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실장의 발언은 미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 같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발 물러가 러시아를 우리편으로 만드는 것이 전쟁을 피하고 평화를 지키는 중요요인이라고 합니다. 

 

"38선은 휴전선, 국경선 아니다"…전쟁 재발 가능성

  •  민대호 기자
  •  
  •  승인 2024.06.21 13:56
 

한반도 휴전 상태는 세계 유일…전쟁 재발 위험
장호진 NSC 실장 "우크라에 무기 지원 검토"
푸틴 "한국 아주 큰 실수" … 북한에 무기 지원 시사
"북러 조약 오판…한반도 전쟁 자초할 수도"
尹정부 외교팀 문제 잇따라…교체 필요성 제기돼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왼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왼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38선은 휴전선이다. 국경선이 아니다."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즉각 경고를 하는 등 분란이 이는 가운데 북한 사정에 정통한 대북 전문가는 이같이 주장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휴전 상황인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빌미를 우리 정부가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북러가 군사동맹에 준하는 내용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이하 북러 조약)을 체결한 것을 규탄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문제는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전까지 우리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살상 무기 지원은 하지 않겠다고 원칙을 유지해 왔다. 그런데 북한과 러시아가 체결한 북러 조약에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이 담겨 있어 한반도를 위기 상황에 놓이게 했다며 맞대응 차원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북러 조약에 '침공받았을 때 상호 군사적 원조' (자동군사개입)를 인정하면서도 남북 간에 그러한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조약상 군사적 원조는 오직 침공, 군사적 공격이 있을 때 적용되기 때문에 한국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며 "내가 알기론 한국은 북한을 침공할 계획이 없기 때문에 우리의 이런 분야의 협력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다른 나라와도 유사한 조약을 맺고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한국이 살상 무기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것은 아주 큰 실수"라며 "러시아도 제3국에 무기를 공급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면 북한에 고도의 무기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 사정에 정통한 장백산 해외동포지원사업단 이사장은 20일 북한 전문 매체 '더디엠지(THE DMZ)'와의 인터뷰에서 "푸틴 방북이 가져온 가장큰 수확은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인데 정부가 오판해 오히려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한이 자위적 차원의 핵을 보유해 전쟁을 억제하는 가운데 푸틴 대통령이 방북해 미국의 공군력과 정찰위성 등으로 북한(지도부)을 위협하는 것을 막는 안전판을 제공해 북한의 대미 무력 시위를 중단시키는 등 한반도에서 전쟁 가능성을 사라지게 했는데, 우리 정부가 이번 북러 조약의 본질을 잘못 이해해 러시아를 자극하고, 북한이 대리 공격을 할 수 있는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장 이사장은 "북러 조약은 푸틴 대통령이 말했듯 북한이 침략 당하면 군사 원조를 한다는 것으로 한국이 먼저 북한을 침공할 계획은 없지 않느냐"며 "제3국인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보낼 경우 러시아도 가공할 무기를 북한에 전하면 한반도에 위기가 고조되고 자칫 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장 이사장은 "5500년 전의 주역(周易)에 따르면 한반도에서 3차 대전이 일어나고 세계 역사가 정리된다고 하는데 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관계를 보면 남북한의 대결 상황이 그런 흐름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이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을 결심만 하면 종식시킬 수 있지만 북한은 결코 통제할 수 없다고 했다. 미국은 북한을, 노동당의 사고방식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간접적으로 무기를 보내는 것이나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밝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직접적인 무기 지원은 미국의 조치에 따라 진행된다. 따라서 장 실장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발언은 미국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유추할 수도 있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오판으로 인해 한반도에 전쟁일 일어나면 가장 큰 피해는 남북이 입겠지만, 실제 전쟁 가능성은 희박하다. 북한이 핵을 갖고 있고, 전쟁의 파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세계가 한반도 전쟁을 막을 것이기 때문이다. 

장호진 실장의 우크라이나 무기지원 발언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러시아와 북한이 무력이 아닌 '경제'를 무기로 한국을 흔들면 우리 경제는 치명상을 입게된다.

가령 북한이 드론이나 무인기를 인천, 김포 공항에 띄우면 항공은 마비된다. 러시아와 북한이 사할린 지역에서 합동 군사훈련만 해도 제1 수출국인 미국 등으로의 수출길은 막힌다. 기후 온난화로 세계 경제의 운송 통로가 되고 있는 북극항로를 한국은 이용할 수 없다.

'수출'로 경제를 이끌어가는 한국은 생명선인 수출길이 막힐 경우 경제는 곤두박질 친다. 군사 충돌보다 국민에 미치는 충격은 현실적이고 훨씬 크다.

오늘날 군사·전쟁은 경제와 직결돼 있다. 한국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적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 군사충돌 가능성과 경제 피해를 자초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우매한 국가 정책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과도한 친미, 친일 행보로 인한 문제를 지적하며 균형외교, 실리외교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현 정부의 외교, 대북정책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을 포함한 외교팀의 교체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