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보셨다는 분들이 계셔서 콩코드편까지 올립니다. 다시한번 당부드리지만 이미 11년전에 작성된 시승기 이므로 당시의 관점에서 읽으셔야 이해하는데 착오가 없습니다. 아무쪼록 많은 분들께서 국산차를 더 사랑하고 올드카들을 멸시하지 않으며 보다 존중하는 마음가짐을 갖게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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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코드 2.0 DOHC 시승기 +
- 구 메커니즘 성능 뛰어나지만 모양 빈약한 중형차
DOHC 엔진을 얹은 기아자동차의 콩코드를 시승했다. 마이너 체인지를 끝낸 92년형 보디에 DOHC엔진을 얹고 ABC와 자동조절댐퍼의 서스펜션을 썼다. 스타일링은 87년 말에 나온 초기의 것과 크게 변하지 않았으나 주요부분의 기능이 크게 높아졌다. 기능의 정확성과 편리성을 위해 여러곳에 전자부품도 많이 썼다.
기아자동차가 승용차 시장에 가담한 후 두번째로 내놓은 차가 콩코드다. 콩코드는 일본 마쓰다의 중심모델인 카펠라를 기본으로 한 차로 마쓰다의 시설과 기술을 지원받아 생산하기 시작했다. 처음 단계에서는 주요 기계와 부품을 대부분 마쓰다의 것을 썼으나 지금은 극히 소수의 중요한 부분만을 제외하고는 모두 국내에서 조달한다.
87년 초가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이 콩코드를 시승했을때 놀람과 기쁨을 함께 받았다. 당시에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던 어느 차보다도 성능이 뛰어나고 완성도가 높았다. 한시대 앞선 돋보이는 기능과 총체성을 지니고 데뷔했다.
국내 최초로 EGI와 자동주행장치도 썼다. 처음에는 국내 소비자의 기호인 중후함과 크기에서 만족을 주지 못했으나 뒤에는 성능이 우수하고 짜임새 있는 차라는 것이 널리 인식되어 풍모와 크기에 상관없이 인기가 좋아졌다.
원래 마쓰다 카펠라의 지난 모델을 받아왔으나 몇 번의 작은 변형을 거치는 사이에 딱딱한 모습은 많이 사라졌다. 그러나 근본 모습은 그대로여서 과감한 곡선으로 변하고 있는 추세에 뒤지는 감이 있다. 스타일링을 일신시키지 못해 DOHC엔진을 얹은 새 모델로서의 임팩트가 크게 부각되지 못한 것 같다.
- 기본엔진이 좋아 DOHC 효과 커
시승용 차를 준비하지 않기로 헀다는 자동차회사의 정책 때문에 시승차를 확보하느라 애를 먹었다. 차는 좋아지는데 정책은 후퇴한다면 좀 어리둥절해지지 않을 수 없다. 매스컴 대책의 정책도 진보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막 출고된 차가 준비됐다. 주인을 찾아가 정중히 예를 올리고 차를 하루 쓰기로 했다. 주인은 끝마무리에 만족치 못 한 곳이 한두 곳 있으니 잘 체크하고 전문가의 입장에서 성능상의 문제가 발견되면 꼭 지적해 달라는 간곡한 당부와 함께 차를 내주었다. 메이커를 위해 지적한다면 떳떳한 일이 되겠지만 오너를 위해 결점을 지적한다는 것은 마음이 약한 사람으로서는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큰 돈 주고 산 차가 실망이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엔진을 걸고 워밍업을 하면서 가볍게 회전을 시켜보았더니 소리가 심상치 않다. 엑셀페달을 밟을 때마다 엔진이 으르렁 거리는 소리가 대단히 소란하다. 그러나 소음과는 다르다. 지하 주차장이어서 소리가 더 컸다. 스포츠카 머플러소리 같았다. 소리만으로도 힘있어 보인다. 기아가 옛날에 한때 조립했던 피아트124가 생각났다.
서둘러 지상으로 빠져나왔다. 밖에서 들리는 머플러음은 훨씬 약했으나 그래도 으르렁대는 박력은 마찬가지다. 강한힘이 넘치는 소리임을 알 수 있다. DOHC엔진이라서 생기는 음이 아니다. 군자교에서 중량천을 따라 의정부로 뚫은 새 자동차도로를 달려보았다. 구리시를 지나 미사리로 가 몇가지 테스트도 하기로 했다.
