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구축함 소말리아 피랍 북한 배 구출작전 전개(종합)헬기 급파

 

미군 북한 선박 승선 치료.지원

부상 북한인 3명 미 군함으로 이송 치료도



(워싱턴.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이기창.김민철 특파원

 

 

 

북핵 6자회담 진전에 맞춰 북한과 미국간에 관계정상화 논의가 오가고 있는 가운데 미 해군 구축함이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납치된 북한 화물선 구출작전을 벌여 주목된다.

   미 해군 뉴스서비스기관인 NNS에 따르면 바레인 연합해양군 소속인 미 구축함 제임스 E 윌리엄스호는 30일(현지시간) 북한 화물선 `대홍단(Dai Hong Dan)호'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는 연락을 받고 긴급 구출작전을 전개했다.

   윌리엄스호는 이날 아침 북한 화물선 구출명령을 받고 헬기를 급파해 현장 상황을 파악했으며, 정오께 약 50해리 떨어져 있던 현장에 도착해 해적들에게 무기를 버리고 투항할 것을 명령했다.

   AP통신은 북한 선원들이 이 틈을 타 해적들을 제압한 뒤 선박을 장악하고 수도 모가디슈항으로 선수를 돌렸다고 미 해군의 보고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과정에서 2명의 해적이 사망했으며 5명이 붙잡혔다.

   특히 미 해군 위생병 3명은 승선조의 도움을 받아 북한 선박에 올라 선원들을 치료하고 기타 지원활동을 벌였으며, 중상을 입은 북한 선원 3명은 치료를 위해 윌리엄스호로 이송됐다고 NNS는 전했다.

   바레인에 있는 연합해양군사령부는 북한 선박이 소말리아 연안에서 해적에게 납치됐다는 국제해사국(IMB)의 연락을 받고 윌리엄스호에 구출작전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레인에 기지를 둔 미 제5함대의 리디아 로버스튼 대변인은 "우리는 조난 신호를 접할 경우 돕는다"고 말했으며, 미 국방부의 제프 모렐 대변인은 "해적 문제는 미군에게 많은 딜레마를 안겨주고 있으며...미군이 처리 방안을 찾고 있는 문제"라며 논평을 피했다.

   하지만 이날 미 해군의 북한 화물선 구출작전은 우연히 현장에서 이뤄진 게 아니라 미 해군이 사전에 국제기구로부터 구조요청을 받고 인근에서 작전중이던 구축함을 파견했다는 점에서 정치적, 군사적인 고려가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북핵 6자회담 `2.13 합의' 및 `10.3 공동선언'이후 북한이 핵프로그램을 폐기하는 대가로 북미 양국이 관계를 정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미군 구축함의 북한 화물선 구출작전이 벌어져 향후 양국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