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차가 좋은것도 아니고 해서... 언제 어디서 만나 친선배틀... 뭐 이런건 생각도 안합니다.
저의 경우, 배틀은... 그야말로 소리소문없이 다가오지요.
(간혹 양카삘 나는, 후미등 파랑색의 고구마통 아반떼 같은거 보면 울컥해서 따라가긴 하지만 말입니다.)
요즘 기름값도 장난 아니고해서 ㅠㅠ 완전 연비제일 모드로 조심조심 가다보면...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뒤에 뭔가가 붙어옵니다.
똥차한테 왜이러나... 생각이 들다가, 너무 찰싹 붙으면 "이건 양아치다" 라고 판단, 걍 무시하거나 왼발 브레이크 밟아서 움찔할때 도망가버립니다 -_-;;; 그 뒤에 제 차를 따라잡던 뒤쳐지든 신경 안씁니다.
그치만, 붙기는 붙되,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제 차 뒤만 졸졸 따라오는 경우에는 "오호~ 꽤 매너가 있는걸" 하고 판단합니다. 그러면 슬슬 속도를 높이기 시작하죠.
그러면서 차선 변경할때 꼭 깜빡이를 넣는지, 무리하게 추월하려고 앞차에 갖다 붙이지는 않는지를 봅니다. 매너 좋으신 분들은, 빨리 달리더라도 다른 차들에게 피해를 결코 주지 않거든요.
이런 분들과 배틀할때는 정말 재밌습니다. 누가 더 빠르다는게 중요하지 않아지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묘한 공감대가 생기거든요. 물론 어딘가에 차 세워놓고 캔커피 마시면서 자동차에 대해 잡담하는것도 정말 재밌습니다. 서로의 운전실력을 마구마구 칭찬해주면서 아주 닭살돋는다는...^^;;;
전에는 어떤분과 12시경에 붙어서, 15분 정도를 경주하다가 편의점 바깥 테이블에 앉아서 잡담했는데, 무려 6시간동안 남자 둘이서 수다를 떨었다는 거! -_-;;
그분은 정말 매너 끝장이었습니다. 초반에 붙었을때는 뭐야~ 싶었는데, 굉장히 젠틀하게 운전하시면서도, 앞섰을때는 감시카메라 가까워지면 비상등도 켜주시고... 감동이었습니다.
제발, 님들아... 배틀도 좋고, 혼자 고속주행 하는것도 좋습니다...
제발 다른 차에 피해주지 마세요. 본인은 운전 잘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은 다른 차들이 사고날까봐 다 피하는겁니다...
적어도 충분한 여유가 있을때, 차선 옮길때 다른차가 놀라지 않도록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고 차선 이동 좀 해주셨음 좋겠구요, (물론 깜빡이는 필수!!) 다른 차 뒤에 바짝 달라붙지 좀 마세요.
공도에서 테일 투 노즈 하는게 잘하는 짓이 아닙니다. 하나도 안멋있습니다.
스스로 운전 잘한다고 대견해하고 있을때, 남들은 그런 차를 그냥 '양아치' 라고 합니다.
(하긴, 매너 배틀이라도, 빨리 달리는 차들을 보면 일단 양아치라는 생각이 들기는 하죠 ^^)
그 공도에는 여러분의 가족들도 같이 달리고 있다는 사실, 제발 좀 명심해주세요.
빨리 달리기보단, 타인을 배려하는 운전을 먼저 해주시길.
그런 분들과의 배틀은, 저도 언제나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