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레모를 쓰고 절도 있게 경례하는 육군특수전사령부 장병들. 부드러운 재질의 베레모는 평소에 모양을 잘 잡아
둬야 손쉽게 멋있고 강인한 군인의 면모를 표현할 수 있다.

“베레모을 멋지게 쓰는 핵심은 오른쪽 깃이 뜨지 않고 얼굴에 밀착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모름지기 군인은 멋있어야 한다. ‘멋스러움’이란 측면에서 지난해 10월부터 지급된 신형 전투모인 베레모(beret 帽)는 다루기 어려운 대상이다. 잘 쓰면 멋있고 강인한 군인의 면모를 표현하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자칫 잘못하면 ‘요리사’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찾은 곳이 육군특수전사령부. 부대 창설과 함께 베레모 착용의 전통을 이어온 특전인들은 한결같이 ‘베레모는 쓰는 것보다 모양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30년간 베레모를 써 온 특전사 백호부대 주임원사 고현민(52) 원사는 “베레모는 오른쪽 깃이 뜨면 요리사 모자와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 기존에 썼던 캡(Cap)형 모자와 달리 베레모는 부드럽다. 매만지는 데 따라 모양이 잘 바뀌는 만큼 이른바 ‘각’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모양잡기는 베레모를 미지근한 물에 손빨래로 세탁한 후 물기가 약간 남아 있을 때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물기가 남은 상태에서 거울을 보고 마음에 드는 형태로 베레모를 쓴 다음 그대로 벗어 말리는 것. 겨울에 난방용 라디에이터 위에 놔두고 재빨리 말리면 모양이 가장 잘 잡힌다는 것이 고 원사의 귀띔이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도구가 필요하다. 흔히 쓰는 수건을 사각형으로 도톰하게 접은 다음 돌돌 말아 베레모에서 이마와 뒤통수가 닿는 부분에 수건의 양 끝이 가도록 넣고, 수건을 중심으로 베레모를 둥그렇게 말아서 자연 건조시키면 된다. 이래도 모양이 잡히지 않으면 최후의 수단으로 베레모 오른쪽 부분을 다리미로 다리는 방법도 있다.

 모양잡기가 끝났으면 잘 쓰는 일만 남았다. 일단 테두리 부분을 잡은 상태로 머리를 숙여 이마부터 베레모를 덮듯이 쓰면 된다. 이때 모표(계급장)의 오른쪽 끝부분이 왼쪽 눈썹과 위아래 일직선을 이루는 것이 적당하다. 모표가 이마 중앙 부분으로 쏠리는 것은 표준 착용법에 맞지 않는 것은 물론 모양새도 안 좋으므로 절대 금물.

 베레모를 썼으면 테두리 부분이 눈썹과 1㎝ 윗쪽에 수평을 유지하도록 하고 오른쪽 깃이 얼굴에 붙도록 손바닥으로 몇 차례 눌러 주면 된다. 특전사 곽재영(52) 원사는 “예전 전투모와 달리 베레모는 웬만큼 익숙해지기 전에는 거울을 보면서 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베레모에는 모직이 섞여 있어 보풀이 생기기 쉽다. 보풀이 생겼을 때는 일회용 면도기로 살짝살짝 보풀을 긁어 주면 깔끔한 모양을 유지할 수 있다. 너무 세게 긁으면 천이 상할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 이전에는 불로 보풀을 태우기도 했지만 탈색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