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882049.html

5·18 피해자들, 국회 찾아 ‘망언 항의’
“어머니가 자식 주검 앞에 두고도
너무 훼손돼 몰라봐 한 맺힌 세월”
여야 지도부 만나 ‘그날’ 증언

“5·18재단에 유공자 명단 기록 있다”
한국당 ‘가짜 검증’ 궤변 반박도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왜곡 망언’에 항의하며 국회 앞에서 농성 중인 5·18 피해자와 유족들이 13일 여야 5당 지도부를 차례로 만났다. 이들은 이날 5·18 당시 피해 상황과 이후 고통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5·18 북한군 침투·개입’ 주장 등 역사 왜곡을 강하게 규탄했다. 또 여야 모든 정당이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의 제명에 함께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 “지만원이 주장한 5·18 북한군 주검, 검사해보니 5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당 최고위원회의에서 5·18 피해자·유족 대표들은 마이크를 잡고 ‘5·18 북한군 투입’ 주장은 “유족들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양희승 5·18 구속부상자회 회장은 “5·18 묘지에 묻힌 ‘무명열사’가 북한 특수군”이라는 극우인사 지만원씨 주장에 대해 “무명열사 묘지 파묘를 해서 디엔에이(DNA) 검사를 했는데 5세에서 7세로 나타났다. 북한 특수군이 5~7세에 내려왔다는 얘기냐. 말 같은 소릴 해야 하지 않겠냐”고 비판했다. 정현애 오월어머니집 이사장은 주검이 너무 훼손돼 자기 아들이 아니라고 부정했던 어머니가 22년 만에 디엔에이 검사로 아들이었음을 확인한 사례를 증언했다. 그는 “아들을 못 알아보게 짓이겨놓은 이들에 대한 분노와 화를 한시도 삭이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눈물을 흘리는 가족에게 그렇게 망언을 하는 건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며 분노했다. 김후식 5·18 민주화운동 부상자회 회장은 “5·18기념재단 지하실에 가면 (유공자 명단이) 공개돼 있다. 동명이인과 생년월일까지 다 기록돼 있다”며 ‘가짜 유공자를 가려내야 한다’는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명단 공개 요구를 반박했다.