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란트라 1.8 DOHC 시승기 +

 

- 스포티카 능력의 엔진 살렸으면 더 좋있을 세단

 

 뉴 엘란트라1.8 DOHC엔진은 현대의 다른 어느 DOHC엔진보다 총체적 성능이 한차원 높다. 캠샤프트에 사일런트 샤프트를 연동시켜 소음을 크게 줄인 것은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엔진에 새로 쓰인 메커니즘이다. 소나타에도 이 장치가 있지만 1.8엔진은 총체적 성능과 신뢰도에서 한 차원 높아진 엔진이라고 볼 수 있다. 배기량이 넉넉하고 토크 박력도 좋아 엘란트라의 무게를 완전히 장악한다.


 뛰어난 능력의 엔진에 엘란트라1.5 SOHC에 쓰는 작은 차체를 쓴 것은 소형차의 실용성을 버리고 개성을 살려 새로운 소비층을 노리려는 정책인지도 모른다. 90마력의 출력을 가진 1.5L의 일반 SOHC엔진의 차 보디에 135마력의 힘을 가진 1.8L DOHC엔진을 얹은 것은 스포츠성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브레이크 등의 기능이 이 커진 출력에 대응할 수 있도록 보강되지 못했다.

 

1.8L의 엔진을 쓰는 차는 보통 2.OL엔진의 차와 보디를 같이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더구나 1.8L에 DOHC엔진까지 썼다면 당연히 2.OL배기량 차의 차체를 써야 한다.


 

 배기량이 작아도 출력은 오히려 큰 경우,이런 차는 소비자에게 적은 배기량의 엔진으로 크고 실내가 넓은 차를 탈 수 는 일석이조의 이익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적은 세금으로 큰 차를 탄다는 만족을 줄 수도 있다.


 반면에 엘란트라1.8 DOHC는 출력이 큰 DOHC엔진을 쓰면서도 1.5L SOHC엔진의 작은 차와 같은 보디를 써 특수한 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실망케 했다.

 

 벤츠는 같은 보디에 여러 배기량의 엔진을 쓰지만 벤츠와는 보디 강성이 달라 그대로 따라할 수 없다.

 

- 엔진 출력에 맞는 디자인의 보디 아쉬워

 

 DOHC엔진이지만 엔진 룸에 빈 공간이 많을 정도로 간결한 구조를 보인다. 운전석에 앉아서 느껴지는 정숙성은 놀랄만하다. 운전석 의자는 세미버킷으로 몸을 감아주는 듯한 포용감이 있다. 스피드에 대응하는 의자다. 내장재도 월등하게 고급스러운것을 써 실내 전체 분위기는 상당히 좋은편이다.

 

 엔진 크랭크 샤프트에 사일런트 샤프트를 연동시키는 방법으로 엔진 정숙성을 높인 것도 큰 효과가 있지만 방음처리가 아주 좋아 엔진 룸과 거실 사이의 방음이 좋다. 엔진 전체의 총체적 성능이 높아져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만든 엔진 중에서는 가장 완성도가 높고 성숙성이 보이는 엔진이다.


 

 뉴트럴에서 급상승하는 회전반응이 전혀 구김없이 나타난다. 액셀페달을 밟으면 엔진 회전이 수직 상태로 급상승하면서 뿜어나오는 토크의 기세가 샴페인 병 마개가 터지는 것 같다.


 

 발진 때는 이 차가 패밀리세단이 아니라는 것을 과시라도 하듯 튀어나간다. 1단으로 5천rpm을 넘도록 내달았지만 5천rpm근처에서도 위세가 줄지 않는다. 아이들링에서부터 레드존 부근까지 일직선으로 분출되는 회전력은 도중에 구김이 보이지 않는다. 고회전 영역에서는 기계음이 조금 나타난다.


 

 1단으로 무리 없이 시속 50km가 나온다. 1단 구동력도 강하지만 2단과 3단의 기능은 더 뛰어나다. 가장 중요한 3단은 시속 30km에서 130km까지 커버능력이 있어 스포티카로서의 성질을 십분 발휘해 어떤 상황에서도 최대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3단으로 달리는 성품이 다른 차 4단으로 운동하듯 부드럽고 박력은 2단보다 강하다. 1.5 DOHC엔진의 엘란트라와 같은 기어비의 트랜스미션을 썼지만 엔진 토크가 강해 전혀 다른 능력을 보인다.
 

 4단에서도 엔진의 레스폰스가 좋고 출력에 비해 차가 가벼운 편이어서 순발성이 뛰어나다. 배 나온 남자 4명이 탔지만 무게를 하나도 느끼지 못하고 4단이 3단 역할도 해낸다. 4단으로 달리면 구동력도 강하고 넉넉한 주행특성도 나타나 고속경쟁에서 어떤 차라도 제칠 수 있다.

