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보형기자][[Car & Life]아프리카·남미·중동 등 경찰차, 택시, 군용차량으로 누벼]

국내 자동차 산업이 세계최고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최근엔 세계 어디를 가도 '현대', '기아' 등 국내 엠블럼을 단 차량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이제는 일반 승용차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높은 성능을 요구받는 경찰차와 군용차 등 특수차량에서부터 시민들의 발이 되는 택시까지 한국산 차들이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전 세계 주요 경찰차를 접수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를 수입해 경찰차로 쓰는 나라는 중국, 칠레, 예멘, 베트남, 터키 등 아시아부터 유럽, 남미까지 다양하다. 중국 공안부는 2006년부터 '아반떼XD'(현지명 엘란트라) 2000여 대를 수입해 순찰차로 쓰고 있으며 '투싼'도 무장경찰용 차량으로 이용하고 있다.

칠레에서는 '스타렉스'가 경찰차량으로 인기다. 한 번에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는 벤 스타일에 성능은 물론이고 연비도 좋아 추가 수입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프리카 예멘에서도 '싼타페' 경찰차 200여 대가 순찰차량 및 의전차량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터키와 방글라데시에서도 현대 엠블럼을 단 경찰차를 찾을 수 있다.

 

최근에 전기차도 특수차 수출에 가세했다. 국내 전기차 제조사인 CT & T는 경광등과 카메라, 모니터 같은 최첨단 장비를 갖춘 'E-Zone'이라는 전기차 4000여 대를 순찰차용으로 미국 주정부에 공급하기로 하고 이미 계약도 마쳤다. 이 전기차는 500원으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이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운전할 수 있는 '베르나'(수출명 엑센트) 특수차량 6000여 대를 리비아에 수출해 승차감과 큰 호응을 받았다.

 

최근 경차 택시 도입 결정으로 국내에서도 조만간 볼 수 있는 GM대우의 '마티즈' 택시는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며 지금은 생산이 중단된 '라노스'도 현지에서 택시로 이용된다. 이탈리아를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들에서는 '마티즈'가 경찰 순찰차로도 쓰인다. 유적지가 많아 도심의 도로 폭이 좁은 이탈리아에서 활용도가 특히 높다는 설명이다.

 

트럭과 버스 등 상용차를 전문적으로 생산했던 아시아자동차 시절부터 군용 지프와 트럭 등을 수출해온 기아차는 동남아는 물론이고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군용차량 시장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엔 밀림이 많아 '소형 트럭'이 필요한 필리핀과 태국으로의 군용 트럭 수출이 많다.

쌍용차의 단종 모델인 '무쏘'는 호주에 순찰차용으로 소량 수출됐었고 '렉스턴'도 현재 영국에서 경찰차로 이용되고 있다. 쌍용차는 현재 사막과 고산 지역이 많아 스포츠 다목적 차량(SUV)수요가 많은 스페인 주 정부 등과 관용차량 수출 협상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며, 폴란드 등 일부 동유럽 국가에도 '액티언' 등 SUV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고속도로를 지나다보면 '포드' 엠블럼을 단 순찰차를 종종 볼 수 있다. 경찰청은 2002년부터 미국 포드사의 '토러스SEL'모델 50대를 수입했고 다음해에도 50대를 추가로 도입해 현재 고속도로 순찰차로 100여 대의 수입차가 운행되고 있다.

그런데 '포드' 순찰차 도입은 성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당시 한국이 미국에 수출한 자동차 대수가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수의 수 천 배에 달해 불필요한 통상마찰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이밖에 경찰청은 할리데이비슨과 BMW 등에서 대형 모터사이클을 수입해 경호용과 의전용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