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차가 쌍용차로부터 기술 이전을 성사시키면 곧바로 쌍용차를 재매각한다(?)’ 쌍용자동차의 최대주주인 상하이차그룹이 소진관 사장을 실적부진을 이유로 교체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국내 자동차업계에는 대주주인 상하이차가 쌍용차의 경영정상화보다는 신차개발과 관련한 기술 노하우에만 눈독을 들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4일 쌍용차 관계자는 “상하이차가 최근 실적부진을 들어 소사장의 사퇴를 요구했으며 5일 열리는 3·4분기 결산 이사회에서 소사장의 거취가 논의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소사장 측근은 “지난 99년 워크아웃 상태의 회사를 맡아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운영해 왔고 내년 2월까지 임기를 약속받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사퇴 요구가 나와 당혹스럽다”며 “상하이차의 당초 약속과는 상황이 달라져 다소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쌍용차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가운데 소사장을 제외한 3명이 상하이차 인사이며 이사회 의장도 천홍 상하이차 총재가 맡고 있어 이대로라면 소사장이 경질될 가능성이 높다. 후임으로는 대우차 생산담당 부사장을 역임한 사외이사 김승언씨가 거론되고 있다. 소사장 사퇴 요구와 관련해 회사 안팎에서 의문이 증폭되는 것은 상하이차가 최근까지도 인수 당시 약속했던 투자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는 점이다. 상하이차는 지난 1월 쌍용차를 인수하면서 평택공장 증설과 신차 개발 등을 위해 10억달러를 투자키로 했으며 이후 2007년 완공을 목표로 중국합작법인 설립 계획도 언급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투자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할 당시부터 국내 자동차 기술의 이전을 염두에 둔 것이란 말이 많았지만 막상 쌍용차에 대한 투자가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경영진 교체 얘기까지 나오다보니 이런 의문이 증폭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쌍용차 노조 홈페이지에는 상하이차가 쌍용차로부터 기술이전을 성사시키면 곧바로 쌍용차를 재매각할 것이라는 비판의 글이 올라와 있다. 상하이차의 투자계획이 미뤄지고 있는 것은 중국내 합작공장 건설 대신 기술이전만을 바라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노조는 이날 대의원회의를 열고 “상하이차는 최고경영진 교체 요구를 중단하고 10억달러 투자계획 등 쌍용차 매입 당시의 약속을 이행하라”고 주장했다. 노조측은 또 “(내년 2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는 사장을 해고하겠다는 것은 일반조합원까지도 해고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주주를 믿을 수 있겠느냐”며 고용보장 대책을 촉구했다. 노조는 일단 5일 이사회 추이를 지켜보고 강경대응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한편 쌍용차는 지난 상반기에 적자를 냈지만 신차 카이런과 액티언을 출시하면서 3·4분기에는 흑자로 전환, 영업호전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