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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늘 퇴근길에 신호 대기중 뒷차에 받혔습니다.


조수석 아주머니가 폰을 떨궈서 운전자 아주머니가 같이 보시다가 받았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차는 스파크인데 받히는 순간 범퍼는 깨졌겠구나 싶을 정도의 충격과 소리가 났습니다. 허리가 바로 살짝 뻐근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였고요.


그런데 내려서 보니까 멀쩡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어떡하나... 혹시나 물리치료 정도는 받을 수 있으니까 20만원 받고 보내드려야겠다 생각하고 말씀 드렸더니

"멀쩡해 보이는데 10만원에 해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음..  하고 생각하다가

일단 사진 찍고 블박 영상 찍고 번호 받고 보내드렸습니다.

저도 아이 찾으러 가야해서 늦기도 했고요.


그런데 가면서 생각해보니 범퍼 속을 한 번 보기는 해야겠다 싶더라고요. 범퍼는 들어갔다 나오지만 속은 깨질 수 있다는 말을 들어서요.

실제로 소리가 범퍼 소리를 넘어서 쇠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났거든요.


결론은 내일 일어나서 허리 상태 보고, 점심 시간에 카센터 가서 범퍼 속에 보고 별 이상 없으면 현금 이체 받고 마무리 지으려고 합니다. 혹시 속에 수리가 필요하면 금액에 따라서 가해자분께 보험처리 하실 건지 여쭤보고, 하신다고 하면 그쪽 보험으로 처리하면 되겠죠? 설마 배째라는 없겠죠? 애매한 사고라서 잘 모르겠네요..


(별 이상 없으면 현금 20만원 받는 게 과할까요? 범퍼끼리 툭 부딪치는 거면 그냥도 보내드리겠는데 온 몸이 들썩 할 만큼 받혔거든요... 욕심이 과한 건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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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하 결 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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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어린 댓글들로 마음 단단하게 먹고 오늘 아침 외출 달고 정비소 갔습니다!
가로로 기스가 난 것 말고는 범퍼 안 쪽으로 이상은 없어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정비사 말씀으론 만약 손댄다고 한다면 도색 30만원 정도 들 거라고 하더군요.


가해 아주머니께 전화드려서 "도색이 30만원 정도 나온다고 한다, 그러니" 까지 말했는데 갑자기 화를 내시면서


해도 너무한 거 아니냐, 다들 운전 하는 입장인데 그 정도 받은 걸로 뭘 보험 접수를 하고 그러냐, 어제 조수석에 폰 떨어뜨린 사람이 10만원 줘서 자기 10만원 보태서 20만원에 처리하면 안 되냐, 그정도가지고 무슨 이렇게 일을 처리하느냐 


라는 식으로 쏘아대시더라고요...


제가 병원에 입원하길 했나요 합의금을 크게 달라고 하길 했나요, 저는 아주머니 보험료 오르실까봐 30만원 정도면 직접 하시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알아보시라는 취지로 전화드린건데 이렇게 화를 내시기 기분이 나빠서라도 병원에 입원해야겠다, 대인 대물 접수 다 하시라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그래요 마음대로 하세요 보험처리 하세요 접수해드릴테니까 알아서 하세요


그러시고... 끊었습니다.


하....

근데 통화 중에 제가 답답해서 남편분 통화 되냐고 여쭤봤는데 없으시다는 겁니다...

감정적이시고 또 그만큼 직설적이고 솔직하시고,,, 심지어 남편분도 없이 혼자 사신다는 말을 듣고 나니 안 그래도 불편했던 마음이 더 불편해지더라고요... 어머니 나이 정도 되시는데 뭐랄까 문자도 맞춤법 다 틀리시고(오타가 아니라) 이러니 괜히 마음이 더 어려워져서...

달아주신 댓글들 보면서 심기일전했는데..

차도 이상이 크게 없고 몸도 괜찮고, 아주머니의 돈 몇 만원에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보며 마음 쓰이던 것까지 떠올리니 도저히 뭐 더 안 되겠더라고요.


다시 전화해서 차는 제가 컴파운드로 문질러서 처리할테니까 20만원 입금하시고 정리하시라고 그랬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전화 끊으면서 "선생님 정말 고맙습니다"하는데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깔끔하게요..


퇴근 하려다가 생각나서 결론 추가했습니다..


원래 제가 몰던 티볼리를 아내가 몰고 다니는데 티볼리 뒷범퍼를 주차하다 찍은 게 있어서 평소에 누가 살짝 안 박아주나 하고 있었는데 갓 1만 8천 키로 탄 스파크 뒤를 받혔네요.... 무사고가 좋지만 혹여나 뒤를 콩 받힐 일이 생긴다면 티볼리를 기대하며.... 공감의 댓글들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제가 과한 청구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