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해방 직후 건군(建軍) 과정서부터 155㎜포가 표준 곡사포였다. 이를 토대로 K9 자주포도 개발했다.
K9은 세계 최고 수준의 자주포지만, 육군 군단급 부대 담당 영역이 넓어지면서 기존보다 포탄을 더 멀리 쏘아보낼 필요가 커졌다. 

사거리를 늘리는 방법은 △장포신 또는 고에너지 추진장약으로 포구 속도를 증대 △보조추진 장치로 포탄 속도를 높이기 △공기역학적 형상설계로 저항을 줄이거나 초음속 비행구간 동안 연소가스를 탄의 바닥으로 유출시켜 항력을 줄이는 것이다.

방위사업청은 이 중에서 세번째 방법을 내세웠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16일 제163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개최, 155㎜ 사거리연장탄 최초양산안을 심의·의결했다. 지난해 12월 체계개발 완료 직후 본격적인 양산체제에 돌입하는 셈이다.

현재 K9 자주포에서 쓰이는 포탄은 KM107, KM549A1, K307이다. KM으로 시작하는 탄은 국내에서 면허생산한 미국산이다. K로 시작하는 탄은 순수 국산이다. 모두 풍산에서 만든다.

KM107은 1910년대 프랑스에서 만든 포탄을 미국이 면허생산하다 1950년대 개량한 M107의 국내 생산품이다. 

 

개발된 지 100년이나 될 정도로 구식이고 사거리가 18㎞에 불과하나 생산비가 저렴해서 국내에서도 대량생산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에도 많이 쓰인다. 지난해 미국의 요청으로 복잡한 과정을 거쳐 우크라이나에 50만 발 이상이 넘어갔다.
KM549A1은 1970년대 미국에서 개발된 M549A1을 국내에서 만든 사거리 연장 고폭탄(HE-RAP)이다. 포탄 하부의 로켓추진제가 발사 후 7초 뒤에 점화된다. 이를 통해 최대 30㎞ 떨어진 표적을 타격한다.

다만 탄두중량과 거리의 상관관계 때문에 멀리 날아가는 대신 탄두 중량이 적고, 사거리가 늘어났지만 로켓 추진을 제어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서 오차도 커졌다.

지난 1999년 국내 기술로 개발한 155㎜ 곡사포용 항력감소 고폭탄(BB HE) K307은 사거리를 40㎞까지 늘렸다.

K307은 포탄이 비행할 때 탄의 바닥에서 발생하는 항력을 제거하는 장치를 장착하고 탄체를 유선형으로 설계했다.  항력감소제를 연소시켜 탄의 바닥 쪽으로 연소가스를 배출, 탄두중량을 크게 줄이지 않고도 사거리를 늘렸다. K9 자주포가 수출될 때마다 K307도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에 양산될 신형 사거리연장탄은 K307보다 사거리가 35% 이상 늘어난 형태다. 장약을 최대로 사용하면 60㎞까지 날아갈 수 있다.
K9 자주포에서 신형 사거리연장탄이 발사되고 있다. 방위사업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