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불과 며칠전에 최현함의 진수식 소식을 전해드렸는데, 오늘은 사격시험 소식을 전해드리러 왔습니다.
저도 소식 듣고 깜짝 놀랐는데요. 지난 4월 25일 진수식을 했는데 사흘만(28~29일)에 무장 실사격 시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통상 군함을 건조할 땐, 진수식 후 외장공사를 마무리 하고 지상에 정박한 상태로 성능시험을 한 뒤, 이상이 없으면 비로소 출항해 항해성능시험을 하게 됩니다. 무장시험은 가장 마지막 단계로 여기까지 마쳐야 해군에 배가 인도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상당히 지리한데, 함의 성능이 설계한대로 나오는지, 이상은 없는지 하나하나 확인하며 매우 조심스럽게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시간도 오래걸리고, 초도함이거나 새로운 기술이 많이 들어갈 수록 이 기간은 더욱 길어집니다.
참고로 최현함과 비슷한 크기인 충무공이순신함의 경우 진수식부터 해군 인도까지 약 1년 반이 걸렸습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북한이 군함을 엄청 잘만드는 외계인을 납치했거나, 아니면 굉장히 무리를 하고 있다는 건데요.
작년 말에 지상에서 선체조립 중이던 군함이 불과 반 년만에 진수식을 한 것도 놀라운데 여기서 사흘만에 무장시험을 한다는게 상식적이진 않으니까요.
어쨌거나저쨌거나,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각종 미사일과 함포 등 실제로 무장 사격시험을 했습니다.
지난번처럼 사진들 보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순항미사일, 함포, 기만탄 발사기, CIWS 순입니다.
순항미사일은 화살 1형이나 2형과 달리 길이가 좀 짧고 굵어 보이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함포는 북측이 '127mm 함상자동포'라고 발표함에 따라 그 구경이 드러났습니다. 127mm랍니다. 러시아나 중국에선 사용하지 않는 구경이며 북한 역시 처음 도입한 구경입니다.
기만탄 발사기는 구경이나 모델명은 알 수 없으나 다른 사진을 통해 40연장인 것이 확인됩니다.
CIWS는 지난번에 말씀드린 것과 같이 AK230의 기관포를 AK630처럼 6연장 개틀링으로 교체한 북한 독자모델입니다.
함수 VLS를 통해 발사되는 미사일입니다. 솟아오르는 위치상 함수의 소형 VLS에서 쏘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미사일의 정확한 명칭은 알 수 없으나 그 외형은 지난 2021년경 처음 공개됐던 '별찌-1-2' 대공미사일과 흡사합니다.
이 사진은 지난 2023년 진행된 '무장장비전시회' 홍보영상을 캡쳐한 것으로, 이 미사일과 이번에 발사시험한 미사일의 실루엣이 매우 유사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거리 등 미사일의 구체적인 성능은 공개된 바 없습니다.
첫 사진에서 봤던 순항미사일로, 연돌 뒤 대형 혹은 중형 VLS에서 쏘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옆으로 날아가는 불꽃 하나는 발사관을 빠져나올 때 사용되는 사출모터입니다.
확실히 화살 1,2형과는 다소 다르게 생겼습니다.
뭔가 짧고 굵은 느낌? SLCM(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인 불화살 시리즈일 수도 있어보입니다.
사실 우려되는 사진은 이건데요.
위에서 쏘아올린 순항미사일과는 다른 생김새를 지녔습니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형상이구요. 문제는 그 형상이 러시아의 지르콘이나 미국, 우리나라가 개발 중인 극초음속 미사일과 유사하다는 겁니다. 실제로 조선중앙통신도 초음속 순항미사일 발사시험을 했다고 발표했구요. 저 미사일의 성능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긴 하지만, 만약 구축함급에서 초음속 순항미사일을 날려대는게 현실화됐다면 우리나라 킬체인을 재고해봐야 하는 중요한 사항입니다.
역시 초음속 순항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의 모습이구요. 위치상 연돌 뒤 중형VLS에서 쏘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최현함에는 소형, 중형, 대형, 초대형 총 4종의 VLS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이중 소형이 MK41 정도의 크기입니다.
여기까지 봤을 때 뭔가 이상한 점이 하나 있는데,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포함한 무장실사격 시험인데 무려 연안에서 하고 있다는 겁니다. 아니, 저 정도면 연안 정도가 아니라 남포항 바로 앞, 대동강 하류에서 사격을 한 겁니다.
실제로도 남포항 시설물이 그대로 보이기도 하구요. 아직 추진체계가 불완전한 걸까요.
연달아 두 발을 쏘고 있죠. 이 정도면 사격시험이 아니라 화력시범 수준입니다.
그나저나 합참은 왜 아무말도 안했던 걸까요. 저렇게 많이 쐈는데..
이건 최현함의 전자장비가 잘 보이는 사진이라 가져와봤습니다.
마스트 상단에서부터 모델명을 알 수 없는 항법레이더 2기와 압록급에 달린 것과 같아보이는 레이더(대수상 및 2차원 대공)가 확인되며, 위상배열안테나와 그 사이 EOTS로 보이는 장비도 보입니다. 위상배열안테나 구조물 위와 김정은 옆에 보이는 상자형 구조물은 사통레이더일테구요. 확실히 크기가 작습니다.
정리하면,
사실 VIP가 오는 진수식에서 군함의 정리된 모습을 보여주는 건 동서양을 막론하고 흔히 볼 수 있는지라 딱히 별 생각은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니까요. 진수식 끝나고 다시 작업 중인 상태로 돌아가는 배를 보면, 이럴거면 뭣하러 진수식 하나 싶기도 할 정도?
그런데 북한은 진수식을 무슨 취역식 정도로 생각했던 걸까요. 사흘만에 사격시험은 솔직히 상상도 못했습니다. 정상적으로 가동은 하는건지 의구심이 들기까지 합니다.
뭐, 망하면 우리야 좋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