 

- 박력감 넘치는 엔진

 

 추월 때 4단의 능력은 더 돋보인다. 엔진의 분출력이 좋고 트랜스미션을 1.5의 것을 그대로 써 엔진 힘에 비해 기어비가 좁혀진 셈이어서 각 기어마다 뿜어내는 구동력은 여유가 넉넉하다. 4단의 구동력도 크지만 5단으로도 웬만한 상황에서 대응할 수 있는 제법 강한 구동력이 나온다. 5단으로 달리다가도 급가속이 가능해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다.


 빠른 스피드로 달리던 차가 돌발사태를 만났을 때 경우에 따라서는 브레이크를 쓰는 것 보다 가속으로 탈출하는 것이 더 안전하게 위기를 모면할 수 있다. 힘차게 달리던 단거리 선수 앞에 장해물이 뛰어들었을 때 갑자기 그 자리에 서는것 보다 순발력을 이용해 몸을 틀면서 피해가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것과 마찬가지다. 엘란트라1.8 DOHC는 이런 기능이 있다.


 보디와 마찬가지로 트랜스미션도 1.5의 것을 그대로 썼다. 기어비도 1.5 SOHC 것과 같다. 생산원가를 억제하려고 같은 트랜스미션을 쓴 것이지만 강한 엔진의 힘이 작은 엔진에 맞게 만든 트랜스미션의 내구성을 해치지 않을 것인지는 염려되는 점이다. 90마력의 엔진과 135마력의 엔진에 같은 기어비의 트랜스미션을 쓴 것은 내구성에도 염려가 되지만 커진 힘을 충분히 쓸 수 없는 것도 손실이다.


 

 보통 승용차의 경우 엔진의 힘을 100으로 보았을 때 트랜스미션의 내구성을 130으로 설정해야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균형이 맞지 않으면 눈구덩이나 진흙속에 빠졌다 탈출할 때 엔진의 큰 힘이 갑자기 트랜스미션에 전해지면서 톱니에 손상을 주는 경우가 많다. 험로에서 서툰·기어변속으로 운전하면 톱니가 깨지는 수도 있다.

 

 랠리에서 달리는 차는 엔진보다 트랜스미션에 더 신경을 써 내구성을 크게 높인 것을 쓰지만 그래도 레인스 도중 트랜스미션이 깨지거나 톱니가 파손돼 엉키는 트러블이 많이 생긴다.

 

- 고속기어 박력 돋보이나 서스펜션 뒷받침 어려워

 

 3단에서 5단까지의 달리기 기능은 아주 이상적이고 이질감도 없다. 전체 주행성질이 짜임새가 있고 꽉 찬 성능을 보인다. 88도로를 몇 번 다니면서 여러 패턴으로 질주 테스트를 해보았지만 각 주요 기능이 뚜렷하고 강하게 나타나면서도 단단한 맛이 있다. 어느 기어에 시프트해도 가속반응이 빠르고 여유가 있어 다이내믹하게 차를 운동시킬 수 있다.


서스펜션도 종류와 기본구조가 1.5와 하나도 틀리지 않는다. 그러나 가스 쇽업소버를 써 승차감은 약간 굳어지고 바운드나 롤링안정성이 많이 높아졌다. 가스댐퍼의 강도를 잘 튜닝해 운동량을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게 했고 됫바퀴 토션빔으로 보완한 리지드 서스펜션이 무게에 따른 꼬임 반발작용을 잘 해내는 것 같다.


 스티어링은 1.5보다 가벼워지고 안정성이 좋아졌다. 초고속에서의 코너링은 역시 불안하다. 차의 크기와 무게가 이 서스펜션의 기능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ABS가 옵션이어서 시승차에서는 실험을 해보지 못했다. 브레이크의 제동 성격은 1.5와 마찬가지로 즉시 반응을 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고속으로 달리다 깊이 밟으면 바이브레이션이 생긴다. 고속차에 맞는 패턴의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밀리지 않고 빠른 시기에 록 상태가 된다. 밟는 감촉이 가볍다. 제동력의 피크가 초기에 나타난다. 처음에는 급제동 때 신경을 써야 하겠다.


 

 엘란트라1.8 DOHC는 스포츠성이 강한 엔진을 지녔지만 트랜스미션이 엔진 능력을 커버하기에는 부족하다. 서스펜션과 스티어링 능력도 더 높여야 안전을 도모할 수 있다. 운전 테크닉이 능숙한 베테랑은 요소요소의 약점을 보완해가며 엔진의 큰 구동력을 활용하는 방법을 쓰면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미숙한 드라이버는 과욕을 부리면 안된다. 외국의 경우, 이 정도의 엔진이라면 안정감 뛰어난 하부운동구조를 가
진 스포티쿠페를 만든다.

 

- 모양의 특징‥‥‥‥‥‥‥‥‥‥‥‥‥‥‥‥‥‥‥‥‥‥‥‥‥‥ 8.4

 

실용적인 패밀리세단으로는 대체적으로 좋은 모양이지만 135마력의 엔진을 가진 소형차라면 스포츠성이 강조된 스타일링이 필요하다. 이런 뛰어난 엔진을 단순한 1.5L엔진과 같은 보디를 쓴 것은 큰 손실이다.

