 썼다. 그 결과로 됫바퀴굴림 방식도 그대로 써야 했다.
모습은 크고 의젓해 보여 분위기만으로는 편하고 안락한 차로 보인다. 2.OL급 차로는 여유와 품위가 있다. 그러나 민첩하고 기동성 있게 보이지는 않는다. 고성능형으로 보이기 보다는 평범하고 편한 어퍼미들급의 세단으로 보인다.
프린스는 최고출력이 115마력이고 최대토크가 18. Okg · m인 1천998cc의 SOHC엔진을 썼다. 우선 이 수치는 길이가 4.8m나 되고 무게가 1.2kg인 중형차에는 넉넉하지 못하다. 일반 세단으로서의 능력이 충분할까 하는 의문이 생기는 수치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이 수치의 엔진이 중형차의 주류를 이루어왔다.
자동변속기의 기어비도 D레인지 1.000, OD레인지 0.690으로 극히 일반적인 내용으로 설계되었다. 이 내용도 프린스가 평범한 세단임을 말해주면서도 OD레인지가 적절한 기능을 해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게 한다.
서스펜션은 앞이 맥퍼슨 스트럿으로 주종을 이루는 형식이며 됫바퀴는 가장 추종력이 좋은 트레일링 암에 링크를 써 운동성을 보완했다. 보디와의 밀착성만 좋으면 별 문제 없는 형식이다.
뉴트럴에서의 엔진 회전성은 정숙한 편이다. 급회전 때의 레스폰스는 재래식 엔진의 특성이 그대로 나타나 반응이 느리다. 고회전에서의 무리한 모습은 없으나 고회전 상한능력이 낮다. 기계소리는 심하지 않으나 완숙한 편은 아니다. 옛날 엔진이라 압축비가 낮아 박력감이 부족하다.
- 정속주행 부드러우나 고회전에서 회전력 모자라
D레인지로 발진할 때 역시 타임 랙이 있다. 회전이 높아지면서 점차 나가는 힘이 생기지만 리듬이 죽는다. 급가속과 시프팅 리듬이 조용한 주행 때는 아무일 없지만 주행패턴을 바꾸면 리듬이 달라진다. 이런 점을 해소시키기 위해 2단을 쓰면 구동력이 커 시내주행에서 리듬이 흐트러진다. 적절한 기어비를 가진 3단이 없어 급발진이나 시내에서 발빠른 운전이 어렵다. 적당한 스피드가 되면 곧 시프트 업되어 최근 자동변속기 차의 러닝 패턴과 많이 다르다.
최근의 것은 깊이 밟으면 회전이 5천rpm이상 높아져도 시프팅 업되지 않고 저속기어 상태로 내달아 순간가속이 생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포츠모드를 둔 변속기도 있으나 이 형식도 차츰 구형화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모드를 써 급발진시키면 시프팅 업 없이 차가 돌진하는 기능이 있어 급가속 때나 추월 때 큰 도움이 된다. 프린스는 이 기능도 없다.
지방국도에서의 정속주행 때는 부드럽고 충분한 능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앞차를 추월할 때는 약간 어려움이 있다. 액셀페달을 깊이 밟아 급가속시키면 반응이 약간 느려 회전이 어느 정도 올라가야 차가 뛰어나간다. 타임 랙이 여기서도 나타난다. D레인지의 구동력도 강하지 못하다.
고갯길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D레인지로 도전하면 커브를 돌아선 뒤에 머뭇거리고 어느 정도 스피드를 높이면 시프트 업되었다가 커브에서 다시 머뭇거리게 된다. 차라리 2단을 써 액셀페달로 가감하는 것이 주행패턴을 컨트롤하기 좋다. 더운 여름에는 엔진이 과열되거나 변속기오일이 묽어질 가능성이 있으나 더운 여름이 아니면 큰 문제는 없다. 사람이 많이 타거나 가파른 언덕길에서는 무리하지 않는 것이좋다.
