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펌글입니다.

 

 

<경제성장의 허상 : 고려대 이필상교수의 인터뷰 내용 발췌>

 

―박정희 개발독재의 폐해라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가장 큰 문제는 정경유착을 통한 불법지배체제 형성입니다. 정통성 없는 독재권력이 수단

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어보겠다는 재벌과 불법공생관계를 형성한 것이죠. 권력은

재벌에 각종 인·허가상 특혜를 비롯해 금융·차관·세제 특혜를 주고 그 대가로 재벌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권력과 재벌의 유착이라는 불법구조가 우리 사회를 지배

하게 됐습니다. 그 정당성 없는 지배계층이 지금까지 사회·경제·정치를 좌지우지하고 있습

니다. 정경유착 지배구조라는, 역사발전의 큰 걸림돌을 만든 거죠.

그 둘째 병폐는 빈부격차입니다. 무조건 고속성장을 해야 한다, 가난을 탈피해야 한다, 이

런 생각에서 성장제일주의로 나갔거든요. 그것을 위해 정부가 경제를 통제했어요. 통화증

발과 관치금융에 의해 인위적으로 돈을 풀어 특정기업에 지원하는 일이 다반사였죠. 그러

다 보니 특혜를 받는 쪽은 자꾸 발전하고 부가 축적된 반면 일반 기업과 서민 계층은 인플

레이션의 피해를 입으며 소득이 자꾸 떨어지고 빈부차이가 계속 벌어졌습니다.

빈부격차의 배경이 된 또 하나의 문제는 지하경제입니다. 정경유착 테두리에서 돈을 마구

뿌리고 고속성장에 치중하다 보니 부동산 값이 폭등했어요. 권력의 특혜를 받은 계층은 부

동산투기로 엄청난 부를 축적했습니다. 부동산 값은 일반 물가보다 몇 배 상승하는 경향이

있어요. 공급이 제한돼 있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땅을 좋아하기 때문이죠. 지배계층은 그걸

이권으로 삼았어요. 증권시장도 비슷한 성향을 띠고 있습니다. 부동산과 증권시장이 지하

경제의 온상이 된 것은 고속성장의 큰 부작용이죠.

셋째 문제는 경제력 집중이에요. 재벌을 집중지원해 경제성장을 이룬다는 정책을 펴다보

니 일반 중소기업이 빈사상태에 빠진 거죠.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수직적 주종관계가 돼버

렸습니다. 중소기업이라는 게 산업의 풀뿌리로 상품 개발과 기술력 향상을 통해 경쟁력의

저변이 되는 것인데,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재벌기업의 하청기업으로 전락해 산업발전에

엄청난 불균형이 생겼죠. 각종 인·허가 특혜를 받은 대기업이 조금씩 대주는 걸로 연명하다

보니 자생적 기술이나 상품을 가지고 국가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반이 완전히 무너져버

렸죠.

가장 큰 문제는 조립수출산업 위주로 산업이 발전된 데 있습니다. 흔히 가마우지 경제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가마우지라는 새는 훈련을 시키면 고기를 잡아오는데, 그것을 삼키지 못

하게 목을 묶어 놓습니다. 고기를 뺏고 나서 풀어주면 다시 고기를 잡아와요. 잡아온 고기

를 빼앗기고 날아가는 일을 되풀이하죠. 우리 경제가 그렇다는 거예요. 외국에서 부품과 기

계를 사들여 조립해 만든 상품이 주종을 이루다보니 수출로 해외에서 돈을 벌어와 봐야 부

품값 갚고 기계값이나 기술료 주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죠. 진짜 이익인 부가가치는 뺏기

고 조금씩 던져주는 먹이나 얻어먹고 사는 가마우지 경제를 만든 겁니다. 자생적 경쟁력의

기반이 처음부터 형성되지 않은 겁니다.

 

넷째 부작용은 지역격차입니다. 대개 동쪽에서 집권세력이 나오다 보니 영남 지역을 중심

으로 산업이 발전했습니다. 그 결과 동서간 경제력 격차가 커지고 그것이 지역감정을 일으

키는 요인이 됐어요. 지배계층은 그것을 또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경제의 동서분단선을 만

든 겁니다. 그에 따른 사회갈등이 선거 때마다 극단의 형태로 표출되면서 극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 골이 깊어진 것입니다.”

 

<영구 통수권자로서의 지위 - 유신헌법>

 

박정희 전 대통령(이하 "박대통령")은 제7차 개헌(유신헌법)으로 영구 집권을 제도화 했습

니다. 이건은 정당을 해산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유린한 헌법 파괴적 내란행위입니다. 계엄

령하의 국무회의에서 개헌안을 마련해 강제로 동원된 홍보와 투표 조작극으로 마련한 정

당성 없는 세력의 합법성 창출 근거로, 후에도 계속해서 이용되어 무법을 합법으로 둔갑시

키는 조작 수단이 되었습니다.

이전의 헌법으로는 3선 이상 할 수 없기 때문에, 기존 헌법체제 안에서의 집권이 좌절되자,

그에 대한 대안으로 스페인 프랑코 독재 헌법과 대만 국민당의 총통 독재 헌법 등을 참고

해서 "통일주체국민회의라"는 기관에 의한 대통령 선출과 대통령 권한의 절대화를 규정한

역사상 유례없는 독재 헌법을 마련했습니다.

이 유신헌법체제는 사실상 헌정의 완전한 중단이었습니다. 군사정권의 명목을 유지했던

외견적 사이비 입헌주의 헌법체제의 명맥마저도 끊어 버린 것입니다.

이 헌법에 의하면 대통령의 임기 제한 없이 연임이 가능하고, 대통령의 권한은 입법과 사

법 등 국정 전반에 걸친 절대권력 확장되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반발에 부딪히게 됩니다. 그러나 군사정권은 그들의 특색인 계엄과 긴급조

치에 의한 통치, 공작 · 정보정치로 권력을 유지하는, 암울한 시대의 극을 달리게 됩니다.

 

박대통령을 깎아 내리고자 하는 의도는 없습니다.

다만, 사실은 사실로서 받아드려야만, 그의 업적도 빛나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