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막걸리집의 추억들

막걸리 추억 / 詩 - 장운기

도르래 없는 미닫이문

발판엔 철삿줄이 끊겼다.

투박한

탁자와 의자

어두운 실내조명

시끄러운 소리


찌그러졌지만, 아직 멀쩡한

누런 한 되짜리 주전자

그 앞에

들기름 잘잘 흐르는

둥그런 솥뚜껑 하나가

예쁘게도 앉았다.


첫 잔은

하루의 일과를 녹여주고

두 잔은

고달품을 달래주며

세 잔은

텁텁한 우정을 나눈다.

밤 깊어가는 주막

술잔 속엔 초승달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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