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빨 어르신들이 즐겨 읊으시는 자본에 관하여,  그 근원적이고 철학적인 기본과 그 행동양태와 변환, 그리고 유물론과 유심론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없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단 두 마디로 총괄한다면 무엇이겠는가? 오뎅아, 그것은 사물과 현상이다. 사물이란 부피와 질량(따라서 밀도)을 가지며 만지면 느껴지는 그 무엇이다. 현상이란 그 사물이 좌표계에서 이동하거나 변환하거나 에너지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나는 우리가 즐겨 말하는 자본주의, 자본...이라는 개념을 보다 철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하여 이 글을 써 보려 한다. 자본을 소유한다 함은 세상의 모든 사물과 현상을 소유한다는 말이다. 협의로서는 주로 사물을 소유한다는 의미가 되겠다.

 

또한, 오뎅,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을 단 두 마디로 총괄한다면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물질과 에너지라고 말할 수 있다. 나는 물질과 에너지가 명확히 구분되기는 하나(일반, 상식, 보편) 기실, 물질이 곧 에너지요, 에너지는 곧 물질로 변환됨(물질과학, 깊은 사고, 특수)을 말함으로써 논의를 시작해보자.

 

오뎅아, 어떤 예를 들면 물질과 에너지가 서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겠는가. 가령 사람이 라이터

를 켜서 종이를 태운다고 봐라. 그럼, 열에너지는 종이를 소각하여 재라는 것을 만든다. 좀 더 다른 예를 보자면 하늘에서 쏟아지는 빛은 그 자체로 광합성을 일으켜 식물을 키운다. 빛은 광자(Photon)라는 물질이면서 파동이라는 에너지를 낸다. 빛을 만질 수 있는가? 그러나 빛은 식물을 만든다(키운다). 그리고 또한, 오뎅아 가장 좋은 예는 E=MC^2이라는 예가 될 것이다. E는 에너지요, M은 물질, 질량, 덩어리라는 개념이요, C는 상수라 무시해도 좋다. 저 식은 E ∝ M , 곧 에너지와 물질(질량)은 비례하며 서로 연관된다는 뜻이다.

 

오뎅아, 또 어떻게 설명하면 물질과 에너지가 서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겠는가. 여기에 xy 좌표를 두고 점하나를 찍어봐라. 좌표를 무시하면 하나의 점(A)이다. 그런데 좌표를 고려하는 그 점은 어떤 x값, y값 가령 A= (3, 7)이라고 표현된다. A는 A로서 존재하지만 (x, y)로 구분되어 표현할 수 있고 이는 그 A가 가진 성질이다. 즉, A는 x, y라는 성질이 있다는 뜻이다. 다시 한 번 E=MC^2 라는 것을 보자. 여기 E축과 M축을 잡아서 어떤 점 Q를 설정해 보라. (C는 정해진 값이니 생각에서 빼라. 단지 기울기에 불과하다) 그럼, Q는 (e, m)의 좌표로 표시된다. 이 말은 무얼 의미할까. 어떤 사물(아주 크게 봐서 자본의 물질적 성분)은 에너지이면서 물질(질량)의 성격을 같이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사물은 그 에너지적인 측면과 물질적인 측면이 있으며 상수 C를 두고 서로 변환해서 계산할 수 있다.

 

이렇게 오뎅, 온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은 에너지이면서 물질이다. 에너지는 물질이요, 물질은 에너지다. 오뎅, 이 관계를 사회에 적용하면 어떻게 고찰되겠는가? 여기 노동자가 한달 동안 노동을 했다. 그래서 월급을 받았고 그걸로 호빵을 3개 구입했다. 노동자는 운동에너지를 제공했지만 결과물은 호빵이다. 호빵을 먹으면 다시 체내에서 ATP가 생성된다. ATP는 생체에서 마치 버스 토큰이나 교통카드처럼 작용하여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생물작용의 에너지로 작용한다. 이와같이 오뎅, 물질은 에너지로 되고 에너지는 사고(思考)가 되고 생각은 곧 물질로 변한단다. 어느 기업 사장의 향상된 판단(생각)은 이전 달 보다 더 많은 생산을 가져와서 실질적인 생산증가로 나타난다. 생각이 곧 생산량의 차이, 즉 획득물질의 증가를 가져오니...사고력, 판단력도 곧 물질이다.

 

...씰룩거리는 근육 위로 흐르는 땀과 눈물방울은 교회의 아름다운 종소리로도 감출 수 없을 것이다...이는 노동자의 피곤한 하루와 척박한 삶을 표현한 한 대목이다. 왜 노동자는 ATP를 사용한 에너지를 제공하였는데 가난한가? 도대체 [고용주가 ATP를 사용한 판단이 창출한 생산증가 >> 노동자가 ATP를 사용하여 근육을 움직임으로써 창출한 생산증가] 이기 때문인가.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작은 부분이고 실은 노동자는 고용주의 (고용주 소유의) 사물과 현상을 임대하여 생산을 창출한 후 고용주와의 계약에 의한 비율을 고용주에게 납부함으로 그 계약관계에 의한 것이다. 가난은 고용주의 사물과 현상(=곧 자본)을 차용함으로써 발생하는 계약...에 이미 명시되어 있는 운명이다.

