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벤츠도 부럽지 않다.” 현대자동차가 자랑하는 전주 상용차 공장 내 신(新) 엔진공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문구다. 지난해 10월 상용차용 디젤엔진 3종의 독자개발에 성공한 현대차는 중소형에서 초대형에 이르는 상용 디젤엔진의 전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현대차가 독자개발한 디젤엔진은 성능과 연비, 내구성 면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벤츠가 부럽지 않다’는 현대차의 자랑이 결코 지나친 자신감이 아니다.

새로 개발된 엔진은 중소형 F엔진(3.9ℓ급), 중형 G엔진(5.9ℓ급), 대형 H엔진(10ℓ급) 등 모두 3종. 여기에 초대형 파워텍엔진(12.3ℓ급)을 더해 현대차는 비로소 상용 디젤엔진의 ‘기술독립’을 선언한 것이다.

이들 엔진은 현대차가 39개월 동안 6000억원을 투자해 개발됐으며 엔진 및 차량개발을 위해 150대 이상의 시험차량과 600대 이상의 시험엔진이 투입돼 약 800만㎞의 시험주행과 10만시간 이상의 내구실험을 거쳤다.

지난해 12월에는 이들 엔진을 탑재한 2008년형 트럭 및 버스를 출시, 본격 시판에 들어갔다. 2008년형 모델은 올해부터 발효되는 유로4 수준의 배기규제를 만족하는 친환경성을 자랑하며 연비와 동력성능, 내구성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외관 및 실내 디자인도 크게 개선돼 높은 상품성을 갖췄다.

신형엔진 탑재에 따라 연비는 최대 8.9%, 추월 및 발진성능은 최대 29% 향상됐으며 엔진, 변속기 등의 내구력도 최대 2배까지 늘어났다. 특히 시내버스인 ‘뉴 슈퍼에어로시티’는 외관과 실내디자인까지 대폭 변경돼 올해 서울시를 비롯한 시내버스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6×4 트라고 트럭’은 2006년 출시된 대형트럭 ‘트라고’ 라인업에 새로 추가됐다. 트라고는 순수 독자기술로 개발한 현대차의 차세대 대형트럭이다.

‘트럭의 명품시대 선언’이라는 슬로건 아래 탄생한 트라고는 연비 및 동력성능, 승차감과 내구품질 등에서 유럽 수입차를 능가하는 제품경쟁력을 확보했고 적재량, 등판능력, 부품교환주기 등도 크게 개선해 상용차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트랙터와 24t 덤프트럭은 동급 최고수준인 2년 20만㎞의 무상보증기간을 적용했고 국내 대형트럭 최초로 출고후 신차점검은 물론 엔진오일 및 필터교환, 에어클리너 교환 등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플래티넘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첨단 전자제어 에어서스펜션(ECAS)을 적용해 승용 수준의 뛰어난 승차감을 확보한 것도 트라고의 자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장거리 운행이 많은 대형 트럭 운전자에게 오래 운전하더라도 피로감을 덜 줄 수 있는 승차감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트라고는 수입차보다 우월한 성능과 서비스 승차감으로 국내 대형트럭 시장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트라고를 현대차 대형트럭의 독자적인 명품 브랜드로 육성해 상용부문에서도 글로벌 톱메이커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동현기자 offramp@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