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소개를 받아 1개월만 임시로 어떤 건설업체 현장사무실에

일을 도와드리기루 하공 출근하는데

 

 

앞서가는 공사트럭과 급한 언덕길 덕분으로 반클러치의 압박에 시름하며

 

겨우 도착한 외진 산들래미 현장..


 

시간에 밀려 서서히 추억속으로 떠나려는 이 늦여름 아침 나절...

 

소나기 쏴아~ 쏟아지니깐..

 

좁은 컨테이너 상자로 이루어진 사무실 안으로 비가 뚝뚝 새구..

 

 

그걸 막아준다구 일꾼 아저씨들 두엇분이

 

한참 끙끙 대시고 난 뒤.. 정말 빗방울은 새지가 않았다.. 대신 한참이나 사라지지 않고

 

싸..하게 여운이 남던 가스 냄새.. 그래두 아찌들의 성의가 고마워서

 

꽁꽁 시원한 얼음조각 뜬 냉커피를 타다 드리공~ ㅋ

키가 작으신 소장님꼐 업무에 관한 대강의 깐깐한 설명지도를 듣고

 

이 산속 현장에 어울리지 않는 근무복 갈아입을 곳두 없어서

 

삼실 옆 창고문 꼭꼭 잠그공 화다닥 갈아 입다가

 

무슨 기계들이 그리 오밀조밀 쌓여 있던지;; 그만 정강이를 부딪쳐 동그랗게 멍이 들구..

 

잘 풀리지도 않는 재섭는 멍,

 

 

늦잠을 잔 덕분에 기초화장만 하구 출근한지라 어두컴컴한 창고, 퀴퀴한 냄새를 배경으로

 

쭈그리고 앉아서 잘 보이지도 않고 이상하게 잘 먹지도 않는 화장을 하고

 

사무실로 돌아오니 소장님 미소.. 왈..

 

"괘안으니까 낼부터는 사무실에서 화장하도록 해요." 진작 말씀해주시징.. ㅠㅠ

 


 

선풍기 바람이 녹다 못해 업무 내내 땀이 아슈크림 녹듯.. ㅠㅠ

 

옛날 은행에서 근무할 때가 정말 좋았징.. 여름이면 빵빵한 에어컨에 깨끗한 환경,

 

든든한 탈의실, 청결한 화장실, 미웠지만 지금 너무나 생각나는 다른 직원들..

 

이렇게 화려한 상념에 젖어 "공부한다고 그만 둬버렸지만 그 때가 좋았지.."

 

혼자 투정내공 하다보니 시간은 가고..

 

살그머니 땡볕과 피로에 흠뻑 젖어 졸음이 쏟아지던 그 오후..

 

마악 서류에 깨알같은 글씨가 바로 눈 앞에서 큼지막하게 아른거리려는 찰나,

 

생각난 듯 땡볕을 잠시 밀어내구 다시 쏟아지는 소낙비 소리에 저절로 멍해져,

 

문 밖만 하염없이 내다보구 앉아 있자니..

 

"새참 먹으러 가입시다~"하시는 소리에 후다닥 일어나니 아침 나절에 비구멍을 막아주시던

 

아찌들 중에 한분이 낡은 오토바이 한대에 올라 앉은 채로 기다리시며

 

"걸어가면 덥고 귀찮으니(사무실 윗쪽으로 5분은 걸어야 하는 거리의 식당) 타고 가요"하신다.

 

 

덕분에 이 여름날 다리 품 안팔구 비록 비포장 산길에 들싹~들싹~ 털털대는 오토바이지만,

 

편하고 시원하게 갈 수 있었다. 안전모를 쓴 머리에 흙이 엉겨있구 팔에 느껴지는 아찌의

 

후덥지근한 체온처럼 땀내두 흠씬 풍겨왔지만 괜히 기분이 한결 좋아졌던 그 3시 무렵의 일..  

 

이렇게 더운 여름 날 험한 일 하시는 분들꼐 첫 출근하며 별로 달갑쟎은 생각으로

 

대했던 내 모습이, 바로 몇 시간전의 그 모습이 떠올라 부끄러워져 기사 역할을 자청해주신

 

아저씨꼐 고맙단 인사도 하는 둥 마는 둥, 급히 식당으로 달아났지만..

 

 

새참먹구 그날 종일의 업무 정리, 본사로의 통보, 들어온 자재서류를 어설프게

 

정리하니 삼삼오오 짝을 지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웅성이며 지하수 파이프에 모여

 

세수를 하시는 아찌들.. 

 

 

"미쓔~ 꼭 울 딸래미 생각나게 하네, 오늘 첫날인데 힘들었지? 정리하고 퇴근하자"는

 

소장님의 말씀에 다정다감한 말씀에 나도 옷을 갈아입고 빽을 들구서 인사를 드리고

 

얼른 내 차로 가서 키를 꽂고 에어컨을 틀며 한숨 쉬는데 손부채라든가, 수건부채를 하시며 지나치는

 

아찌들의 모습을 보며 느껴지던.. 에어컨 통기창에 뽀뽀를 하듯 뺨을 댄 우스운 내 모습이란...

 

 

근무를 위해 신었던 구두를 벗구 운전용 핑크색 운동화로 갈아 신고

 

쭉 산길을 타구서 내려오기 시작하는데 


 


울울창창한 숲길속을 달리자니..

 

자재운반 트럭들이 지나가면서 덮어씌운 덕에 깜장차가 흙먼지로 범벅이 되었었는뎅

 

그 먼지들, 흙튀김멍울을 털어주겠다는지 왜 그리 길이 짖궂은지..

 

급한 내리막에 내려설 제, 그 충격으로 수없이 혹사 당하는 허리와 엉덩이,


 

땀을 식힐라공 선루프 열어두고 있었는뎅 온갖 나뭇잎, 풀잎이 쏟아져 드는 자연속의 차..

 

잊지 마라는 듯 목덜미에 내려앉아 옷 속을 파고들어 등까지 내려가는 잎사귀가

 

벌레인 줄 알공 놀래서 허둥지둥..

 

결국 묶어올린 머리를 풀어 벌레 방지를 하다보니..ㅠㅠ

 

어느새 산은 어둠에 밀려 해를 따라 끝이 나공..

 

 

이윽고 국도로 우회하여 곧은 길을 바라보는 순간 어찌나 시원하던지~ ㅋㅋ^^*

 

그렇게 내 차와 같이 녹음이 우거진 산길을 달린 10분여의 드라이브로 긴장과 땀과 짜증으로

 

샤워를 했던 첫날의 일을 여름날의 한 추억으로 가슴속에 묻고 있었다..

 

 

오늘.. 먼지와 땀으로 얼룩진 사무실에 출근하자말자 나름의 수선을 피워 대청소를 해버리구

 

꾸미고 나서 개운한 기분으로 앉아 바라 본 한결 맑아진 컴 모니터 ^^ 

 

오늘은 웬일인지... 아침부터 하늘은 궂게 잠겨서 우울한 듯 말이 없더니

물병에 물이 서리고 습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으로 보아

머지않아서 이 지방에 비가 오시려나 봅니당 ^^

행운 가득한 하루~ 빗길 안운 하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