고속도로 법정 스피드 한계 안에서는 아주 부드럽고 조용하게 달린다. 시속 160km를 마크하려면 시간이 걸리고 이 스피드 영역을 지나면 숨막히는 현상이 나타난다. 여기서도 3단이 있으면 시속 120km 이상까지 3단으로 끌어주고 D레인지가 바통을 받는 식으로 운전하면 쉽게 가속시킬 수 있다. 스포츠모드가 있고 엔진 고속회전력이 강하면 더 좋은 가속 기능을 끌어 쓸 수 있다.
- 비포장도로 주행성 뛰어난 서스펜션
고속직진 안정성은 약하다. 일반적인 고속상태에서는 나타나지 않다가 초고속 상태로 들어가면 앞이 불안해진다. 고속 직진 안정성에 불리한 됫바퀴굴림이어서 더한 면이 있다. 거칠게 쓴 차나 오래된 차는 이런 현상이 더 현저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이런 불안한 상태로 들어갈 만큼 고속주행능력이 크지 못하다. 고속으로 커브길을 돌아가면 엔진 출력이나 변속기 구동력에 비해 보디가 크고 높아 안정감이 더 약해진다. 비교적 승차감이 좋은 만큼 상하운동도 자연히 커져 불안해진다.
우연히 비포장도로를 만나 달려보았다. 비포장도로에서는 서스펜션이 너무 잘 맞는다. 서스펜션 운동리듬일 전혀 거역되지 않는 상태로 차가 나가고 바운드 처리능력도 평균 이상으로 뛰어나다. 보디의 율동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바른 자세로 뻗어나간다. 스프링과 댐퍼가 따로 세팅된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이런 주행을 자주 하면 휠 얼라이먼트가 빨리 풀어질 가능성이 있다.
스티어링 시스템이 바운딩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는 성격이 나타난다. 포장도로에서 어렴풋이 보이는 현상이다. 차무게와 크기를 감안하면 더 큰 장악력의 스티어 시스템이 필요할 것 같다.
고속에서 스티어링을 과감히 틀었을 때는 보디와 새시 움직임에서 일체감이 강하지 못한 느낌이 전해온다. 급회전 때 역운동 현상이 약간 나타나고 스티어링도 영향을 받는다. 단단한 장악력이 부족하다. 노면이 고르지 못한 곳에서는 스티어링이 라인을 빼앗길 가능성도 있다. 과격한 코너링에서도 이런 현상이 약간 나타난다.
브레이크는 부스터를 키우고 제동 피크를 전반으로 가지고와 초반의 제동력이 왜 좋은 편이다. 록 현상이 생길 정도로 지나치게 강직하지는 않다. 약간 밀리는 현상이 있지만 엔진 박력이 약한 차는 밀리는 듯한 것이 좋다. 밀리는 듯하다가 브레이크 페달을 놓고 액셀페달을 밟았을 때 다음 가속이 바로 생겨 감속한 후 부드럽게 가속할 수 있다. 스피드성이 큰차는 밀리면 좋지 않다.
프린스는 시대에 뒤진 로얄시리즈와 대체된 차이지만 최신 메커니즘의 차는 아니다. 엔진 능력에 비해 차가 무겁고 커활동적이지 못하다. 운동성이 약하고 코너링 기능이 떨어진다. 일반주행 때는 조용하고 자연스런 성능이 보이지만 이 한계를 넘으면 성능은 달라진다. 차가 크고 넓으면서 의젓한 모습을 지니고 있어 평범하게 쓰기에는 알맞은 차다.
+ 프린스 2.0 평점 +
- 모양의 특징 ‥‥‥‥‥‥‥‥‥‥‥‥‥‥‥‥‥‥‥‥‥‥‥‥‥‥ 8.8
중후하고 정중한 모습이 넉넉한 차의 분위기를 보인다. 그러나 메커니즘에 특징이 없어 둔한 차의 인상이 더 크다.
- 엔진 수준 ‥‥‥‥‥‥‥‥‥‥‥‥‥‥‥‥‥‥‥‥‥‥‥‥‥‥‥‥‥ 8.3
구형 엔진이어서 프린스의 보디를 리드할 능력이 모자라고 압축비가 낮아 박력이 부족하다. 고속회전 능력이 약해 상한 스피드가 낮은 편이고 가속에 시간이 걸린다. 일반적인 능력을 지녔고 평범한 환약에서는 좋은 성품을 보인다.
