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말을 맞아 눈팅하러 왔다 회원님들과 토론했던 것이 생각나 또 포세이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아시다시피 지난주에 P-8A이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다음주 중으로 3대가 추가로 도착할 예정이고, 이로써 1차분 6대 도입이 완료됩니다. 1차분 계획이 6+2대 였는데 +2 소식은 아직 없네요; 암튼 P-8A의 이같은 도입은 P-3CK 도입 때를 생각하면 상당히 신속하다 할 수 있습니다.
해군도 여기에 발맞춰 포항기지에 P-8A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격납고도 신축해놓았죠.
일견 도입준비가 착착 진행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선 기사 하나 보고 오시죠.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121114150003827
"3,000억 원 투입한 해군 초계기, 제대로 쓸 기지 없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란 말입니까.
포항기지에 격납고까지 지어놨다면서 제대로 쓸 기지가 없다는게 무슨 소리인가요.
안타깝게도 사실입니다.
포항기지의 활주로 길이는 2100m급으로, 최대이륙중량(MTOW)이 737-900ER급인 P-8A 포세이돈의 성능을 100% 뒷받침하기 어렵습니다. 보잉측 자료에 따르면 737-900ER의 MTOW 이륙거리는 9600피트, 약 2900m 수준(섭씨 15도, 마른 노면, 해수면 기준)입니다. 즉 현재의 포항기지 상황으로는 포세이돈에 연료나 무장을 덜 실어야지만 안전한 이착륙이 가능합니다ㅠㅠ
그럼 포항기지 활주로를 늘리면 되는것 아니냐! 싶지만, 포항기지 주변은 산과 도시, 공장으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서쪽에 있는 산은 이미 표고를 30m나 절개한 상황이고, 동쪽에는 제철소와 민가가 있습니다. 그래서 해군도 활주로 연장을 시도했지만 끝내 무산된 상황입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140825065500043
"軍-포항시, 포항공항 활주로 4m 높이기로 합의"
서론이 길었는데요.
포항기지 확장은 불가능합니다. 그렇다고 슈퍼카를 농로에서만 탈 순 없는 노릇!
한번 대안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간단하게 특징과 장단점들을 열거하겠습니다
1. 제주공항
너무 유명해서 말이 필요없죠.
포항기지와 함께 초계기가 작전하는 유이한 곳이고, 전략적 위치도 매우 양호합니다.
포세이돈 배치 0순위인 곳입니다.
장점 : 충분한 비행장 규모, 해군항공대 시설 있음.
단점 : 포화상태인 민항기 슬롯, 해군항공대 시설이 P-3CK에 맞춰져 있어 개보수 필수(주기장에 못들..)
2. 무안공항
목포공항을 대신하기 위해 건설된 무안국제공항입니다.
네, 양양공항과 함께 텅 빈 공항 투톱을 달리는 그 공항 맞습니다. 다행히 최근에는 국제선 노선을 유치했다고 해요.
목포공항이 헬기전용작전기지로 지정된 후, 그곳에 배치됐던 해군 훈련비행대의 카라반II가 전개해 있기도 합니다.
활주로는 2800m급 1본인데, 국제선 활성화를 위해 내년까지 3100m급으로 연장한다고 합니다.
장점 : 충분한 비행장 규모, 확장 가능성 높음
단점 : 해군항공대 시설 없음, 군공항 반대 여론(포세이돈이 생긴건 여객기니까 어떻게 비벼보면..;;)
3. 양양공항
속초공항과 강릉공항을 통합하기 위해 중간에 건설한 양양공항입니다. 결국은 아무도 찾지 않는 공항이 되어버렸습니다만;
보시다시피 공항이 참 단촐하게 생겼죠. 우리나라 국제공항 중 유일하게 평행유도로가 없는 공항이기도 합니다.
평행유도로가 없단 얘기는 이륙할 때 활주로를 따라 끝까지 가서 유턴 후 이륙한단 얘깁니다. 착륙할 땐 그 반대.
당연히 활주로 가동률이 크게 떨어집니다..만, 어차피 취역한 노선이 손에 꼽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닙니다.
참고로 서퍼비치로 유명한 양양 하조대 해변 인근에 있습니다.
장점 : 양호한 비행장 규모(2500m급), 확장 가능성 높음
단점 : 평행유도로 없음, 해군항공대 시설 없음, 군공항 반대 여론 조금?
4. 강릉기지
양양공항 개항 이후 민간공항이 폐항돼 현재는 군전용 공항으로 운영중인 강릉기지입니다.
사실 여기는 제 희망섞인 대안입니다 ㅎ;
강릉기지는 KF-21의 첫번째 기지로 거론되고 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KF-21이 F-5보다 덩치가 훨씬 큰만큼 기지 시설을 개보수하지 않을까요? 그 때 해군도 같이 비벼보면 어떻게 안될까 싶기도..ㅎ;
다만 양양공항과 달리 활주로가 동서방향(08-26)이라서 항공기 이착륙에 제약이 있습니다. 서쪽에는 거대한 태백산맥이 자리잡고 있어서 웬만하면 26번 활주로로 이착륙을 합니다.
장점 : 충분한 비행장 규모(2700m급), 공군 부대시설 공유가능
단점 : 해군항공대 시설 없음, 지형문제로 항공기 이착륙 제약
5. 여수공항
전남 여수에 있는 여수공항입니다. 가끔 여수에 공항이 있다는 걸 모르시는 분도 계시더라구요.
사실 대안이라 하긴 힘든게, 활주로가 포항과 같은 2100m급입니다. 그래도 이쪽은 활주로 연장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여수 엑스포 당시 대형기 취항을 위해 400m 연장을 추진하기도 했구요. 무산됐지만요;
해경 항공대가 배치되어 있어 회전익기와 CN-235가 오고간다는 점(가재는 게편)과 주변이 바다와 전답이라는 점도 가산점입니다.
장점 : 확장 가능성 높음, 해경항공대 시설 공유 가능
단점 : 해군항공대 시설 없음, 확장을 안하면 포항과 같음
6. 김해공항
김해공항입니다. 말이 필요없는 곳이죠.
해군도 이미 검토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여긴 그냥 포세이돈만 갖다 놓으면 됩니다. 격납고를 지을 수 있으면 좋고, 아니면 그냥 전개만 시켜도 되구요. 단, 공군기지에 얹혀 지내는게 괜찮다면요.
규모 충분하고 기반시설, 정비시설 모두 있습니다. 단지 해군 것이 아닐 뿐이죠.
그리고 악명높은 서클링 랜딩만 견뎌낼 수 있다면야..
장점 : 충분한 비행장 규모, 기반시설 충분
단점 : 확장가능성 낮음, 시설이 해군 것이 아님, 지형관계로 항공기 이착륙 제약
7. 기타
언젠간 이전할 수원공군기지도 생각해 봤습니다. 지금의 3배 규모라는데, 지을 때 해군항공대 공간도 좀 사바사바하면..
다만 화성이 유력하다는데, 남해나 동해와 거리가 멀어진다는게 조금 아쉽죠. 언제 지어질지 모른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현재 건설 중인 대구경북신공항도 생각해봤습니다. 거기도 크게 짓는다는데, 짓는 김에 숟가락 하나만 얹어보면 어떨지.. 바다는 안보이는 내륙이지만 뭐.. 포항보단 낫지 않을까요?
새만금신공항은... 제발 그딴짓 하지 않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