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항공사가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항공업계는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저가항공사는 신규 취항지를 늘리며 무섭게 성장하고 있으며 외국 항공사들 역시 주요 노선을 증편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데요.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이하며 항공사들은 고객들의 눈길을 끌만한 차별화 전략에 더욱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이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전 세계 항공사들의 이색 마케팅 사례 4가지를 소개합니다.


후터스 항공사의 후터스 걸


출처 : 유튜브 캡처


과거 민소매 상의에 짧은 반바지를 입은 여객 승무원이 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바로 미국의 레스토랑 기업 후터스(Hooters of America)가 2003년 설립한 후터스 항공사 이야기입니다.

후터스는 자사의 레스토랑 브랜드 후터스를 항공사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데요.

 항공기 디자인, 올빼미 로고, 심지어 후터스 레스토랑의 상징 후터스 걸(Hooters Girl, 후터스 레스토랑의 상징적인 종업원)까지 비행기에서 만날 수 있었죠.


객실 승무원 중 2명은 후터스 걸의 유니폼을 입고 업무를 수행했는데요.

평범한 승무원 유니폼을 착용한 일반 객실 승무원과 달리 후터스 레스토랑의 유니폼(위의 사진에서 보듯 민소매 상의에 짧은 반바지 차림)을 그대로 가져다 입었습니다.

상공 위의 후터스 걸은 당시 큰 화제를 일으켰지만, 2006년 전 세계적인 유가 급등에 따라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한 후터스 항공사가 문을 닫으면서 다시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출처 : 유튜브 캡처


유로윙스의 블라인드 예약제


출처 : 유로윙스


목적지도 모른 채 비행기 표를 사는 기분은 어떨까요? 두려움 반, 설렘 반일 것 같습니다. 독

일의 저가항공사인 유로윙스는 비엔나, 함부르크, 뮌헨 등의 8가지 도시에서 출발하는 비행 편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예약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말 그대로 어디로 갈지 모르는 건데요.

목적지 대신 쇼핑하기 좋은 도시, 동성애자가 여행하기 좋은 도시, 파티가 많은 도시 등 특정 테마만 설정하면 유로윙스가 그에 맞는 목적지를 선정해줍니다.

항공권 예약이 완전히 끝나기 전까지 목적지를 알 수 없다고 하네요.

유로윙스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서비스는 이미 여행 경험이 많은 고객들이나, 일종의 모험 같은 여행을 원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KLM 로열 더치 항공사의 짝짓기(?) 서비스

혼자 비행기를 탈 때 내 옆에 누가 앉을지 궁금한 적 있으신가요?

네덜란드의 국영 항공사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진 KLM 로열 더치 항공사(이하 KLM)는 2012년부터 ‘만나서 함께 앉으세요(meet & seat)’라는 특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 및 도착하는 운항 항공편에서만 한정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다른 승객들의 페이스북 프로필이나 링크인 프로필을 보고 그들의 예약 좌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KLM


서비스 이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출발 1시간 전까지 자신의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링크드인 계정으로 KLM에 로그인하면 됩니다.

승객들은 다른 승객들과 공유하고 싶은 자신의 프로필 세부 정보와 여행 정보를 선택 및 추가할 수 있으며, 미리 정보를 입력한 승객들의 프로필을 확인하며 대화하고 싶은 상대방의 옆자리를 골라 앉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신상 정보 공개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새로운 데이트 방법(fra***)", "정보 공개는 내 선택일 뿐. 대화하고 싶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새로운 방법(Ja***)"이라는 긍정적 반응도 있습니다.


KLM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지 5만 명 이상의 승객들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했으며, 브라질에서 출발하거나 도착하는 노선에서 이용률이 높았다고 합니다.

이는 KLM의 페이스북 페이지 이용자 수의 약 20%가 브라질 출신으로 가장 많기 때문입니다.


출처 : KLM


뉴질랜드 항공의 스카이카우치


출처 : 에어뉴질랜드


장거리 여행에서 가장 걱정되는 건 뭐니 뭐니 해도 불편한 좌석입니다.

누울 수도 없이 오랜 시간 앉아있으면 허리도 아프고 여간 불편한 게 아니죠.

그렇다고 이코노미 클래스보다 비싼 비즈니스나 퍼스트 클래스 좌석을 예약하는 것은 엄두가 안 납니다.

이러한 승객들의 불편함을 해결한 서비스가 있습니다.

바로 에어뉴질랜드의 '스카이카우치(Skycouch)' 좌석 서비스입니다.

 

출처 : 에어뉴질랜드


2004년 에어뉴질랜드는 보잉787과 777기종을 새로 주문하면서 소파형 좌석을 개발했습니다.

좌석 세 개의 팔걸이를 위로 올리고, 발받침을 올려 소파처럼 좌석을 변형하는 방식인데요.

스카이카우치는 성인 3명이 이용할 순 없습니다.

대신 5~11세 어린이 2명과 성인 1명, 또는 어린이 1명과 성인 2명이라면 서비스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때 20만 원의 추가 요금이 듭니다.

성인 2명의 경우도 가능하며 편도 60~70만 원이 추가 비용이 발생됩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아이를 동반한 승객들이 스카이카우치에 관심을 가지며, 재이용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합니다.

에어뉴질랜드를 이용하게 되면 한 번쯤은 이용해보고 싶은 서비스네요.


비엣젯항공사의 비키니 쇼


출처 : 비엣젯 유튜브


기내에서 비키니 쇼를 연 항공사가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의 첫 민간 항공사 비엣젯의 초기 마케팅 중 하나는 바로 비키니 쇼였는데요.

2011년 운항을 시작한 비엣젯은 2012~2014년 기내에서 비키니 쇼를 벌이고, 속옷 차람의 여성 모델을 광고로 세우면서 화제를 끌었습니다.

그러나 성 상품화 논란으로 비판을 받으며 이후 비키니 쇼는 사라진 듯 했습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준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비키니 쇼를 연 비엣젯. 비키니를 입은 승무원이 대표팀 선수와 사진을 찍는다.

출처 : 트위터 캡처(Na Than) 
 

2018년 비엣젯의 달력

출처 : 비엣젯


그러다 올 1월 또 한 번 논란이 일었는데요. 바로 비엣젯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한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축하하기 위해 기내에서 비키니 쇼를 벌인 것이죠.

해당 장면을 담은 사진이 SNS에 퍼지면서 비엣젯의 지나친 마케팅 전략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셉니다.

2018년에도 비키니 차림의 모델의 모습을 담은 달력을 제작한 것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고있습니다.

성 상품화 논란에도 불구하고 비엣젯은 베트남 시장 점유율이 40%에 달할 정도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비엣젯의 최고경영자는 베트남 사상 처음 여성 억만장자에 등극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