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 휘발유값의 60%에 가까운 세금에 고공행진하는 국제유가로 서민들이 자가용을 부리기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석유 문제를 책임지는 장.차관은 기름값을 어느 정도 쓰고 있을까.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많은 운행과 고배기량 차량으로 인해 월 평균 100만원이 훨씬 넘는 기름값이 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석유 주무 부처인 산업자원부의 자료에 따르면 산자부 장관용 차량인 에쿠스(3천499cc)는 2005년 1월7일 구입된 뒤 지난달 20일까지 9만9천400Km를 운행했다.

이 기간 차량 운행에 들어간 기름값은 모두 4천316만원. 31개월 가량인 운행기간을 고려하면 월 평균 138만원꼴이지만 구입 뒤 기름값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같은 거리를 달려도 들어가는 기름값은 더 늘고 있다.

하지만 장관의 차량 운행은 이 것만이 아니다. 공공기관에서 실시중인 차량 5부제에 걸려 운행이 안되면 장관은 평소에 일반 업무용으로 쓰이는 그랜저XG(1천998cc)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한 때 차관용이었던 이 차량은 2004년 초부터 지금까지 1천999만원의 기름값이 들었다.

산자부 관계자는 차량의 기름값 지출이 많은 원인에 대해 "다른 정부 청사와 국회로의 이동, 각종 행사 등으로 장관 차량의 운행은 일반 차량보다 대단히 많다"고 밝혔다.

에너지정책을 총괄하는 산자부 제2차관은 체어맨(2천799cc)를 임대해 쓰고 있는데 2006년 3월15일 임대한 이 차량은 3만4천900Km를 달렸고 모두 1천750만원의 기름값이 지출됐다.

산자부에는 이밖에 1차관용 체어맨(2천799cc), 업무용 EF쏘나타(1천997cc), 스펙트라(1천497cc), 이스타(승합차. 2천874cc) 등을 관용차로 쓰고 있으나 정작 '경차보급 확대'를 외치는 당국에 에너지 절감도가 큰 경차는 마티즈(796cc) 1대 밖에 없다.

2002년 8월 구입된 마티즈는 운행거리가 2만4천617Km로 업무 차량중 가장 짧다. 산자부 직원들이 운행을 꺼린다는 얘기다.

산자부는 이밖에 과거 미국산 차량을 관용차로 구매해달라는 미국측의 요구로 2000년 사들인 포드 링컨LS(2천977cc)을 갖고 있지만 이 차량은 7년이 지났음에도 3만9천838Km밖에 운행하지 않았다. 산자부 관계자는 "차량이 불편하고 기름소비가 많아 의전,업무 등에 제한적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jsk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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