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그랜저TG의 품질수준은 최근 향상됐지만 풀 가속시 토크불안으로 스티어링이 한쪽으로 기우는 등 고급세단으로서의 품위를 유지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일본 자동차 레이스 출신인 미와리씨가 최근 일본 최대 일간지 중의 하나인 요미우리 신문에 현대자동차 그랜저TG에 대한 평가기사를 게재했다. 최근 몇년동안 한국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차의 성능은 놀랄 정도로 향상됐다. 현대차의 품질이 분명히 향상됐다고 느낄 수 있었던 차종은 SUV JM(투싼)을 시승했을 때다. 그리고 중형 세단으로 2.4리터 엔진을 탑재한 쏘나타를 시승했을 때도 일본차가 위협을 느낄 수 있을 정도라고 기억했을 정도였다. 미국의 품질조사업체인 J.D파워 앤 어소시에이트도 최근 현대차의 품질이 일본차와 동등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기서 기준으로 삼은 차가 바로 그랜저TG다. 그랜저TG는 지금까지 XG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판매돼 오다 최근 상표등록상의 문제로 북미지역을 제외하고는 그랜저TG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그랜저TG에 탑재된 신개발 3300cc급 엔진은 가속력이 매우 좋지만 풀가속시 토르크가 부드럽게 올라가지 않는 결점이 있다. 품질과 성능에서 급성장한 현대차는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판매대수로 닛산과 혼다, 푸조.씨트로엥그룹과 접전을 벌이는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반응은 시원찮다. 그랜저TG에는 새로 개발된 알루미늄 실린더블록의 3300cc급 V6엔진이 탑재됐다.또 실내는 모든 그레이드에 천연가죽시트가 적용되고 있다. 이 차는 일본의 경쟁차종인 크라운, 마크X, 푸가, 인스파이아 등의 V6세단에 비해 300-400만원 가량이 싼 가격으로 판매된다. 현대차가 일본에서 내세우는 것은 좋은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현대차의 품질은 적당히 좋은 품질에 가격이 싸다는 것이었으나 JM이후부터는 진짜 좋은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랜저TG를 처음 타보고 느끼는 점은 천연가죽시트의 쾌적함이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피혁브랜드제품의 질이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랜저TG에 적용된 천연가죽도 얇고 촉촉해 손에 매우 친숙해 지는 느낌이다. 또, 시트 사이즈도 크서 느긋하게 몸을 기댈 수 있어 편안하다. 특히, 운전중에 허리를 확실히 받쳐주고 있어 피곤함을 느끼지 않게 해 준다. 그랜저TG의 천연가죽 시트는 완전히 운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 같다.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3300cc급 V6엔진은 최고출력이 234마력으로 5단자동변속기와 조합됐다. 엑셀레이터 페달을 끝까지 밟는 풀 가속에서는 대단한 스피드를 발휘한다. 그리고 고속에서도 허리를 제대로 펼 수 있을 정도로 안정감이 있다. 전후 디스크 브레이크의 반응도 확실했다. JM이나 쏘나타에서는 브레이크 성능에 약간의 밀림이 있었는데 이 점이 개선됐다. 그러나 더 개선돼야 할 점도 눈에 띤다. 그랜저TG는 전륜구동형이지만 풀가속시 토르크 스테어라는 스티어링이 한 쪽으로 기우는 움직임이 나타난다.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운전 시 위험을 초래할 수 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엔진은 고회전에 들어갈 수록 매우 거칠어져 고급차로서의 품위를 떨어뜨린다. 즉, 그랜저는 고급차로서의 품위는 아직 충분치 않다. 하지만 이는 일본의 고급차도 꽤 실현이 어려운 감성적인 영역이다. 그리고 FF형 차를 고급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데서 오는 어려움이기도 하다. 많은 고급차들이 후륜구동의 FR타입이고 FF를 기본으로 하는 경우는 4륜구동화를 지향하는 경우이다. 때문에 향후 현대차가 고급차를 FF로 고집하든지 혹은 FR로 변경을 하든지 이도저도 아니면 4륜구동으로 전환해야 할 것 같다. 일본차가 90년대 초 고급차를 처음 시작, 15년 이상 노력을 거듭하면서 오늘날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점을 현대차가 얼마나 단기간 내에 끌어올릴 지가 주목된다. 미와리씨는 1955년 도쿄태생으로 대학졸업 후 카 레이스로 활약했고 이 후 모터 저널리스트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일본 카 오브 더 이어의 선발 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