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조종석 앞창에도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빗물제거를 위한 와이퍼가 붙어 있다. 와이퍼는 빗물 뿐만 아니라 조류충돌로 창이 흐려졌을 때 더욱 유효하게 사용된다. B747에도 B787에도 A380에도 있다. 대부분의 기종에 붙어 있지만 DC-8을 비롯하여 일부 기종에는 와이퍼가 없는 경우도 있다.
항공기는 구름 위로 올라가버리면 비를 맞지 않는다. 설사 올라가는 도중에 비가 내린다 하더라도 고속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풍압으로 인해 빗물을 떨쳐버린다. 와이퍼는 활주로와 유도로를 주행하고 있을 때만 사용한다. 특히 큰 빗속에서 주행할 때는 필수적이다. 그리고 바퀴처럼 격납하지도 않는다.

비행기용 와이퍼는 좌우 각각 독립된 시스템으로 되어 있어 스위치도 조종석(L1)과 부조종석(R1)에 각각 별도로 붙어 있으며 저속ㆍ고속으로 작동하도록 되어 있다. 물론 세정액도 나온다. 단, 자동차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훨씬 강력한 레인ㆍ리펠런트(Rain Repellent)로 불리는 방수약제를 사용하여 앞창에 윈도우 워셔처럼 분사하여 물방울을 날려버린다. 그리고 세정액 분사구는 자동차와 달리 와이퍼 자체에 붙어 있다.
일부 군용기에는 기장석 앞쪽에만 와이퍼가 붙어 있는 경우도 있다.

세정액은 조종실내 왼쪽 기장석 뒤쪽에 붙어 있으며 액량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대형제트기는 계기비행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비행과정에서 밖을 보지 않아도 조종을 할 수는 있지만 그러나 이륙이나 착륙단계에서는 조종사가 직접 눈으로 활주로를 확인하면서 조종하고 있다. 비가 내릴 때는 와이퍼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 와이퍼를 대신하는 장치로 옛날 DC-8기에 레인리무벌(Rain Removal=빗줄기 제거장치)이 장착되었다. 고압의 압축공기를 창에 뿌려 공기커튼을 만들어 빗방울이나 눈을 날려버리는 것이다. 아이디어는 참신했지만 막상 실용단계에서 몇 가지 결점이 나왔다.

우선 고압공기를 엔진내부에서 가져와야 하는데, 엔진의 출력이 낮아지면 그에 따라 공기압력도 떨어져서 효과가 현저히 줄어든다. 특히 착륙시에는 엔진의 출력을 낮추기 때문에 와이퍼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그야말로 치명적인 결함이다.
두 번째로 고압공기로 인한 소음문제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결국 DC-8 조종사들은 비나 눈이 내리는 날 무척 고생했다고 전한다.

1950~1960년대는 더글러스社의 DC8와 보잉사의 B707이 판을 치던 시대이었다. 대한항공도 1970년대 초반까지 이 두 기종이 주력 기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