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경 운전대원으로 복무하면서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차 수리하러 가는데 1차로짜리 시골길로 들어오라길래 느낌이 싸했는데 아니나다를까 마주오는 차를 만나서 후진으로 5백미터는 빼준적도 있었고

차벽 쳐놨다가 백미러가 부서져서 한쪽 백미러 없이 운전도 해봤고요. 경부고속도로 전용차로 달리는데 갑자기 끼어들어서 멈춘 승용차 때문에 제대로 식겁한적도 있고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타이어가 터지는바람에 길바닥에 몇시간동안 앉아있기도 했었고 브레이크라인이 터져서 남들 다 버스로 복귀할때 저만 차 수리맡기고 지하철 타고 복귀도 해봤죠.

가장 기억에 남았던 건 북한대표단 내려왔을때인데 경호행렬 따라서 워커힐호텔에서 통일대교까지 40분만에 끊은거입니다. 교통 분들이 신호도 다 잡아주고 강변북로 차랑통제도 되어있어서 방해없이 신나게 달렸었죠. 그리고 이날 처음으로 경찰버스에는 110에 리밋이 안걸려있다는 것도 알았지요.

버스가 좋아서 시작했다가 고생도 많이 했었습니다. 차도 자주 고장났고 저녁에 환자수송하고 밤새 병원에서 대기하다가 그 다음날 아침에 바로 출동나가기도하고 때마침 차까지 고장나서 철야+차량수리+새벽출동 덕분에 신경안정제 먹어가며 근무했던적도 있었죠.

하지만 직원분들 모두 한결같이 길눈도 좋고 운전도 최고라고 항상 칭찬해주셔서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비록 밑에 애들이 운전을 못해서 마지막까지 장거리배차는 다 제가 전담했지만요ㅎㅎㅎ

차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당장 급하게 물어볼곳이 마땅치 않아서 여기에 글도 올리고 했었는데 모두들 내일같이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감사인사드립니다.ㅎㅎ

그리고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승용차 때문에 주차장에 못들어가서 큰길에 세워놓으면 750,5528,501 등 서울대 넘어가는 시내버스 기사님들 정류장 멈추셨다가 힘들게 차선변경 하셔서 올라가시던데 정말 죄송했습니다.ㅠㅠ

1년 5개월동안 운전하면서 이런저런 일 겪으며 밖에 나가면 뭐든 다 할것 같았는데 막상 나오니 산넘어 산이더라고요. 집안형편이 안좋아진건 알았지만 생각보다 더 안좋더군요.

전역하고 어머니께서 버스몰다 나왔으니까 그걸로 몇달만 더 버스운전 해서 생활비 좀 보태줄 수 있냐 하셨는데 제 경력으론 힘들 걸 알기에 힘들것 같다고 하면서도 참 마음에 걸렸습니다. 어렵게 이야기를 꺼내셨을테니까요.

비록 지금은 힘들더라도 언젠가는 편해지지 않겠습니까? 그때까지 힘내서 뭐든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전국의 모든 기사님들 안전운전 하시고 항상 꽃길만 걸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트버특 여러분 모두 행복하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