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냥 매일 1시간씩 1달정도 연습하는줄 알았는데. 7분을 위한 10개월의 피나는 노력’. 가을 땡볕이 따가웠던 지난 10일 오후 2시 육군특수전사령부 비호부대 연병장. "자~야~얏 ! 와~와”. 440명의 특전용사들이 토해내는 함성이 연병장을 집어삼킬 듯 쩌렁쩌렁 울리고 있었다. 구릿빛으로 검게 그을린 피부, 반짝반짝 빛나는 매서운 눈빛. 내달 1일 계룡대에서 열리는 건군56주년 국군의 날에서 특전무술시범을 보일 특전요원들이다. 이들 특전무술시범단은 여군특전사 8명을 포함해 모두 440명으로 구성돼 있다. 태권도 4단 이상특공무술 2단 이상의 최정예 요원들로 올해 초 각 부대에서 선발됐다. 자체적으로 품세와 겨루기동작을 익힌 뒤 지난달부터는 매일 10시간씩(야간 2시간 포함) 피나는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연신 질러대는 기합으로 목소리가 갈라진 김수정 중사(진)는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결혼한 지 4개월밖에 안 됐지만 신혼의 단꿈을 잊은 지 오랩니다”며 각오를 다졌다. 시범단원들은 대부분 결혼한 기혼자들. 해마다 이맘때면 국군의 날 행사 시범단에 차출되는 탓에 추석 명절은 물론 휴일조차 가족과 함께 오붓이 보내기 힘들다. 하지만 이에 대해 불평 한 마디 늘어 놓지 않는다. 국군의 상징이 곧 자신들이라는 남다른 자부심으로 무장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1972년부터 태권도 시범을 보이며 오늘에 이른 최고의 특전무술시범단이다. 1986년 아시안게임ㆍ88년 서울올림픽 등 크고 작은 행사에서 집단시범을 도맡아 해 왔다. 시범은 그때그때 바뀌지만 크게 연합동작과 겨루기특전사 창안 비호형, 1·2차 격파, 태극기 퍼포먼스 순으로 5가지로 나뉜다. 연병장이 떠나갈 듯 마이크를 잡고 연습을 총지휘하고 있는 선임교관 이선춘(35) 상사는 특전무술의 진수를 이렇게 설명한다. "강인한 정신력과 뛰어난 무술로 최정예특전사만이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군을 대표하고 국민들에게 강인한 군인상을 심어 줄 수 있는 무술이기 때문에 크고 작은 부상 속에도 모두가 대단한 자긍심을 갖고 있습니다." 특전사는 이번 국군의 날 행사에 특전무술시범 외에 천마부대 98명의 집단강하 시범 등을 펼친다. 어느덧 건군 56주년을 맞는 국군. 계룡대에서 장년 국군의 위용을 화려하게 펼칠 특전요원들의 힘찬 구령소리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