 

사물과 현상(=물질과 에너지=자본)은 그 모습을 12가지 이상으로도 바꿀 수 있다. 오뎅, 너는 수중에, 지갑에 있는 화폐와 동전을 어떻게 바라 보는가? 그것은 한낱 표징에 불과하다. 우리의 선조들은 때로는 소금으로 때로는 옷감으로 때로는 황금으로 사물과 현상(=자본)의 가치를 환산하여 표징하였다. 그 따위는 생각에서 지워라. 요즘은 컴퓨터에 기억시켜 둔 전산소자가 화폐를 대신하지 않는가. 그래서 그 표징은 앞으로 다양해질 것이고 보다 간략해질 것이다. 본질은 자연계와 인간의 두뇌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과 현상의 상대가치이다.

 

오뎅, 우선 자본(사물과 현상)의 변환을 고찰해 보자. 너는 한달의 노력(정확히는 사물과 현상을 더 나은(인간에게 더 많은 만족을 주는) 단계로 업그레이드하는 행위)으로 한달간의 생산을 결산한다. 그리고 그것을 통용되는 표징(화폐)으로 바꾸어 어딜 간다. 술집이거나 홈플러스이거나 송금용 통장(e뱅크)이 그 곳이다. 이와 같이 화폐는 때론 술과 술집아가씨의 서비스가 되기도 하고, 화쳬는 또한 쌀과 생활용품이 되기도 하며 또는 지식을 구입하기도 한다. 모든 자본(사물과 현상)은 서로 변환하며 그 변환이 보다 바람직한 쪽이라면 더 많은 자본의 습득에 기여할 것이고 그 반대라면 반대다.

 

또한 오뎅, 자본은 스스로 증식하기도 하는 생물이다. 그건 왠고하면 다음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다. 오뎅아, 너가 소유한 땅 어딘가에 아무 생각없이 씨앗을 던져 두었는데 자연이 저절로 바람도 불어주고 햇볕도 내리쬐어주고 적당한 비가 내려줘서 가을에 제법 잎사귀나 열매를 따게 된다. 물론 시간(세월)이라는 기회비용을 생각하긴 해야지만 그래도 별 다른 노력없이 씨앗보다 더 나은 잎사귀와 열매를 채취할 수 있다. 애초에 봄에 씨앗이라는 사물과 거기에 자연현상이 첨가하여 스스로 변환된 자본(잎사귀와 열매)이 얻어진다는 원리이다. 은행등 금융기관이 이자를 받거나 지급하는...기본 근거는 이와 같이 자본은 그냥 던져두어도 일정부분 스스로 증식한다는 원리에서 출발한다. 자본은 변환하기도 하고 증식하기도 한다.

 

인간의 모든 욕망과 행복감과 감정과 예술착상과 기억도 모두 에너지(현상)이고 이는 자본이다. 가령 피카소의 그림은 수십억을 호가하지만 피카소가 그린 붓, 화판, 물감의 가격이 반영된 것은 아니다. 그건 피카소의 예술적 영감과 감정의 값어치이다. 술집에 가서 100만원의 화폐를 지급하고 술과 서비스를 받았다면 그건 술 그 자체보다는 분위기와 서비스에 의한 지출이다. 인간의 두뇌 속에서 생동하며 기억되고 생각되는 모든 사고행위도 자본이다.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 따라 값어치는 달라지겠지만.

 

그러므로 오뎅, 물질이 현상(예, 두뇌 속 감각용)으로 변환하는 한 과정을 고찰해 보자. 여기 스님이 있다. 이 사람은 원래 대단한 기술을 가지고 사회에서 큰 돈을 번 사람인데, 뜻한 바 있어 사찰에 들어와 수도를 한다고 한다. 7년을 수도하여 마음이 평정을 얻고 그 어떤 이전의 상태보다 행복감을 찾았다고 한다. 일반의 시민이 보기에 이 사람이 사회에서 7년을 노력하여 화폐를 벌었다면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행복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기회비용을 포기하고 (즉, 지급하고) 흔들리지 않는 행복감을 얻었다면 이 행복감은 7년간의 부가가치에 해당한다. 만일 그 값을 70억이라 하자. 스님이 70억을 지불하고 행복감을 구입하였다.

 

우리의 두뇌에서 느껴지는 행복감, 다행감, 여유로움, 그리고 지식과 의문의 해결, 탐구 등은 일종의 자본이라고 위에서 말했다. 그래서 수도자나 종교인이나 혹은 과학자 등은 물질적 자본과 함께 에너지적(현상탐구, 종교 등) 자본을 소중히 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들은 색즉공(色卽空, 물질과 에너지는 하나요 사물과 현상도 한 범주로...모두 허하기도 하고 허한 것도 실한 것이다)이라 하여 물질 즉 에너지(현상)이라고 말한다. 유물론으로 봤을 때 색즉색, 공즉공이겠으나 이는 E=MC^2 라는 공식을 간과한 탓이다.

오뎅아, 현실적으로 이러한 철학을 적용하면 어떤 분야겠는가? 환경이 주는 이로움(자연미, 풍족한 느낌, 여유), 질서의 경제, 반부패, 반비리, 평화, 나눔의 이웃사랑 등등은 모두가 그 자체로서 자본이고 또한 자본의 그 바람직한 변환을 의미한다.


자본은 화폐나 땅과 건물만이 아니다. 자본은 모든 현상과 마음과 생각을 포함한다. 물질은 에너지화되고 에너지는 물질화된다. 유물은 유심이고 유심은 유물화된다. 아침 산책길에 공원이 주는 청량감과 아름다운 광경은 곧 자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