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정치와 절대 떨어질 수 없는 영역이라는 데 있다.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치와 경제는 결코 분리될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장기매매 또한 좋은 시장영역이 될 수 있는데, 정치의 영역에서 강하게 금지하고 있으니 시장개척이 불가능하지 않은가(물론 윤리적인 문제도 있지만...)? 이처럼 정치와 경제는 불가분의 관계이며, 먹고 사는 문제(=경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의 간섭이 필연적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의 정치인들과 시민들은 이 사실을 잘 알면서도 혹은 모르기 때문에 경제와 정치는 분리된 것인 양 생각한다. 그 결과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는 고귀하고 정확하며 과학적이지만, 정치는 더럽고 음험하며 혐오할 만한 대상이다. 일주일에 오십 몇 시간을 일해야 하는지 정하는 건 경제학의 영역이 아니라 정치의 영역이다. 인간이 살아갈 만한 임금의 기준을 결정하는 것 또한 정치가 할 일이다. 자녀의 양육비 지원을 결정하는 일도 정치가, 소외계층의 인권이 짓밟히지 않도록 경계를 정하는 일도 정치가 하는 일이다. 정치는 어디에나 있으며 어쩌면 우리 삶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일지도 모르는데 (내 주변 사람들만 봐도) 정치를 혐오하는 걸 때때로 자랑스러워한다. 내가 보기엔 그런 태도가 더욱 혐오스러운데도 말이다.
현재 미국의 대선 지도를 바꾸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사람이 등장할까? 만약 등장하지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