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느 탈북자의 고언 -

북한에 있을 때, 인민무력부에 근무한바 있고 노동당 간부로도 사업한바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이 탈북자(K씨)는 남조선의 “여러분이 하루 세끼 식사를 할 때, 북의 인민은 하루 한 끼에 옥수수나 감자하나로 끼니를 때운다”고 하면서 “그런 북조선이 무기구매, 무기개발에 매진하는 이유는 단 하나” “남조선 적화”라고 말 했다.

계속해서 그는 “이번에 북조선이 핵무기 개발에 성공, 핵실험을 단행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정말 분노에 치를 떨었다.” “하지만 나를 보다 더 분노케 한 것은 북조선이 아닌 남조선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단언하면서 “남조선 인민들은 아주 태평하다 못해 북의 핵탄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래는 미국 거주 탈북자가 보낸 글의 전문.

나는 2001년 탈북, 특정 비밀루트를 통해 27개월만에 캐나다에 입국, 현재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하며 정치적 망명을 미 이민국에 접수시키고 있다. 북조선에 있을 때, 인민무력부에 소속되어 있었다.

나는 북한에서 당의 하위 간부로 일 했기 때문에 보통 인민들에 비해서 다소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보통 인민들의 생활난은 말할 수 없이 고단하다. 배급은 평시의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남한사람들이 하루 세끼 식사를 할때, 북의 인민은 하루 한끼에 옥수수나 감자하나로 끼니를 떼운다. 쌀은 이미 십수년전부터 배급이 제한되어왔다. 하루 한두끼니 굶는 것은 예사로운 일로 되어 버렸다.

그런 북조선이 무기구매, 무기개발에 매진하는 이유는 단 하나이다. 남조선 적화이다. 이번에 미국에서 북조선이 핵무기 개발에 성공, 핵실험을 단행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정말 분노에 치를 떨었다.

하지만 나를 보다 더 분노케 하는 일들은 북조선이 아닌 남조선에서 일어나고 있다. 남조선 인민들은 아주 태평하다 못해 북의 핵탄을 지지까지 하고 있다.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지만 많은 인민들이 북의 핵탄에 별 걱정을 안 하는 것 같다.

김정일은 평범한 인물이 아니다. 아주 잔학하기가 이루 말 할 수 없는 인물이다. 그의 너털웃음 뒤에 수백만의 목숨이 죽었다. 강제노동시설에선 하루에 수백 명이 굶어서 죽고, 또 맞아서 죽는다. 정치범수용소는 말이 수용소지 대부분 굶어 죽어가고 있다. 아직도 공개총살형이 공공연하게 이뤄진다. 공포정치가 살아있는 지구상 유일한 지역이다.

그런 김정일이 이번에 핵무기를 손안에 넣었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헌데 남조선의 인민들과 정치를 하는 지도자들은 무사태평안일하게 보인다. 무조건 미제침략자들을 몰아내자, 죽이자는 구호를 외치는 남조선의 청년들은 북조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억지로 그 구호를 외치는 청년들과 다를바가 없다.

남조선에서 김대중 정권 이후 북에 대한 지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경로를 통해 들어 익히 알고 있다. 나는 아직도 비밀연락망을 통해 북한 내의 실상을 알고 있습니다. 내가 살던 지역은 황해도였는데 개성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연일 뉴스에서 남조선의 대북지원에 대한 기사가 나오고, 그 규모로 짐작할 때, 북조선의 인민들을 먹이고도 남음이 있을 정도로 지원이 가는데, 실질적으로 북조선의 보통 인민들의 배급에는 별 차이가 없다. 내가 탈출했던 시기의 배급량과 지금의 주민 배급량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그 량이 다소 적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결국 남조선의 지원품은 인도적 지원이 아닌, 북한의 지도부를 배불려준, 반민족적인 김정일 정권을 지원한 꼴이 된 것이다. 뜻은 인도적이었을지는 모르나, 결과는 반인도적이 된 것이다. 무고한 인민을 쳐 죽이는 정권을 지원했으니 이는 반인도적 지원인 것이다.

남조선 정부 당국자들에게 고한다. 북에 지원물품을 보내는 것에 같은 동포로서 고마움을 느끼나, 부디 지원물품이 옳바른 곳에 지원될 수 있도록 끝까지 신경을 써주시길 바란다. 그리고 현금 지원은 되도록 하지 마시길 바란다. 김정일 이 타는 벤츠가 무려 42대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자동차를 수입하고 있다. 대북지원에서 현금, 달러 지원을 빼라!

그리고 북조선과 중국은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어있는 나라이다. 나의직책이 그리 높지 않아 자세히는 모르나, 중국이란 나라 없이는 북조선은 존재할 수도 존재할 이유도 없다. 중국이란 나라에 대해서 더욱 연구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남조선의 적화에 대해 아픈 마음 누를 길이 없다. 나는 애초에 남조선으로 가려고 했었지만, 여러모로 분위기가 않좋아 미국행을 택했다. 먼저 남조선에 북의 공작원의 수가 정말 많다는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나였기에 내 민족이 사는 남쪽의 자유대한민국이 아닌 코쟁이들의 나라인 미국으로 간 것이다. 자유도 좋지만 일단은 목숨을 유지해야 했었다.

정말 안타까운 사실은 남조선의 인민들 중에 그 누구도 남조선이 처한 심각한 문제에 대한
아무런 인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데 있다. 먼저, 어린 학생들까지도 미제국주의자의 침략에 반대한다는 이야길 공공연히 하고 다니며, 둘째, 정치인들 중에 상당수가 김일성-김정일부자에 대한 찬양을 하고 있다.

북조선에선 이들 정치인들에 대한 명단이 있으며 또한 살생부까지 작성해 놓고 있다. 대남적화시 살려서 써먹을 인물들과 살려놓으면 안될 인물들을 구분해놓고 있다는 말이다. 전형적인 공산주의식 처결인 것이다.

셋째, 일반 남조선 인민들은 아무런 위기의식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북조선의 핵탄 및 미사일은 결국 그 타격 능력이 남조선전역과 일부 중국과 일본에 한정 되어있다. 결국 그 무기들은 남조선을 타켓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나는 정식 망명절차가 완료 되는 데로 미 의회에서 증언을 하려고 한다. 나의 변호사와 이 지역 의원들과도 이미 접촉을 한 상태이다. 나라를 떠나, 한민족 우리 같은 글, 같은 말을 쓰는 한 동포로서 남조선 인민들에게 촉구한다. 북한을 무조건 적대시하라는 말이 아니다.

그 어떤 경우에라도 남조선이 적화되는 일은 없게 해달라는 이야기이다. 뚱딴지같은 소리라 치부하지 말고, 제발 주변부터 돌아보았으면 한다.
미제를 반대하는 건 억지로 하는 북조선 인민들로 충분하다. 미국이란 나라는 사실 남조선을 먹여 살린 나라아닌가. 큰 것과 작은 것을 바꾸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으로 인해 얻는 것이 훨씬 많은 나라가 남조선이다.

무조건 북에 친하고 미국을 적대하는 정치인들을 믿지 말아야 한다. 이 부분 역시 아주 걱정스런 부분이다. 남조선의 인민들은 정신을 차리시길 간절히 바란다. 북조선에 의한 남조선 적화는 이미 상당히 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어느 정도 남조선은 이미 적화가 되었음을 그 사회적인 파장에서 읽을 수 있다. 북에서 핵탄을 터뜨렸는데 이리도 태평할 수 있다는데 참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한민족의 일원을 하소연을 해본다.

최정식 [2001년 탈북 현재 미국 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