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칸겐다이>는 어떤 언론?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불을 지피고 있는 <슈칸겐다이>(표지 자료사진, 오른쪽)는 어떤 매체일까. 우선 <슈칸겐다이>는 일본 주간지 업계 1,2위를 오르내리는 인기 잡지로, 주 독자층은 일본 중년남성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폭로전문지’로 불릴 정도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보도로 유명한데 가슴을 드러낸 여성사진이나 심지어는 치모가 드러난 사진을 실어 판매부수 경쟁을 벌인다는 지적도 있다.
 
이 잡지는 또한 일본내 반북의식 고취에 앞장서는 매체 중 하나로 <슈칸겐다이>는 수시로 반북 기사 보도에 열을 올려왔는데, 잊을만 하면 등장하는 것이 ‘김정일 위원장의 사생활’, ‘후계구도를 둘러싼 암투’ 등이다. 이들 기사의 특징은 취재원이 대부분 ‘북한문제에 정통한 소식통’ 등으로 얼버무려지는 추측성 기사들이라는 것인데, 이 잡지 보도의 신빙성에 공개적으로 회의적 입장을 갖는 국내 언론들과 북한전문가들이 있기도 하다. 단적인 예로 2006년 1월의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과 관련해 2월 <슈칸겐다이>가 동행한 한 여성과의 관계에 대해 기사화하자 <동아일보> 계열의 월간 <신동아>는 그해 9월호 관련기사에서 내용은 거들면서도 정작 <슈칸겐다이>에 대해서는 “선정성이 강한 매체의 특성상 전문가들이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고 적기도 했다.
 
 
이런 류의 기사들이 물론 미국에서도 보도돼지만 특히 일본 쪽의 기사들이 더 강한 어조인 까닭은 아베 정권 출범 이후 한층 심해진 광적인 반북이데올로기 고취에 열을 올리는 일본내 분위기와 일맥상통한다. 문제는 미일 정보기관 등의 언저리에서 흘러나온 검증되지 않은 각종 북한 관련 정보들이 ‘믿을만한 소식통’ 등의 외피로 둔갑해 기사로 보도되면, 국내주요언론사는 사실관계 확인여부 없이 무비판적으로 베껴적는 관행이 고쳐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근거없는 ‘건강이상설’은 늘 후계구도 주장을 동반하고 이는 곧 ‘북한정권이 불안하다’는 식의 결말로 이어졌던 것이 지금까지의 관행처럼 되어 왔다. 유포의 의도 또한 북한 정권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인식을 퍼뜨리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인식된 내용들은 확대재생산 되어 북한 관련 정보들의 신뢰도를 현저히 떨어뜨려 대중들이 정세를 제대로 보게 하는데 큰 장애요인이 되기도 한다.
 
2.13합의 이행 지연의 책임이 북한에 있다고 떠넘기려는 미국과 일본의 외로운 외침이 설득력은커녕 지겨워지고 있을 때쯤 다시 등장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그 의도가 다소 식상해보인다. 어찌보면 김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은 일제시대 일본이 김일성부대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유포했다는 ‘김일성 사망설’의 21세기판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북한 관련 기사는 최소한 한 달은 기다려 봐야 안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그만큼 믿을 만한 기사가 적다는 수십년간의 경험의 소산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