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01월, 모형을 만드시는 한 장인분의
RB520 런칭에 힘을 얻어 RB520 시리즈들을 주문하게 되었습니다.
 해당 모형은 RB520 중에서도 초도분으로 나온 모델이며,
1984년식의 극 초기형 모습을 재현했습니다.
 수제 모델로 처음 제작-인도 받은 모형입니다.
 
1). 선정
7개월의 시간동안 차체 제작은 선생님께 맡기고,
차량에 부착할 스티킹을 제작하기 위해
하루도 거르지 않고 챙겨보던 프로가 있었으니...
 MBC 뉴스데스크였습니다.
 
고맙게도
 인터넷에서 과거의 뉴스 자료들을 무료로,
손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었으며,
다양한 자료들을 토대로 어떤 노선을 만들지
고민을 하다가 결정짓게 된 것이
 
 
이 차량이었는데요
 실차와 최대한 고증을 맞추기 위해
차량 번호도 그대로 따와서 RB520 모형에 대입하게 됩니다.
 
 2). 왜 하필
 좋아하는데 딱히 이유가 없는 것처럼
157번을 선택한건 처음부터 예정했듯 순조롭게
'이것을 해야겠다' 마음 먹게 됩니다.
 1965년 신성교통의 회사 설립,
갈현동 ~ 답십리 구간을 다니던 급행 53번이
70년 04월, 157번으로 변경,
그리고 2004년 07월 시내버스 개편으로 인한 폐선 조치까지
 신성교통의 설립 초창기와 흥망의 기로에까지 함께 간
역사가 깃든 노선에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을 지나는 이유가 두번째,
유년시절, 버덕으로써 시승 코스에 빠지지 않아서가
세번째 등등이었습니다.
 
 
【차량 제작 : TOKIO / SCALE : 1/52】
 정말이지
두고두고 보아도 이것은 걸작이었습니다.
 후면 엔진룸의 7줄 그릴부터
후면 지붕 상단에 배치된 흡기구까지
84년 초창기의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는
부분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묘사했습니다.
 신규로 제작된 쥬브 타이어도
실제로는 부식을 막기 위해 차체의 일부색상인
보라색 페인트를 칠해 운행했지만
 21세기의 시각으로 볼 때 이 것 까지 고증으로 살리기엔
멋진 차량의 이미지를 깎아내릴 것 같은 우려스러움이 들어
휠은 검정칠로 마무리지었습니다.
 
 
3). 스티킹
 
 
【스티킹 제작 : 고양너구리 / 전면 상단 행선판】
 차체가 제작될 동안
두달에 한번씩 스티킹 자료가 변경되기 바빴는데요
 아무리 손 쉬운 자료라 해도 과거의 화질은
완벽한 스티킹을 만들어내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일일히 눈으로 확인, 또 확인해야했고
 가운데 '종로'에 들어갈 글자는 과연 무엇이었나
한 장면을 수십, 수백번 보기를 반복해
만들어낸 결과물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차량 번호판 : 서울 5 사 5320호】
 지금의 서울 74 사 5320호가 된 이 남바는
계열사였던 제일여객으로 넘어가
7722번 2010년식 뉴 슈퍼 에어로시티로 운행중에 있습니다.
 
 
 
【측면 경유지】
당시 노선도에 대한 기술력이 부족해
차체에 인쇄물을 부착하기 보단 틀을 차체에 덧대어
페인트를 분사하는 식(?)으로 외부 노선도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엔진룸 경계선에 사명을 붙인 매력 포인트까지
놓치지 않으셨습니다.
 
 
 중기형 RB520과 구분법은 명확하긴하나
뒷부분을 보아야만 확실히 구별이 가능했는데요
 흡기구와 7줄 그릴 외에
측 후방에 배치된 그릴의 위치로도 구별이 가능했습니다.
사진속 차량 처럼 출입문 측면에 있다면 초기형,
운전석 측면에 있으면 중기형입니다.
 
 
4). 신성교통과 RB520
1984년 RB520 시내버스가 출시되고.
서울의 아륙교통이 RB520을 최초로 출고한 것으로 되어있는데요
그 해 가을,
신성교통과 제일여객은
서울시내버스 최초로
'자동문 사양'의 RB520을 구매한 기록이 있습니다.
따지고 보면 나름 회사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모델이기도합니다.
 
그리고 157번
그간 MBC뉴스 자료를 통해 관찰한 바로는
80년대 당시에 157번에
초기형의 모습을한 RB520을 여러대 보았습니다.
 대부분은 묘지로 가는 임시 노선을 소개할 때나
종로 지역의 교통 모습에서 자주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2004년 07월 01일,
서울시내버스 개편으로 154번이 720번이 되어
157번의 동대문 이후 구간을 대신하게 되는 등
 157번은 사실상 폐선 수순을 밟아
은평구 7권역의 여러 간선, 지선 노선에
차량들이 분산 배치되면서 역사의 막을 내렸습니다.
 
  모형으로 시간을 간직해보렵니다.
 80년대를 살아보지 않았으니
그때 그 모습을 느낄 수 없고,
 이렇게 모형 제작이라는 절호의 기회로
시간적 의미를 남겨놓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모형 수집을 통해
이런 소소한 재미가 또 찾아올지도 모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