 

- 엔진 수준 ‥‥‥‥‥‥‥‥‥‥‥‥‥‥‥‥‥‥‥‥‥‥‥‥‥‥‥‥‥ 9.1

 

 우리나라 엔진 중에 가장 잘 만들어진 엔진이다. 엔진 여러 부문에서 장점이 유감없이 나타난다. 좋은 엔진을 받쳐주지 못하는 평범한 메커니즘과 같이 쓰이고 실용차 보디에 얹혀진 점이 아쉽다.

 

- 변속기 기능‥‥‥‥‥‥‥‥‥‥‥‥‥‥‥‥‥‥‥‥‥‥‥‥‥‥‥‥‥‥ 8.2

 

 보편적인 패밀리 세단의 변속기로 쓰기에도 넉넉하지 못한 평범한 트랜스미션을 질 높고 출력 큰 엔진에 쓴 것은 이론에 맞지 않는다. 안전문제도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 단지 작은 차에 큰 엔진을 쓸 수 있을 만큼 실력이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면 재고해야 할 문제다.

 

자동변속기에 쓴 기초적 전자식 트랜스미션의 파워, 노멀,흘드 모드의 기능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지만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 현가장치 운동력 ‥‥‥‥‥‥‥‥‥‥‥‥‥‥‥‥‥‥‥‥‥‥‥‥‥‥‥‥‥ 8.2

 

 패밀리세단에는 그런대로 적절한 기능을 발휘하지만 고출력 엔진의 차에는 부족하다. 새로 설계하거나 링크로 보완되어야 한다.

 

- 스티어링 능력 ‥‥‥‥‥‥‥‥‥‥‥‥‥‥‥‥‥‥‥‥‥‥ 8.5

 

 스피드성이 강한 엔진의 차로서는 충분하지 못하지만 앞바퀴굴림차이고 큰 엔진 힘을 활용한 구동력으로 앞부분을 리드할 수 있어 스티어링의 장악력은 높다. 코너링 때는 저속기어를 이용해 구동력을 크게 키운 상태로 돌아나가면 스티어링의 리드력을 잘 구사할 수도 있다. 스티어링의 기본적 장악력은 크지 못하다.

 

- 브레이크 성격 ‥‥‥‥‥‥‥‥‥‥‥‥‥‥‥‥‥‥‥‥‥‥‥‥ 8.2

 

 브레이크의 강직성이 고속영역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고속주행 때 록킹이 생기는 제동은 절대로 피해야 한다. 엘란트라1.8 DOHC에는 반드시 ABS를 쓰는 것이 좋다.

 

- 주행안정성 ‥‥‥‥‥‥‥‥‥‥‥‥‥‥‥‥‥‥‥‥‥‥‥ 8.4

 

 엔진출력이 커진 만큼의 초고속 스피드 영역으로 들어서면 직진안정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시속 160km까지는 안정성이 유지된다. 시속 150km이하의 일반주행에서는 엘란트라1.5와 같다.

 

- 코너링 능력 ‥‥‥‥‥‥‥‥‥‥‥‥‥‥‥‥‥‥‥‥‥‥‥‥‥‥‥‥‥‥‥ 8.4

 

 저단기어를 써 큰 구동력이 이끄는 상태로 코너링에 도전하면 다른 차들보다 효율적인 코너링을 구사할 수 있다. 서스펜션에만 의존하는 고속 코너링은 불안하다. 구동력을 잘쓰지 않으면 스티어링의 코스 리드력도 떨어진다.

 

- 승차감‥‥‥‥‥‥‥‥‥‥‥‥‥‥‥‥‥‥‥‥‥‥‥‥‥‥‥‥‥ 8.3
 
 엔진 출력이 큰 것에 비해 승용차도 아니고 스포츠카도 아닌 어설픈 승차감을 보인다. 135마력의 출력이면 서스펜션은 물론 다른 부분에서도 독자의 것을 써 스포티 세단으로서의 기능을 높여야 한다.

 

- 완성도‥‥‥‥‥‥‥‥‥‥‥‥‥‥‥‥‥‥‥‥‥‥‥‥‥‥‥‥ 8.5

 

엔진의 완성도가 좋아진 것 외에는 엘란트라1.5 DOHC와 같 다.
 
- 총체적 평점 ‥‥‥‥‥‥‥‥‥‥‥‥‥‥‥‥‥‥‥‥‥‥‥‥‥‥‥‥‥‥‥ 84.2

 

 멋진 엔진을 써 출력이 커진 것 외에는 총체적으로 더 돋보이는 곳이 없다. 오히려 엔진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살려 활용하지 못하는 점이 총체적 이미지를 해친다. 베테랑 드라이버는 위태위태한 스릴을 맛보면서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맛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