- 약하던 4단과 5단도 박력 강해져
취재차가 하도 벌벌거리기에 골탕을 먹이려고 시내서부터 대시를 했다. 1단으로 출발하는데 웬만한 사람 정신이 번쩍날 정도로 격하게 내닫는다. 1단 상한능력을 보려고 그대로 내끌었다. 시속 65Km를 마크한다. 5천rpm을 조금 지났다.
다른 DOHC엔진과는 달리 기계음도 적고 회전음도 자극적이 아니다. 승용차 엔진이 맥없다는 평판이 붙은 마쓰다가 이젠 박력 있는 엔진도 만드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2단으로 시프트 업하고 내달으면 어느새 시속 100Km를 넘어선다. 3단이나 4단이 아니고 2단으로다. 순간 돌진이 엄청나 옆에서 달리던 차들이 놀라워하는 표정을 느끼겠다. 3단에 넣고 다 밟으면 서울의 난폭자가 된다. 88고속도로로 들어서 4단, 5단으로 막 내달아 보았더니 이건 기아의 자동차가 아닌것 같다. 기아차는 보통 4단과 5단에서 맥이 없다.
DOHC엔진의 콩코드는 이런 불만이 말끔히 없어졌다. 하기야 출력이 일반 콩코드의 99마력에서 DOHC엔진이 139마력으로 40마력이나 높아졌으니 그럴 법도 하다. 엔진 출력이 커졌다고 그만큼 4단과 5단을 넓혀 놓으면 펀치력이 클 수가 없다. 4단과 5단에 번갈아 시프트해가며 액셀페달을 가감해 보았다. 양쪽 다 펀치력이 크다. 4단과 5단의 펀치력이 커 일반 엔진의 콩코드 트랜스미션을 이 차에 같이 썼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않으면 4단과 5단에서 이렇게 큰 구동력이 나올 수가 없다. 자료를 보았다.
- 욕심 버리고 기어비 좁혀 구동력 강해
그러나 어렵쇼? 급히 자료를 받아 비교해 보니 DOHC엔진차의 기어비가 일반 엔진차의 기어비보다 오히려 더 가깝다. 1단과 2단은 같고 3단에서 기어비가 조금 낮아지더니 4단과 5단에서 많이 가깝게 설정되었다. 일반 엔진의 차가 4단 0.914, 5단 0.717인 것에 비해 DOHC엔진의 차가 4단 0.970, 5단 0.795이다. 기어비가 더 좁게 설계되었다.
처음에는 보내온 데이터가 잘못된 줄 알았다. 다른 자료를 체크했으나 마찬가지다. 베이스 모델인 마쓰다의 것을 비교해 보았으나 그것하고도 다르다. 그대로 넘어갈 수 없어 기아에 전화를 했다. 실험 1부의 이 모 과장이 응대를 한다.
"기아에서 가져온 자료에는 DOHC엔진 차의 3, 4, 5단 기어비가 일반 엔진 차의 기어비보다 더 좁게 되어 있는데 맞습니까?"
"잘 보셨습니다. 가지고 계신 자료가 틀리지 않습니다."
"출력은 커졌는데 기어비는 크로스로 했다는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입니다."
"아니! 보통 같으면 상한 스피드를 높히려고 욕심을 부려 기어비를 넓혔을 텐데요?"
"아닙니다. 이번엔 허세를 부리지 않고 정직한 차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아니, 누가 그렇게 결정을 했습니까? 마쓰다에서 그렇게 하라고 하든가요?"
"아닙니다. 기아 내부 개발 회의에서 그렇게 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허허, 이거 이제는 기아의 여러분들을 존경해야 하겠는데요! 이렇게 현명한 결정을 하다니. 그러면 트랜스미션도 국내에서 손댔나요?"
"물론입니다. 엔진도 많이 손을 댔는 걸요."
"그런데도 그렇게 출력효율이 좋고 소리도 조용합니까?"
"고맙습니다. 이제 칭찬을 해 주시는군요."
솔직히 놀랐다. 허세를 안부리고 양심적으로 실용성 있는 힘을 배분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우리 기술로 이렇게 정숙한 기계를 만들었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다. 출력효울도 매우 높다. 3, 4, 5단이 감당하는 힘의 배분이 지극히 이상적이고 활동 범위도 넓다. 3단 기능은 시속 20Km에서 140까지로 넓어 어떤 상황에서도 차를 구스를 수 있다. 4단의 추월능력은 따를 자가 없다. 5단은 강한 구동력과 주행력을 겸비했다.
