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 사진 : 비를 쫄딱 맞은 이라크의 미군들, 갈수록 탈영병과 징집거부병사들이 늘어가고 있다고 한다. 아무리 월급을 받는 군인생활이라지만 미국의 석유재벌을 위해 목숨을 내놓을 미국인은 이제 많지 않는 것 같다. 미국의 제국주의는 이렇게 막을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
 
31일 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최고 권위 있는 연구기관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미국이 추가파병을 해도 이라크의 평화유지와 치안을 회복하기 어렵고 오히려 이라크정부의 인종청소 전쟁에 말려들어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과 함께 미국은 이제 국제사회의 의제를 주도할만한 힘을 잃어버렸다는 진단을 내놓았다고 보도하였다. (연합뉴스 재인용)
 
패트릭 크로닌 IISS 연구조사국장은 전 세계 군사력 연례조사보고서인 ‘더 밀리터리 밸런스’를 발표하면서 이라크의 치안유지를 위해서는 부시대통령이 주장하는 2만1천500명 추가파병으로는 턱도 없고 30만은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그런데 미국국민들은 2만 명의 추가파병도 결사반대하고 있으며, 미국의 군인들이 이라크에 가지 않으려고 탈영도 불사하고, 소집에 불응하다가 미국 군경의 총에 맞아 죽는 모습도 미국방송에 보도되고 있다.

결국 부시정부는 이라크전쟁이라는 늪에 빠져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라크는 심각한 인종간의 대결로 치달아가고 있다. 미국이 은근히 이런 인종대결을 부추겨온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져가고 있다.
 
특히 지금의 이라크 정부 주도세력이 언제든지 이란과 손을 잡고 미국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잘못하면 이라크전쟁으로 미국은 피를 흘리고 그 성과는 이란과 중동의 반미세력들이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라크전이 미국의 마음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도 이제 이빨 빠진 호랑이와 다름이 없다는 것을 이라크전이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쟁을 싫어하는 미국의 젊은이들을 보며, 아무리 무기가 좋아도 결국 전쟁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사람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미국 국민들은 이제 패권적인 전쟁에 진절머리가 난 것이다.

미국 제국주의적 패권주의라는 거목은 속이 썩어문드러진 고목에 불과했던 것이다.
 
크로린 국장은 이란이 예정대로 핵시설을 확장하면 미국은 대 이란 공격에 대한 압력을 강화해갈 것이라고 예측은 하면서도 이라크전 늪에 빠진 상황이기에 그런 미국의 입장이 위험하기 그지없다고 분석하였다.
 
사실 이렇게 이라크전도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란과의 전쟁까지 벌린다면 그것이 자칫 패망을 자초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란은 이라크와는 비교할 수 없는 군사력을 다져왔으며, 반미의지도 아주 높다. 크로린 국장의 분석대로 위험한 쪽은 이란이 아니라 미국이다.
 
이와 함께 존 치프먼 IISS 소장도 “미국은 국제 의제를 만들 만큼 강력한 힘을 충분히 갖고 있지만 국제의제를 전 세계적으로 효과적으로 추진하기에는 힘이 너무 미약하다”면서 “나머지 세계 국가들은 미국의 의제를 저지할 만한 힘은 있지만 대안을 설정할 만한 힘은 없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하였다.
 
나머지 세계가 대안을 설정할만한 힘이 없다는 것은 서구의 연구원인 치프먼의 주관적 판단일 뿐이다. 그러나 치프먼도 미국의 힘이 국제의제를 추진하기에는 너무나 미약해졌으며, 나머지 국가들이 미국의 의제를 저지할 만한 힘을 갖게 되었다고 보고 있다.
 
영국의 권위 있는 국제정세 연구기관에서 이런 정도의 보고서를 내놓을 정도라면 미국의 위상이 얼마나 곤두박질쳤는지 미루어 짐작이 간다.
 
미국의 몰락은 치프먼도 밝히고 있듯이 미국을 저지할 수 있는 힘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저절로 미국이 이렇게 몰락한 것은 결코 아니다.
 
크로린 국장의 예측대로 향후 미국은 이란에 대한 군사적 압력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그에 대해 이란은 더 강하게 반발할 것이며 그런 이란의 반발을 미국이 힘으로 제압하지 못한다면 미국의 권위는 더욱 땅에 떨어질 것이다.

바로 북한이 핵시험을 했음에도 미국이 북에 대해 아무런 군사적 제재를 가하지 못한 채 오히려 북과 직접 대화를 진행하며 북미관계 정상화의 길을 찾고 있는 모습에 많은 세계인들은 의아한 생각을 품고 있다. ‘미국도 별거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다들 하게 된 것이다. 
 
거기다가 최근에 이란에서는 북한의 광명성 위성을 쏘아 올린 백두산 로켓을 복제하여 개발한 인공위성 발사시험을 곧 실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인공위성 로켓을 보유했다는 것은 이란도 이제 미국 본토 어디든지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할 능력을 보유했다는 말이 된다.

미국이 이라크전이라는 늪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북은 핵시험을 단행했고, 이란은 위성발사 시험을 진행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제2의 이라크가 되어 미국의 미사일세례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이란과 북한의 판단이었을 것이다.
 
이대로 가면 베네수엘라도, 쿠바도, 에콰도르, 볼리비아, 인도네시아, 알제리, 나이지리아 등등 다른 제3세계 나라들도 북한의 미사일 기술을 받아들여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할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벌써 이란은 미사일 설계도를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개발한 미사일과 전투기 등을 해외에 수출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하고 있다. 이제 제3세계 진영에서의 미사일 기술의 확산은 미국이 이제 막을 수 없는 일이 되어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미국은 미국에 대해 원한을 품고 있는 제3세계 나라들의 보복 타격용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완전히 포위되어 미국인들은 두려움에 떨며 잠 못 이룰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
 
로마시대에 많은 사람들은 그 강대한 로마가 패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감히 떠올리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도 미국의 몰락을 아예 상상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로마가 한 순간에 몰락했듯이 미국도 그렇게 몰락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지금 미국의 지배세력들이 정신을 차리지 않는다면 그 몰락은 전쟁확대라는 더욱 극단적인 과정을 통해 더욱 처참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부디 현명한 미국 국민들이 그런 최악의 상황만은 막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