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아니라 제 여행가방이 이라크 항공을 경험했습니다.

일 때문에 터키항공으로 이스탄불 경유해 이탈리아 볼로냐에 갔다왔는데.. 귀국할 때 제 여행가방이 분실되어 일주일 넘게 행방조차 못찾았습니다. 그러다 10일째 된 오늘 터키항공에서 연락이 와서 드디어 집까지 배달됐네요ㅎㅎ

알고보니 이스탄불 공항에서 이라크 바그다드로 보내졌다네요. 이라크는 지금 ISIL세력이 바그다드 코앞까지 점령해 다들 피난가는 상황이라는데, 바그다드 공항 직원들은 용케도 제 짐을 찾아서 보내줬네요.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나는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스피노자보다 더 존경스럽습니다.

아무튼, 바그다드~이스탄불은 이라크 항공으로, 이스탄불~인천은 터키항공 TK90편으로 왔나봅니다. 한국인중에 가방에 이라크항공 스티커 붙은 사람은 극히 드물테니 기념으로 간직해야겠어요.

그런데 다른 내용물은 다 무사한데 선물용으로 산 향수 하나만 없어졌습니다ㅎㅎ 이건 보상 요구해야겠죠?
터키항공 기내식 맛있고 승무원 서비스도 좋았는데, 비행기 밖에선 절대 추천 못하겠네요.
이탈리아에서 일 틀어져서 귀국일 앞당기려는데 홈페이지는 에러 떠서 예약변경 불가고, 콜센터는 절대 전화 안받고, 결국 공항까지 직접 가서 바꿨는데 이렇게 짐 분실하고 내용물도 분실되고.
이번엔 일정에 맞는게 터키항공뿐이라 이용했는데 앞으론 가능하면 피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