- 최고출력 139마력 이상의 힘이 분출
최고속도는 자기 주행력만으로도 시속 190km까지 될 것 같다. 국내에선 이 정도의 스피드도 다 쓰지 못한다. 각 기능이 최고효율을 내면서도 토탈 벨런스가 지극히 높고 조화가 있다. 태백산을 넘어 동해안까지 달려보지 못한 것이 한스럽다.
자동조절 서스펜션이 아주 이상적이다. 전차장치를 써서가 아니라 프로그램 설정이 하드와 소프트의 한계가 뚜렷하게 되어 있고 양쪽이 모두 적정선에 설정되어 있어서다. 시내에서 소프트(노멀)로 세트하고 달리면 제법 유연성이 나타나 중형 승용차가 필요로하는 기분좋은 승차감이 전해온다. 스피드 중심으로 설정했던 옛날 콩코드의 굳은 승차감이 여기서는 사라졌다.
하드에 세트하면 해머로 바퀴를 건드리는 듯한 바운딩이 느껴져 댐퍼가 굳어진 것을 곧 알 수 있다. 코너링에서 버티는 힘이 충분하겠다는 안심감이 생겨 고속에서 핸들을 급히 틀어보았다. 앞이 확 돌아가지만 측면이 묻히지 않고 몸도 기울지 않는다.
꽁무니도 돌지 않는다. 가벼운 카운터 스티어링으로 차가 곧 바로 서고 끄떡없이 제 방향을 잡는다. 댐퍼와 서스펜션의 합동작전도 잘 이뤄진다. 신형 BMW의 맛이 풍긴다. 또한번 놀랐다. 우수한 독일차는 전자장치 없이 기계역학적 원리를 잘 써 양면성을 살리는 노하우가 있다.
서스펜션이 좋으면 브레이크 성능도 돋보이게 마련이다. 고급스러움을 높이려고 제동의 강직성을 억제해 좀 무거운 느낌이 있으나 제동능력에는 지장이 없다. 브레이크와 엑셀페달을 번갈아 써가며 하이 스피드로 와인딩 코스를 달려나가는 와인딩 테크닉에 잘 맞는다.
ABS까지 있으니 139마력 다 써가며 달려도 안심이 된다. 서클을 그리다가 급제동해도 끄떡없이 온 라인 스톱된다. ABS작동음도 잘 모르겠다.
스티어링이 제 구실은 다하나 특징은 없다. 중간무게를 택해 정지해 있을 때 조금 무겁게 느껴진다. 고속에서의 안정감은 조금 모자라는 느낌이 있다. 개선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콩코드 2.0 DOHC는 총체적 성능 결집이 높아졌고, 국산 DOHC엔진의 수준을 확고히 한 차다. 많은 노력이 있었고 결실도 크다. 기아자동차의 신뢰성을 한층 넓혔다. 보디의 마무리 처리가 철저하지 못한 곳이 있어 전체 체크를 다시한다는 소문도 있다. 사실이라면 책임 있는 움직임이다. 신뢰감이 더 넓어진다.
콩코드 2.0 DOHC는 우리의 컨셉트와 기술을 많이 가미해 고출력, 높은 기능의 차로 끌어올리고 코너링에서 폭넓은 안전성을 확보한 스포티한 중형승용차로 발돋음했다. 새 스타일링의 보디를 썼더라면 금상첨화가 되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있다. 멋보다 실익이 우선한다고 보면 된다.
+ 콩코드 2.0 DOHC 평점 +
- 모양의 특징 - 8.3
초기의 콩코드에서 많이 변형되기는 했지만 기본 틀을 바꾸지 못해 윤곽은 그대로다. 메커니즘이 변하지 않으면 스타일링도 바꾸기가 쉽지 않다. 겉모양을 잘 못 바꾸면 주행성능이 바뀌는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모양 때문에 선호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95년 새 모델이 어떤 모양일지 궁금하다.
- 엔진 수준 - 9.0
본래 잘 만들어진 콩코드 엔진을 DOHC 시스템으로 해 출력도 높아졌지만 효율도 좋다. 소나타 2.0 DOHC엔진의 최고출력 146마력에 비해 콩코드 2.0 DOHC는 139마력으로 7마력 적으나 실지로 달려보면 효율이 더 높은 것 같다. 펀치력이 강하다. 기어비가 가깝게 된 것도 도움이 된다. 최고속도가 낮지만 최고속도에 이르는 시간이 짧고 박력도 크다.
