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으시는분들이 계신가요..

 

그저 저는 별볼일없는 인간입니다.

 

그냥 평범하게 고등학교졸업하고 작은 전문대 하나 나와서.

 

군대다녀오고..전문대출신이라 취직안돼서 그냥 동네 마트에서

 

월급160받고 일하는 그저그런 별볼일없는 인간입니다..

 

제가..스무살때 알게된 저보다 4살어린 여자아이가 있었습니다.

 

어쩌다가 연락하고 어쩌다가 좋아져서..지금생각하면.대학신입생이.

 

중3만나는거였으니..욕들어 마땅하죠..

 

그래도 그당시엔 그아이가 제 버팀목이었습니다.

 

중1때 부모님 이혼하시고..항상 외롭게 살아오고.집에서 용돈한번 못받으면서..

 

새벽엔 신문..저녁엔 편의점..저렇게 5년가까이 살았습니다.

 

어찌어찌 해서..운좋게 전문대 하나 들어가게 됐고..

 

그때 알게된 그 여자아이는 나이가 저보다 한참 어린데도..참.

 

의지가 돼더군요..그래서 사귀게됐었고..6개월쯤 만나던중..

 

전 아버지랑 계모랑 살고있었는데..제가 다컸다고 생각했는데.

 

약간의 지원을 해주시던 저희 어머님이..어느순간 연락을 끊으셨구요.

 

전 그런 어머니를 찾으려고..돌아다니고 수소문하고..하는동안.

 

자연스레 그 아이에게 소홀하게 돼더군요..그 아이는 그런제맘도 모르고.

 

어린나이여서 그랬는데..투정만 부리고..솔직히 짜증났습니다.

 

헤어지자 그랬죠..한달정도를 밤마다 울면서 전화하고..힘들어하는 모습..

 

솔직히 그때의 저는 그애가 힘들어하는 모습따윈 안중에도 없었죠..

 

그러다 자연히 멀어지게 돼고..군대에서 상병7호봉쯤 돼었을때.

 

그애가 생각이 나더군요..희한한건 3년넘는 세월이 지났는데도..

 

그애의 전화번호가 기억이 났습니다..전화했었죠..잘지낸다고.

 

웃으면서 말하는 그애가..그전에 울면서 매달리던 그애라는게.

 

믿기지 않을정도로..너무 밝은모습..전 웃었습니다..남자친구랑 잘지낸다는 얘기.

 

진심으로 그애가 행복히 건강히 잘지내는 그모습이 좋았습니다.

 

제대하고..제대했으니까 한번보자는 그애의말..만났죠..그대로더군요.

 

같이 웃고 떠들고..자연스레 연락 자주하고..그러다 트러블.

 

또 연락이 끊겼죠..그후로 1년6개월가량 흐른 시간뒤..또 어떻게 연락이 닿아서.

 

얼굴한번 보고..집에 데려다주는길에..그아이 아파트.벤치에서..

 

그냥 분위기에 휩쓸려서였는지..아직 마음이 남아있는건지..

 

키스도 하게돼고..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가까워져..연락을 자주하게 돼더군요.

 

그러다 어느날 그애가 밤에 술을먹고.저희집을 찾아왔습니다..

 

쪽팔리더군요..집에있는계모때문에 혼자나와서 사는 저였습니다.

 

그저그런..아니 빈곤층의..그냥 월세집..쪽팔리더군요.

 

이제 그애도 남자를 가려서 만날때일텐데 말이죠..^^

 

이렇게 저렇게 만나던중..제가 어느날 눈이 너무침침해서.

 

안과를 찾았는데..왼쪽 시력이 사라져가고 있다더군요..수술비2천만원.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것 같았습니다..그애가 가장먼저 생각이 나더군요.

 

하루에도 문자만 수십개..잠들기 전마다 자장가 불러달라며 떼쓰는 모습때문에.

 

같이 길을가면 다들 둘이너무 닮았다고 하던 그런 기억때문에..

 

눈물이..한없이 나더군요..앞으로 볼수도 없게될지도 모를..그 왼쪽눈에서.

 

유난히 더 눈물이 나는것처럼 느껴진건..제 착각이겠죠..

 

가끔 밤늦게 저를찾아와 놀라게 하고..그렇게 이쁜모습으로 자고는.

 

출근시간 늦었다며..바쁘게 씻고 화장하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웠는데..

 

예전에 내가했던 실수를 다신 하지않고..가진것하나없지만 ..

 

그래도 그애 하나만은 행복하게 해주고싶었는데..

 

몇일을 고민하다 얘기했습니다..연락하지말자고..얼굴보지말자고.

 

어차피 우리 사귄것도 아니니까..이쯤하자고..너 보기 싫다고..

 

무슨일이 있는거냐고 몇일밤을 캐묻습니다..얘기 안하려고 했는데.

 

제가 술에취한밤..저도 모르게 얘길 했나봅니다..울더군요..

 

그래도 상관없답니다..아무래도 상관없답니다..

 

돈도..집안도..학벌도..미래도 없는 저같은 이기적인 새끼가..그래도 좋답니다..

 

하지만 전 잡지못합니다..저에게 2천만원은 너무 벅찹니다..

 

혼자라면 오랫동안 일해서 모을수 있겠지만..함께있다면..

 

그앨위해서 작은선물하나 해주기 힘들겁니다..밥한번 먹여주기도 힘들겁니다.

 

그 오랜시간을 제옆에서 눈물흘리며 지켜보는 모습을..전 볼 자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보내주려고 합니다..그애를 보내고 혼자서 돈모아서..눈을 치료하겠다는.

 

이기적인 제자신만을 위한 생각을 따르기위해서..보내려고 합니다.

 

돈없고 미래없는 저같은놈 버리고서..집안좋고 돈많은남자 만나서.행복하라고

 

그렇게 그냥 보내주고 싶습니다..

 

그런데..전 너무 이기적인것 같습니다..

 

그애를 보내고나서 눈을치료하는것보다..

 

차라리 한쪽눈만으로도..그애를 담아두고 싶다는 생각이..떠나질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