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메이커들 ,이윤추구위해 각종 선택사양에 수동변속기 구입자 제외 요즘 수동변속기 차량 소비자들이 찬밥신세다. 연비나 운전습관 등 여러가지 이유로 수동변속기 차량을 찾는 사람들이 꽤 있지만, 업체의 지나친 이윤추구로 각종 선택사양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수동변속 차량 구매시 옵션 크게 제한돼 부산에 살고 있는 프리랜서 사진작가 조모(42)씨는 최근 2000cc급 중형 승용차를 구입하려다 낭패를 당해 차량구입을 포기했다. 업무의 특성상 거주지 부산에서 작업장이 있는 경기도까지 평소 왕래가 잦아 수동기어 차량을 즐기던 조씨는 현대의 쏘나타와 기아의 로체, GM대우의 토스카, 그리고 르노삼성의 SM5 등 중형차 가운데 수동변속기 장착 차량을 고르기로 마음 먹었다. 고가의 장비보호를 위해 자외선 차단 유리와 비감지 와이퍼도 필요했고, 아이들 때문에 가죽시트와 17인치 휠 등도 선택하기로 했다. 하지만 업체들은 하나같이 그같은 옵션은 자동변속기 차량에만 적용돼 있어 수동기어를 고집한다면 구매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조씨는 "옵션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고급사양으로 갈수록 전부 자동변속 차량 밖에 없다"며, "업체측은 소비자들이 수동차량을 안 찾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수동에다 이런 옵션들을 달면 수동을 더 많이 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현대차의 쏘나타는 2000cc급에서 기본형을 포함한 3개 차종만 수동기어가 있고, 2.4모델은 모두 자동변속기만 적용하고 있다. 기아차의 로체는 더욱 심해 1.8모델과 2.0의 기본형만 수동기어를 선택할 수 있다. GM대우차의 토스카도 2.0 SE급까지만 극히 제한적으로 수동기어 차량을 선택하도록 했고, 르노삼성차의 SM5 역시2천cc PE와 SE 두 종류만 수동기어가 있다. 이에 따라 수동기어를 고집한다면, 가죽시트는 물론 다수의 음반이 들어가는 CD플레이어나 DVD네비게이션 등 고급사양은 아예 선택대상에서 제외되는 찬반신세를 감수해야 한다. 수동차량 소비자들의 불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아 차량인도에 걸리는 시간도 훨씬 긴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 "소비자 덜 찾아 생산라인 운영상 불가피" 이에 대해 회사측은 소비자들이 수동기어 차량을 덜 찾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소형차 구매자의 85% 가량이 오토차량을 사는 현실을 무시할 수 없어 수동생산을 적게 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편의사양도 오토차량 쪽에 편중시켰다는 얘기다. 수동변속기와 고급사양의 조합으로 차량주문을 받을 경우 가짓수가 지나치게 늘어 생산계획을 짜기 힘들다는 게 업체측의 주장이다. 현대차 국내마케팅팀 최상원 부장은 "옵션의 조합이 많을수록 생산성이 저하되고 고비용으로 직결되는 만큼 옵션을 제한적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다. 대량생산 방식을 채택하는 전세계 대다수 업체의 고민"이라고 말했다. 반면 소비자들은 업체가 지나친 이윤추구에 몰두한 나머지 자동차 소비자들을 은근히 오토차량 쪽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와 달리 유럽은 합리적인 소비문화가 정착돼 있어 수동변속기 차량이 무려 7,80%에 이른다. 자동차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 임기상 대표는 "수동차량의 연비가 20%나 높다는 점에서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라도 자동차 회사들은 수동변속차량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동차량에 대한 홀대는 자동차업계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국내 보험사들은 수동변속차량 차주로부터 적게는 1.3%에서 많게는 3.3%까지 자동차 보험료를 더 받고 있다. 동부화재에 가입한 A씨가 2000cc급 차량을 몰면서 연간 60여만원 가량의 보험료를 냈다면, 올해부터는 수동기어가 자동기어일 경우보다 2만원을 더 내야 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통계에 의하면 지난 2003년 5월 기준으로 중형차량의 90.4%, 소형 차량의 75%는 자동변속기, 즉 오토미션 장착 차량으로 판매됐다. 업계는 자동변속기 장착비율이 계속 높아져 현재는 소형차량의 80% 이상이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