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맨눈 구분 어려운 북한 ‘나뭇잎 지뢰’ 주의”

입력2024.07.17. 오후 3:50 
 
수정2024.07.17. 오후 4:04
합참 “여느 해보다 북한 지뢰 유실 가능성 커
하천 주변 활동 주의·수상한 물체 만지지 않아야”
나뭇잎 지뢰. 국방부 제공
나뭇잎 지뢰. 국방부 제공

합동참모본부(합참)는 북한이 최전방 비무장지대에서 묻고 있는 지뢰 일부가 집중호우 때 남북 공유하천을 따라 남쪽으로 흘러내려 올 가능성이 있다며 하천 주변 활동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합참은 17일 “북한군은 지난 4월부터 비무장지대(DMZ) 북쪽 지역에서 지뢰를 매설하고 있다. 기존에 매설된 지뢰는 수십만발 수준이고 최근 새로 묻은 지뢰를 수만발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북한군은 큰비를 앞두고도 지뢰 유실 방지를 위한 사방공사 같은 안전 조처 없이 지뢰를 땅에 파묻기만 하는 것으로 포착됐다. 이에 군 당국은 지뢰가 남쪽으로 살포되도록 의도된 매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북한쪽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이 매설할 지뢰를 옮기고 있다. 국방부 제공
북한쪽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이 매설할 지뢰를 옮기고 있다. 국방부 제공

합참은 북한군이 지뢰를 매설한 지역 중 일부는 임진강, 역곡천, 화강, 인북천 등 남북공유하천과 연결되어 있어, 북한 지역에 폭우가 내릴 경우 수위 조절을 이유로 황강댐 수문을 열 경우 근처에 대충 묻어둔 지뢰들이 유실돼 남쪽으로 떠내려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합참 관계자는 “의도적이든 자연 유실이든 하천을 따라 북한 지뢰가 내려올 가능성이 예년에 비해 높다. 국민들께서 하천 주변 활동에 각별히 유의하고 지뢰로 추정되는 수상한 물체를 발견하면 절대로 만지지 말고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서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나뭇잎 지뢰. 국방부 제공
나뭇잎 지뢰. 국방부 제공

북한에서 떠내려올 수 있는 지뢰로는 나뭇잎 지뢰, 나무 상자에 든 목함지뢰 등이 꼽힌다. 최근 북한이 ‘나뭇잎 지뢰'를 매설하는 움직임이 파악됐다. 이날 군 당국은 과거 집중호우 때 북한에서 떠내려온 적이 있는 북한군 목함지뢰, 나뭇잎지뢰 모양을 공개했다.

나뭇잎 지뢰 크기를 휴대폰과 비교한 모습 국방부 제공
나뭇잎 지뢰 크기를 휴대폰과 비교한 모습 국방부 제공

합참 관계자는 “겉모양이 나뭇잎 같은 나뭇잎 지뢰는 맨눈으로 보면 나뭇잎과 구분이 쉽지 않다. 비가 그친 뒤 물이 빠질 때 물가에 지뢰가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군은 지뢰 유실이 고의든 실수든 최근 북한이 말한 대북전단 대응 방식 변화의 여러 유형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보고 대비하고 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6일 담화에서 “(대북전단 살포가) 계속될 경우 우리의 대응 방식의 변화가 불가피하게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은 지뢰 유실 외에도 북한이 무인기 운용,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풍선 부양 원점에 대한 공격, 대북전단 조준 사격 등을 감행할 수 있다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군 목함지뢰 내부 모습. 국방부 제공
북한군 목함지뢰 내부 모습. 국방부 제공

북한군 목함 지뢰 외부 모습. 국방부 제공
북한군 목함 지뢰 외부 모습. 국방부 제공

지난 4월부터 북한은 비무장지대 일대 경계 강화를 위한 수풀제거 작업 및 대전차 구조물로 추정되는 방벽 건설과 지뢰 매설을 병행하고 있다. 지뢰 매설의 일차적 목적은 북한 군인·주민의 월남 귀순 차단으로 보인다는 게 군의 판단이다.

국방부는 이날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최근 북한군 동향 자료를 통해 “북한군은 폭염과 장마에도 전선 지역에서 지뢰매설, 불모지 조성, 방벽 설치 등의 작업을 수개월 동안 지속하고 있다. 작업 중 10여차례의 지뢰폭발 사고와 온열 손상 등으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무리하게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북한군은 임시형 천막 등 열악한 숙소에서 생활하며, 휴일이나 병력 교대 없이 하루 평균 12~13시간씩 작업을 계속하고, 밤샘 작업도 하고 일부 지역에선 여군도 작업에 동원된 것이 확인된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열악한 작업환경에서 북한군의 우발적 귀순 가능성과 함께 작업 중 군사분계선 침범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