- 변속기 기능 ‥‥‥‥‥‥‥‥‥‥‥‥‥‥‥‥‥‥‥‥‥‥‥‥‥‥‥‥‥‥ 8.2
자동변속기의 일반주행 시프팅 패턴은 좋지만 강한 드라이빙에서는 시프트 히스테릭이 생긴다. 타임.랙이 있고 시프팅 패턴에 현대감각이 없다.
5단 수동변속기는 3단 이후의 고속기어에서 회전력을 높여 끌어가야 시프트 바톤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 현가장치 운동력 ‥‥‥‥‥‥‥‥‥‥‥‥‥‥‥‥‥‥‥‥‥‥‥‥‥‥‥‥‥ 8.3
유연성이 뛰어나 승차감에 도움을 주지만 고속안정감이 약하고 코너링 때 저항력이 뒤진다. 보디와의 일체감이 부족하다.
- 스티어링 능력 ‥‥‥‥‥‥‥‥‥‥‥‥‥‥‥‥‥‥‥‥‥‥‥‥‥‥‥‥ 8.2
보통의 수준이면서 정확성이 있다. 그러나 코너링에서 관성을 극복하는 힘이 약하고 바운딩의 영향을 받는다.
- 브레이크 성격 ‥‥‥‥‥‥‥‥‥‥‥‥‥‥‥‥‥‥‥‥‥‥‥‥‥‥‥‥ 8.4
연한 성품으로 정확성도 있다. 일반주행 때의 가감속 리듬은 좋으나초고속 때는 반 스텝 빨리 대처하는 것이 좋다.
- 주행안정성 ‥‥‥‥‥‥‥‥‥‥‥‥‥‥‥‥‥‥‥‥‥‥‥‥‥‥‥‥‥‥‥‥ 8.5
초고속 상태에 들어가면 안정감이 조금씩 흔들린다. 일반주행 때는 승차감도 좋고 쾌적한 능력을 보인다.
- 코너링 능력 ‥‥‥‥‥‥‥‥‥‥‥‥‥‥‥‥‥‥‥‥‥‥‥‥‥‥‥‥‥‥ 8.2
엔진과 미션이 만들어내는 구동력 크기에 비해 보디가 무겁고 커 기민성이 약하다. 서스펜션 능력이 차의 관성을 강하게 장악하지 못해 과격한 코너링 때는 보디 움직임이 타이어 라인보다 많이 커지면서 관성운동이 살아난다.
- 승차감 ‥‥‥‥‥‥‥‥‥‥‥‥‥‥‥‥‥‥‥‥‥‥‥‥‥‥‥‥‥‥‥‥‥‥‥ 8.7
차체가 길고 무게가 있으면서 서스펜션이 유연해 승차감이 좋다. 고속 때는 불안해진다.
- 완성도 ‥‥‥‥‥‥‥‥‥‥‥‥‥‥‥‥‥‥‥‥‥‥‥‥‥‥‥‥‥‥8.2
변신을 위해 정성 들인 흔적은 보이지만 기본 컨셉트부터 무리가 있어 짜임새가 약해 보인다.
- 총체적 평점 ‥‥‥‥‥‥‥‥‥‥‥‥‥‥‥‥‥‥‥‥‥‥‥‥‥‥‥‥ 83.8
지금의 보디 조건을 그대로 쓰려면 엔진 출력을 키우고 변속기 설계를 다시 하던가 아니면 보디의 군살을 빼 운동성을 높여야 한다. 밸런스가 적당하지 못한 점이 차의 운동성과 기민성을 방해한다. 개성을 무시하고 평범한 세단으로 쓰기에는 좋다.
+ 브로험 단평 +
브로험과 프린스는 보디 크기와 인테리어의 고급성이 다른것 외에는 대부분 같다. 따로 구분해 시승하거나 평가할 것 이 별로 없는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