- 변속기 기능 - 8.9
변속기 기어비를 출력이 작은 1.8보다 좁혀 큰 구동력을 쓸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도 최종감속비를 4.105로 크게 해 구동력이 강하다. 대신 최고속도가 낮다. 그러나 시속 170Km를 마크할 때까지의 시간이 짧다. 이런 경우 대게 엔진 소리가 커지는 것이 보통이지만 엔진 소리도 심하지 않다. 자동변속기는 기어비가 일반적인 것이어서 구동력이 약해 뻗어나가는 힘이 수동변속기 차만 못하다.
- 현가장치 운동력 - 8.8
서스펜션은 강하고 바운드 억제력이 높다. 고르지 못한 노면을 타고넘는 성능은 좋지만 승차감이 딱딱하다. 고속주행때의 접지력도 떨어지지 않고 코너링 때 버티는 저항력도 좋다. 차의 무게와 서스펜션 운동기능이 잘 맞는다. 댐퍼 강도도 운동성 위주로 돼 안정성이 잘 살고 접지력을 높여준다.
- 스티어링 능력 - 8.7
뛰어나거나 특성이 있지는 않지만 이 차를 리드하기에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와인딩에서 라인을 주도하는 기능이 좋고 정확성도 높다. 차체와 섀시의 결집이 단단해 잘 따라준다.
- 브레이크 성격 - 8.7
페달이 연하고 약간 밀리는 느낌이 있으나 이 차의 스피드를 충분히 제압할 수 있다. 회전 때도 라인을 탄 제동이 가능하고 스핀 위험이 적다.
- 주행안정성 - 8.8
최고속도 안에서는 안정성이 좋다. 서스펜션 운동과 버팀이 좋아 각진 모습의 차가 고속으로 달려도 저항에 의한 흔들림이 별로 없다. 앞바퀴 구동력이 강해 안정성은 더 돋보인다. 서스펜션이 강해 바운딩 소음은 약간 크다.
- 코너링 능력 - 8.8
수동변속기 차의 코너링 능력은 뛰어나다. 3단으로 도전하면 타이트한 커브도 높은 스피드로 크리어할 수 있다. 차체가 높지 않고 아래로 내려앉은 안정감이 있어 자동변속기 차도 코너링 능력은 좋은 편이다.
- 승차감 - 8.6
안정감을 위주로 해 승차감은 다른 차에 비해 떨어진다.
- 완성도 - 8.7
기계 내부의 완성도는 높으나 보디가 옛날 것만큼 강성이 못하다. 거실을 넓히기 위해 보디 조형을 밖으로 몰아낸 이유도 있지만 조립 때 신경을 쓰지 못한 면도 있다. 과격한 운동 때도 흔들림이 나타난다.
- 총체적 평점 - 87.3
모양은 조금 좋아졌지만 내용은 많이 좋아졌다. DOHC를 써 2L차의 기동성을 한층 높였다. 다른 2L차는 콩코드만큼 높은 운동성을 보이지 못한다. 모양이 각지고 외형이 크지 않아 거실이 넉넉하지 못한 것 등 국내 소비자의 취향에 맞지 않는 경향이 있어 판매에는 제한이 따른다. 메커니즘을 잘 아는 사람은 역시 콩코드를 선호한다.
+ 제 원 +
1.8EGI - 2.0 SOHC - 2.0 DOHC 순
길이*너비*높이(mm) 4480*1705*1405 - 4570*1720*1405 <-
휠베이스(mm) 2520
트레드 앞/뒤(mm) 1440*1430
무게(Kg) 1100 - 1150 - 1170
엔진형식 직4기통
구동방식 FF
보어*스트로크(mm) 86.0*77.0 - 86.0*86.0 <-
배기량(cc) 1789 - 1998 <-
압축비(:1) 8.6 - 8.6 - 9.2
최고출력(ps/rpm) 106/5000 - 99/5000 - 139/6000
최대토크(k.gm/rpm) 16.2/2500 - 17.0/2500 - 18.5/4000
연료공급장치 EGI(퍼지시스템)
트랜스미션 형식 MT5 - AT4(록업)
기어비 1/2/3/4/5/R 3.307/1.833/1.233/0.914/0.717/3.166 -
3.307/1.833/1.310/0.970/0.795/3.166 -
2.800/1.540/1.000/0.700/...../2.333
최종감속비 4.105 - 4.105 - 3.700
보디형식 5도어 세단
스티어링 시스템 랙&피니언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스트럿 토션바
브레이크 앞/뒤 디스크/드럼
타이어 185/70SR14
최고속도(km/h) 175.4 - 175.4 - 195
0->100km/h(초)
시내주행연비 (km/V) .... - 12.77 - 11.55
값 920(GXi) 1,125(GLXi) 1,295(GXX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