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하는데 여친은 카이스트랑 관련없는 사람임


지난 주말은 이 일로 다 날아갔다.

 

아래 시간 순서대로 나열


1. 사귀던 여자친구와 결혼하자고 함.


2. 주말에 여자친구 부모님 댁에 인사드리러 감


3. 다 같이 앉아서 이야기 시작


4. 먼저 내가 이번에 여친과 결혼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 찾아뵈었다고 인사드림


5. 그러자 갑자기 아버님이 자기 녹차를 내 얼굴에 다 뿌렸음. 시발 존나 뜨거웠다. 진짜 뜬금없어서 뜨겁고 정신없어서 어버버버버. 아니 솔직히 내가 무슨 말실수를 했다거나 아니면 이야기 분위기가 험악했대면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라도 했을텐데 이건 정말 뜬금포라서 엄청 당황했다.


6. 녹차 뿌린 직후에 아버님이 나에게 여친을 사랑하냐고, 절대로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맹세할 수 있냐고 물어봄. 나는 아직 당황환중이라서 " 앗뜨거, 아버님 왜 이러십니까" 라는 말을 했고 아버님은 "질문에 답변이나 해!" 라고 함.


7. 이 부분이 중요한데 여친은 이 모든 일을 표정하나 바꾸지 않고 지켜보기만 했음. 내가 하도 어이없고 정신없어 하고 있으니까 여친이 내 허벅지를 꼬집으면서 나직히 내 이름을 불렀음(빨리 대답하라는 뜻)


8. 아버님이 드디어 " 이렇게 어리버리한 놈하고 결혼은 안돼!" 라고함


9. 나는 " 네 안하겠습니다." 라고 함.


10. 그후에 계속 엄청난 양의 문자메세지, 카톡 전화가 오고 있음. 요약하면 아버님이 그일은 그냥 해본거였고 본심이 아니었으며, 결혼해줬으면 한다는게 여친이랑 부모님의 공통된 의견. 내의견은 결혼 안하겠다는 것.


마음이 식은 이유는 7번 여친의 행동이 큰데, 저 상황내내 여친을 관찰했는데 진짜 태연했다. 이제 도저히 여친을 인간적으로 믿을수가 없다.

다른 무엇보다 저런 인간과 사귀고 결혼까지 하기로 했던 나에게 자괴감이 든다. 우울하다.


[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