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 천안아산역 분기에 관한 논의가 다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경부고속철 용량증대와 세종특별자치시의 교통망 확충이 논의됨에 따른 부분입니다.  


과거 경부고속선은 2004년 개통 초기 경부선 및 호남선 복선전철 운행 계통으로 양분되어 있었지만

기존 간선철도 노선이 복선전철로 꾸준히 개량되면서 고속철도 노선망이 정말 다양해졌습니다.


현재 경부고속선을 이용하는 고속열차의 운행 계통은 아래와 같습니다.



경부축


경부 고속선 (서울 ~ 대전 ~ 동대구 ~ 울산 ~ 부산)


경부 재래선 (서울 ~ 대전 ~ 동대구 ~ 구포 ~ 부산)


수원역 경유 (서울 ~ 수원 ~ 대전 ~ 동대구 ~ 부산)


경전선 복선 (서울 ~ 대전 ~ 동대구 ~ 마산 ~ 진주)


동해선 복선 (서울 ~ 대전 ~ 동대구 ~ 포항) 


 

호남축

 

호남 고속선 (용산 ~ 오송 ~ 익산 ~ 광주송정 ~ 목포)


호남 재래선 (용산 ~ 서대전 ~ 익산 ~ 광주송정 ~ 목포)


전라선 복선 (용산 ~ 오송 ~ 익산 ~ 전주 ~ 순천 ~ 여수엑스포)


전라 재래선 (용산 ~ 서대전 ~ 익산 ~ 전주 ~ 순천 ~ 여수엑스포)


 

수서발

 

경부 고속선 (수서 ~ 대전 ~ 동대구 ~ 울산 ~ 부산)


호남 고속선 (수서 ~ 오송 ~ 익산 ~ 광주송정 ~ 목포)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몇편 안되는 수원역 경유 노선을 제외하고는 전부 천안아산~오송 구간에 열차가 몰린다는데 있습니다.


현재 고속철로 구간 중에서 정차역, 차량기지, 분기점 등 특수한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전부 복선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데,

유독 천안아산~오송 구간에만 고속열차의 운행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다보니 병목 현상은 당연히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병목 현상의 발생은 열차 운행 속도의 저하 및 지연 운행을 야기하여 고속철이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합니다.


 일반열차와 KTX가 상당수 몰려있는 서울 도심구간(수색~서울역~금천구청)은 기존선에서의 문제이고 그 구간도 극히 일부인데다

도심 구간이다보니 부지 확보와 비용 문제가 다른 지역보다도 막대한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되다보니 추진에 어려움이 있고,

고속철 합류 직전에 위치한 광명역과 수서발 고속철이 그 기능 일부를 분담하면서 추진 우선순위에서 다소 밀린 감이 있습니다.


반면 평택분기점 ~ 천안아산 ~ 오송 구간의 2복선화 논의는 고속철도의 기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구간인데다

고속열차 공급량 부족으로 인한 고속열차 이용객 불편 호소가 끊이질 않다보니 논의가 비교적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평택분기점 ~ 천안아산 ~ 오송 구간의 2복선화의 대안으로 조금 색다른 노선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과거부터 호남고속철도 분기점으로 유력하게 거론돼오던 천안아산역 분기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입니다.


특히 현 정권의 핵심 인물이자 충청남도에 연고가 있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세종역 신설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데,

만약 이와 맞물려 호남고속철도 직선화가 추진될 경우 지금의 논산천안고속도로 및 국도제23호선과 유사한 형태로서

천안아산 ~ 세종 ~ 공주 ~ 익산을 차례로 경유하는 고속철도 직선노선 건설이 이루어지게 될 것입니다.


장래 호남선 고속열차가 천안아산 ~ 세종 ~ 공주 ~ 익산의 직선 노선을 이용할 경우 고속철도 노선 직선화에 따른

이동거리 단축과 더불어 운행속도의 개선으로 수도권과 호남권 사이의 이동시간 단축 효과가 상당히 기대됩니다.



반면 호남고속철도가 직선 노선 개설에 매우 불편한 반응을 보이는 지역도 있습니다. 바로 오송역의 수혜를 입고 있는

광역자치단체인 충청북도의 주민들, 특히 오송역이 위치한 곳이자 충북의 대표도시인 청주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극심합니다.


청주 지역 주민들이 이토록 오송역에 적극적인 이유는 경부선 철도가 처음 지어져을 당시 청주를 통과하지 않은데 기인합니다.

기존 경부선 철도가 청주에 들어오지 않고 조치원을 통과함으로써 교통이 불편했던 청주시의 성장은 오래도록 정체되어 왔었는데,

추후 고속도로 노선망 확충으로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가 잇달아 개통되며 청주는 도로 교통의 요충지로서 활기를 되찾지만 

정작 경부선 철도는 여전히 조치원으로 나가야 이용할 수 있어서 지역 주민들이 느끼는 철도 교통에 대한 소외감을 여전하였습니다.


이후 제6공화국이 들어선 1990년대 초반 경부고속철도 건설이 계획될 당시 청주를 지나가지 않는 형태의 직선 노선으로 계획되자

이에 반발한 일부 청주 주민들은 현지에 연고가 있는 여당 정치인과 연합해 경부고속철도가 청주 지역을 통과하지 않으면

준비된 3톤 트럭에 폭탄을 가득 싣고 부강~신탄진 구간과 부강~내판 구간의 협곡을 폭파시키겠다는 협박을 하는 등

극단적인 전략을 취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당시 노태우 정부에서는 충북 지역 민심 수습을 위해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경부고속철도의 청주지역 경유를 이끌어내어, 지금의 오송 분기역이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에 이릅니다.


http://www.jb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17196

 
이후 2000년대 호남고속철도 건설이 계획되면서 분기역으로 천안아산역, 오송역, 대전역이 물망에 오르게 됐는데,

당시 참여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계획 및 청주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오송분기역 유치 활동 등 여러가지가 맞물리면서

호남고속철도 분기점은 논란 속에 오송역으로 낙점되었고, 2009년에 착공이 이루어져 2015년 개통되기에 이릅니다.


이에 대해서는 극렬한 지역이기주의로 국가기간교통망인 고속철도 노선을 휘어지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있으나

지역 주민들에게는 그러한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지금의 고속철도 분기역의 위치를 어렵게 확보해냈기 때문에

현재 경부고속철도, 호남고속철도, 충북선 철도와 청주시내, 세종특별자치시로 이어지는 충청권 교통 허브로서

점차 자리잡아가고 있는 오송역에 대한 애착이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최근 정치권에서 세종역의 신설과

천안아산역 분기가 다시 거론되는 모습이 청주시를 위시한 충북권역에서 결코 달갑게 들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떠한 방향으로든 현재 고속철도 노선의 만성적인 병목 현상을 해결하려면 중첩 구간에서의 2복선 건설은 꼭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에 관해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지역 갈등을 줄이고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